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의 모범 영주노회 성내교회

'마을목회'의 모범 영주노회 성내교회

[ 우리교회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8년 01월 23일(화) 09:42

* 삶의 현장과 교회 괴리 극복하는 성내교회

▲ 성내교회 최갑도 목사.

영주노회 성내교회(최갑도 목사 시무)는 지금 총회적으로 펼치는 '마을목회'의 이상을 일찌감치 실천해왔다. 예언자적이고 선구자적으로 삶의 현장과 교회의 괴리를 극복하는데 주력해왔다.

성내교회가 추구해온 마을목회의 모델은 사도행전적 초대교회다. 전투적이면서 사랑이 가득하고, 구제와 섬김을 말씀공부와 병행하며, 사회정의와 오순절 성령경험이 하나되는 교회다.

1988년 부임한 최갑도 목사는 "진정한 마을목회는 죽어서 가는 천국만을 강조하는 대신, 십자가 정신과 사랑으로 세상의 가치관과 구조에 대해 전투적으로 대항하고 무너뜨리기 위하여 돌진하는 사랑의 운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목회소신을 밝혔다.

최갑도 목사는 부임 직후 '확장목회'를 실시했다. 취지는 "우리 교회가 가진 모든 자원을 나누자"는 것이다.

선교교육원을 열어 지역 작은교회 교역자들을 초청해 신학세미나를 한달에 한번 진행했다. 덩치를 키우는 목회방법론이 아닌, 목회자의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 교육을 통해 '교회의 선교가 아닌, 선교를 위한 교회'라는 목회원리를 공유했다.

최갑도 목사는 "하나님 선교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교회의 존재방식은 하나님-교회-세상이라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님-세상-교회라는 구조가 적합함을 지역 목회자들과 나누고 각자가 마을에서 실천하는 노력을 진행했다"며 "이 구조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고 또 세상을 섬기는 교회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 성내교회는 예언자적이고 선구자적인 목회로 교회의 선교가 아닌, 선교를 위한 교회상을 추구해왔다. 사진은 성내교회 전경. <사진제공=성내교회>

성내교회는 마을 현장의 필요를 살피고, 인위적인 복지 대신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는 사역을 해왔다. 중요한 것은 다른 종교나 복지기관보다 운영이 투명하고 정직하고 위선이 없도록 노력했다.

그 사역의 시작점으로 교회가 세워진 곳에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이 생기면 안된다는 신념으로 쌀과 밥과 반찬을 나눴다. 먹을 것을 해결했으니 이제는 입는 것이었다. 중고의류 나눔센터를 운영하며 교회가 위치한 풍기지역에 옷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가져가게 했다.

그리고 보다 확장된 복지사역을 위해 사회봉사관을 세웠다.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은 단순한 구제 수준을 넘어 수준 높은 문화적 혜택을 누린다.

최 목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즉 마을을 책임지는 교회가 되면 교회의 영향력은 마을 전체에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회에 새로운 목회방향으로 반향을 일으킨 '목회간호사 제도'를 실시했다. 간호사로서의 전문영역을 갖추고 신학을 공부한 목회간호사를 두고 성도들과 지역주민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돌보게 했다.

▲ 성내교회는 목회간호사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간호사로서의 전문영역을 갖추고 신학을 공부한 목회간호사를 두고 성도들과 지역주민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성내교회>

최 목사는 목회간호사 제도 도입 배경에 대해, "지역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에다 환자인데 전인치유목회 차원에서 기도와 더불어 환자를 조금 더 실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며 "돈이 없어 헐벗고 추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아픔의 문제를 접근하면서 예수님처럼 말씀선포와 선교가 같이 나아가는 전인목회로서의 대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목사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손상된 상황에서 전도는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목회간호사 제도를 통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의 연속성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회간호 사역은 심방을 통해 만성병을 관리하고 상담해주며 병원의료와 연계로 확장되어 최근 대학병원 포함 다양한 진료과목별 개인병원 10곳과 MOU를 맺고 건강검진과 치료를 돕고 있다.

이러한 디아코니아 사역이 다음세대에 올바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성내교회는 역사박물관을 만들었다. 그동안의 당회록을 비롯해 주보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 물건 등 지난 111년 역사를 고스란히 모았다.

최갑도 목사는 "교회와 성도는 오는 세계만을 대망하고 이 세상에서 도피하면 안된다. 지금, 그리고 여기 사회윤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의 목적은 삶의 현장속에서 그리스도가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를 발견하고 그 활동에 참가하여 증거하는데 있다. 성내교회는 그리스도의 주권과 은총이 삶의 현장을 지배하며 구속하시는 목회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성내교회 역사박물관
성내교회는 지나온 역사의 흔적이 담긴 문헌과 유물 등을 모아 2004년 11월 17일 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개교회에서 박물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지 않아 관람을 오는 외부인들이 종종 있다.

▲ 성내교회의 디아코니아 사역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박물관.

한 교회의 사료지만 한국교회사적으로도 귀중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들이 많다. 1914년 오월번 선교사의 부인이 성내교회에서 여성 300명을 모아 성경공부반을 운영한 역사자료, 1917년도에 쓴 이명증서, 1921년에 기록된 초대 당회록, 1930년에 사용한 성찬기, 설립 초창기 선교사가 한 성도에게 선물한 영문성경 등을 보관하고 있다.

또한 역대 주보와 신앙선조들이 사용한 성경책, 종교교육부 성경통신과 수료증, 수십년 된 강대상 의자와 오르간, 세계 각국 선교지에서 가져온 물건, 심지어 초창기 성도의 결혼증서까지 약 300점의 사료가 있다.

장신대 역사신학 석사과정 전공자들은 임희국 교수의 지도로 필히 성내교회 역사박물관을 들른다. 이 역사박물관을 탐방하면 경상도의 교회역사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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