난민이 아니라 이웃입니다

난민이 아니라 이웃입니다

[ 스페셜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02월 27일(월) 16:00
# 프롤로그

우크라이나어로 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타국인들이 불러주는 서툰 고국어 노래에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양동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총회 재난봉사단 첫 해외 봉사팀 16명이
지난 1월 30일부터 열흘간 체코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사역을 진행했습니다.

봉사팀은 장년 12명, 청년 4명으로
자원해 100만 원의 경비를 부담하고 이번 봉사에 동행했습니다.

#우리도 전쟁을 경험했어요

프라하꼬빌리시교회 인근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첫 만남,
이제 이들은 난민이라기보다
체코에서 새로운 삶은 준비하는 이주민에 가까웠기 때문에
방문단도 난민이 아닌 선교지에서 만난 이웃으로 이들에게 다가섰습니다.

'한국교회는 전쟁을 경험한 교회'라는 공감대를 통해
언어와 모습은 다르지만 누구보다 이들의 아픔을 잘 이해할 수 있어
서로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었습니다.

# 마음이 무너뜨린 언어의 장벽

높아 보이던 언어의 장벽은
스마트폰 번역기 어플리케이션으로 쉽게 무너졌습니다.

방문단 중 청년들은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과 쉽게 가까워졌습니다.
조금 편해지니 비슷한 연배의 여성 방문단이
"안아드리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누군가를 안는다"는 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고백처럼,
그들은 낯선 동양인의 포옹에서 위로를 얻었습니다.

# 난민이 아닌 이웃

둘째 날과 셋째 날 방문에선 한식을 함께 먹는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방문단은 프라하벧엘교회의 시설을 빌려 불고기와 잡채를 요리해
우크라이나 여성과 아이들에게 내놓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주식인 빵을 이용한 요리로 방문단을 대접해
서로를 위한 섬김을 보였습니다.

# 총회의 노력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우크라이나 주변국 선교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난민들의 동절기 생활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총회 사회봉사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있는 선교처들에
발전기와 담요 등 난방용품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또 특별위원회에 1만 2000유로를 전달해 지속적인 섬김이 이뤄지도록 했죠

체코 교회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체코형제복음교회 본부 마르틴 발카르(Martin Balcar) 사무총장은
체코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단인 체코형제복음교회가
현재 130개 교회가 2000여 명의 난민들을 직접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단은 10명의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교회들의 활동을 돕고 있으며,
업무를 총괄할 5명 규모의 본부 지원팀도 조직했습니다.

체코형제복음교회는 지금까지 약 57만 유로
한화로 약 7억 7000만 원의 기금을 모았는데,
한국교회들의 후원도 포함됐습니다.

# 희망을 위한 노력

주로 여성과 어린이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역은 무엇이었을까?
체코에 머무는 우크라인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것은 언어 교육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요청이 많은 것은 문화 생활로
체코형제복음교회도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참여하는 지역 여행이나 공연 관람을
활발히 진행하는 등 여성들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체코의 개신교인은 국민의 1%도 안되는 상황,
하지만 세계교회의 협력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체코 이종실 선교사는
"한국교회와 협력하며 '긴 역사와 전통이라는 체코교회의 높은 문턱'이
더욱 낮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강영 선교사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이웃과 사회로 눈을 돌리고 있는 체코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지속적으로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에필로그

전쟁이 일어난지 1년.
전쟁의 장기화로 민생에 어려움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 때
세계 이웃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지속적 관심을 기대해 봅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