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OB남성합창단 '오직 하나님 찬양' 50년

숭실OB남성합창단 '오직 하나님 찬양' 50년

[ 아름다운세상 ] 숭실고 졸업생 구성, 달란트인 목소리로 선교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3년 03월 22일(수) 10:57
숭실OB남성합창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올해 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제40회 정기연주회.
일주일마다 동창회를 갖는 기독교학교 출신 졸업생들이 있다. 얼마나 관계가 돈독하길래 이렇게 자주 모이는 것일까?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숭실고등학교 남성합창단 출신 졸업생들로 구성된 '숭실OB남성합창단'이 그 주인공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화음을 맞추니 매주 동문 모임과 다름없다는 것이 단원들의 설명이다.

숭실OB남성합창단은 숭실고등학교를 1973년에 졸업한 학생들을 주축으로 창단되어 이듬해 YWCA 강당에서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당시만해도 고등학교 동문들로 구성된 합창단 창단은 최초였다. 처음에는 3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약 90명의 단원들이 4개 파트로 나눠 화음을 맞추고 있다.

숭실고등학교는 1897년 평양에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베어드에 의해 개교한 이래 합창단을 만들어 활동시키면서 많은 유명 음악가들을 배출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피아니스트 김영환, 초창기 밴드의 보급과 지도로 왕궁군악대에 공헌이 컸던 김인환, 동요 작곡가 박태현, 가곡 '가고파'를 작곡한 김동진, 성악가 이인범, 첼리스트 전봉초 등 기라성 같은 음악인들이 많다.

단장 김대웅 장로(미암교회)는 "숭실학교는 서양음악을 교육하고 보급하는 기관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양악 100년사는 주로 서울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숭실에서 음악교육을 받은 이들이 활동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숭실OB남성합창단은 지속적으로 훈련된 발성과 연주경험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카네기홀에서의 공연.
숭실OB남성합창단은 학창시절부터 훈련된 발성과 연주경험을 바탕으로 전국합창제 대통령상, 유럽방송연맹 주최 국제합창대회 입상, 난파음악제 합창부분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미국에서 활동 중인 LA숭실OB남성합창단과 뉴욕 및 시카고의 미국동부숭실OB남성합창단과 상호 방문하여 세종문화회관, LA월트디즈니홀, 예술의전당 등에서 합동연주회를 갖고 있다. 특별히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기념음악회를 열어 미주지역 동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연습은 매주 화요일 저녁 8시~11시에 숭실중학교에서 갖는다. 한달에 한번은 토요일에 모여서 4시간을 연습한다. 단원들 연령대는 막내인 22세부터 74세까지 다양하다. 단원중에는 부자(父子)도 있다.

전 단장 최상헌 장로(도원동교회)는 "단원들 연령대 폭이 넓은데, 노련미와 힘찬 열정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숭실OB남성합창단은 찬양으로 희망을 전하고자 전국을 순회하며 자비량 공연을 갖고 있다.
숭실OB남성합창단이 그동안 소화한 레퍼토리는 1000여 곡이다. 공연 때는 악보 없이 라틴어, 헬라어, 터키어, 독일어, 영어로 원곡을 소화해낼 정도로 엄청난 연습량과 노력이 있다.

그동안 정기연주회 횟수는 최근 창단 50주년 기념 연주회를 포함해 40회에 달한다. 창단 5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는 20곡을 외워서 부르기 위해 단원들이 120차례나 모여 연습했다.

합창단이 50년 넘게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단원들은 한결같이 "숭실고등학교 저변에 있는 음악교육으로 인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숭실학교 음악 교사였던 말스베리는 학생들에게 화성법, 대위법, 작곡법, 피아노 조율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준의 음악 교육을 시켰다.

숭실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밴드부와 합창단을 육성한 학교였고, 당시 이 악대는 전도대를 결성하여 전국을 순회하며 연주와 선교를 하였다는 역사기록이 있다.

전 단장 최상헌 장로는 "숭실학교가 1897년 세워지며 매우 수준 높은 음악교육이 실시되었다고 문헌과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학교의 교훈이 '참과 사랑에 사는 사명인'인데, 그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숭실OB남성합창단은 기독교학교 출신들답게 소외된 이들인 재소자, 불우이웃, 장애인, 심장병어린이 등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어 찬양으로 희망을 전하고 있다.

숭실OB남성합창단은 올해 디아스포라 동문들과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교 평양 옛터에서의 공연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예배의 회복과 사회적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과 문화선교나 전도가 필요한 작은 규모의 교회를 찾아가 찬양 음악회를 자비량으로 갖고 있다. 지난해 일곱 교회를 찾아 공연하며 희망을 나눴다.

그들의 찬양을 원하는 곳이 많아 올해 공연예약은 이미 마감이 된 상황이다. 그래서 내년 공연을 미리 예약받고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단장 김대웅 장로는 "우리의 노래가 여러 힘든 일들로 지쳤던 마음에 작은 기쁨과 위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 10월 전 세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동문들과 함께 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과 미국에서의 공연 계획을 알리면서,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평양의 모교 옛터에서 연주회를 갖는 것이 모든 단원들의 공통된 기도제목임을 강조했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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