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처럼 오직 섬길 때 교회는 행복해집니다

예수님처럼 오직 섬길 때 교회는 행복해집니다

[ 우리교회 ] 충북노회 산성교회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5년 12월 15일(화) 16:25

청주 시내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상당산성 부근에 위치한 충북노회 산성교회는 인적이 드문 산골에 위치해 있으니 당연히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산성교회는 오는 연말에 자립대상교회에서 자립교회로의 선언을 준비중이다.
 

1993년 연광희 목사가 첫 목회지로 산성교회에 부임당시 교인은 할머니 6분 뿐이었고 곧 교회를 폐지하고 어르신들을 시내 교회로 모셔가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을의 하나뿐이었던 교회를 지키고자 하는 교인들의 의지와 빗물이 세고 곰팡이가 쓸어버린 예배당을 3년간 묵묵히 지켜온 연광희 목사를 통해 교회는 점점 굳건히 세워져갔다.
 
한 집사님은 자신의 형편도 넉넉지 않았으나 기꺼이 교회를 위해 부지를 구입했고, 건축 관련 일을 하고 있던 장로님도 새 성전 건축을 위해 힘을 합쳐 1996년 지상 2층 지하1층 규모의 새성전을 세울 수 있었다.
 
재활용자재를 이용해 꾸며진 주말농장, 황토방, 원두막, 카페가 새성전 주변에 세워졌다. 카페의 서까래는 마을 주택들이 철거될 때 가져와 재활용한 것이고 원두막 세 동은 폭설로 쓰러진 소나무로 지은 것이다. 교회 곳곳이 모두 이렇게 구한 재활용 재료를 통해 아름다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 겨울철 등산객이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황토방.

 
교인수에 비해 넓고 휑한 예배당을 보며 산성교회는 전원교회로의 사명을 깨닫고 사역을 시작했다. 시내에 아파트가 들어설 때면 노방전도, 문고리 전도를 나갔다. 교회는 마음이 가난한 자들이 오는 곳이라고 했던가. 열심히 전도를 시작하니 결손가정, 이혼가정, 극빈 가정의 성도들을 만나게 되었고 살림살이가 변변치 않은 성도들의 경우 일일히 가정에 찾아가 재활용 싱크대를 조립해주고,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등 교회는 어려운 이웃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교인수는 점차 증가해 100여 명이 되었다.
 
산성교회의 주말농장은 성도든 비성도든간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현재 35가정이 주말농장에서 자신만의 텃밭을 가꾸며 자연스럽게 교회를 드나들고 있다. 교회마당에는 주말농장을 이용한 후 편히 쉴수 있도록 원두막 3동도 마련되어 있다. 여름이면 가족단위의 사람들로 가득 차 원두막이 시끌벅적하다고.
 
지금과 같이 추운 겨울철에는 황토방이 인기다. 5년 전 지어진 황토방을 매일 따끈하게 덥히기 위해 연광희 목사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황토방은 산행 후 교회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지역 명소가 되었다.
 

▲ 수익금으로 컴패션을 후원하는 교회 카페 '카페모아'.

2년전 완공된 '카페모아' 교회카페에 들어서니 교인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 내부 또한 모두 재활용품을 이용해 성도들과 함께 만든 공간이다. 카페모아는 문을 열기 전 주민들을 초청해 카페 이용 설명회도 개최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한 잔의 차를 마심으로 교회가 자매결연을 맺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컴패션'을 후원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렇게 '받는 교회'에서 '베푸는 교회'로 거듭난 산성교회는 5년 전부터 해외선교에도 눈을 돌렸다. 첫 출발로 전 교인이 한달에 천원 씩 후원해 선교사님에게 1구좌를 보내기 시작해 지금은 만원 단위로 선교헌금을 하는 성도들이 늘어나서 베트남, 페루, 필리핀 등 각 나라 6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다. 연광희 목사는 "성도들은 재정적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도 즐겁게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더 많은 선교사님을 후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성교회의 추수감사절을 특별한 절기이다. 3개월 전부터 '축제예배'를 준비하고 잘하든 못하든간에 주신 재능대로 장기를 뽐내는 시간을 마련한다. 여전도회, 남선교회, 어린이, 외부인사는 함께 어우러져 시 낭송, 워십, 악기연주, 꽁트, 국악찬양, 중창을 통해 끼와 재능을 선보인다. 2부 순서에서는 예찬을 나눈 후 널띄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승마 체험 등을 하며 하루를 온전히 축제의 날로 정해 지역과 추수감사의 의미를 나눈다.
 
교회는 또한 일상에서 주민의 입장에서 마을일에 적극 참여한다. 도로 주변 풀베기 작업, 어르신들 효도관광 찬조, 보일러 수리 등 주민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교회 문턱을 최대한 낮췄다.
 
연광희 목사는 "21년간 사례비를 모두 내려놓고 예수님처럼 오직 섬기자는 마음으로 평범한 주민의 마음으로 섬긴 것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교회 만들기의 비법 같다"며 "앞으로도 마을 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지역의 일에 협력하며 복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목회자에게 있어 최고의 축복은 건물 규모, 성도 수, 사례비가 아닌 목사와 성도간의 신뢰와 친근함"이라는 그의 행복한 고백이 모든 한국교회의 고백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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