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가다

튀르키예를 가다

신효선 기자 elly@pckworld.com
2023년 04월 13일(목) 14:15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발생한지 40여일이 지난
2023년 3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2시간
이스탄불 공항에서 아다나로,
아다나에서 큰 피해를 입은 하타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곳 하타이는 지진 진앙지에 가장 근접해
피해가 가장 큰 곳입니다.

지진이 할퀴고 간 자리에는
깊은 상처의 흔적만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도시 곳곳에는 붕괴된 건물과 잔해들로 가득했고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건물이라도 외벽이 크게 갈라지고 깨져서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거리는 온통 희뿌연 먼지 구름으로 뒤덮였고,
바람에 날리는 모래 가루 때문에
눈이 시리고 목은 따끔거렸습니다.

대부분의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여전히 폐허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총회장 이순창 목사와 부회록서기 박요셉 목사 등으로 꾸려진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 방문단'은 세 명의 현지 선교사들과 함께
지난 3월 21일 이 곳 하타이를 찾았습니다.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본 이순창 총회장은
매체에서 보는 것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크고
절박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또, 튀르키예를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을 현지 선교사와 협력해
꼭 필요한 곳에 전달되어
빠른 시일 안에 일상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피해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 후 방문단은 데프네로 이동했는데요,
안타키아에서 8km떨어진 데프네는
기아대책 긴급구호 대응팀이 구호사업을 펼치는 곳입니다.

총회와 기아대책은 지난 2011년 업무협약을 맺고 사역을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 곳 데프네 히드로 파크 이재민 캠프에서
주민 1만 6768명과 이재민 1000명에게 매주 두 차례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등
긴급구호활동 사역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후 방문단은 아다나에서 현지 선교사회와 만나 위로하고
구호 활동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 총회장은 하타이주 안타키아 AFAD, 재난관리청과
지역 행정부의 고위관계자를 만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공식 방문단이 떠난 후 취재진은
하타이주 북동부 크르칸에서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샨르우르파와 아디야만까지
지진 피해 지역 3곳을 방문했습니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튀르키예 남부 11개 주는
나라 전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어서
이곳에서는 더욱 처참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크르칸은 지진이 발생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붕괴된 건물과 잔해들로 적막감이 흐르고 있었는데요,
주민들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여진의 공포 때문에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집 밖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비닐과 담요, 플라스틱 등으로 대충 만든 텐트가 대부분이었고
이마저도 상황이 안 되는 이들은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동행한 한 선교사는
튀르키예 재난청이 마련한 텐트도
이 사람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성인 두세 명 들어가기 힘든 공간에
무려 15명 씩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난방도 안되고 가스 공급도 어렵기 때문에 겨울에는 추위를
여름에는 더위를 온전히 견뎌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는데요,

이곳에서는 가족들의 시신을 찾거나
그마저도 아직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은 21세기 최악의 대재앙으로
역대 5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는데요,

지진 피해지역 11개 주에서 5만여 명의 사망자와
10만 7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재민도 270만 여명에 달합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1년 안에
지진 피해 지역의 재건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성경 말씀을 기억하며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살 곳을 잃은 이웃들을 위해
우리 모두 간절한 기도를 모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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