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넘치는 전도차로 오세요"

"정이 넘치는 전도차로 오세요"

[ 우리교회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2월 13일(화) 14:10
▲ 전도차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전도활동을 하고 있는 영원교회 교인들.
▲ 하학수 목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영원교회(하학수 목사 시무ㆍ사진)를 찾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작은 굴다리가 있다. 마치 또 다른 세상과 이어지듯 굴다리 너머의 지역은 외부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고립되어 있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들어설 수 있는 좁은 굴다리를 지나자 주택 몇 세대로 이뤄진 작은 마을이 나타나고 영원교회가 우뚝 솟아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 교회를 사람들이 찾아올까?' 교회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연두빛 전도차가 눈에 띈다. 공원이나 행사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다. 영원교회는 이 푸드트럭 탑차로 마을 주민들을 찾아가 전도사역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전도차가 없던 4년 전에도 하학수 목사와 부인 신동란 씨는 횡단보도 앞, 공원 등 불빛이 있는 곳을 찾아 밤까지 전도활동에 매진했다.
 
하학수 목사는 "이런 곳에 교회를 지으면 누가 올까 다들 의아해 하지만 진정한 예배에 목마른 사람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원교회는 2006년 5월 아파트 상가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해 7개월만에 자리를 잡고, 2년 후 좀더 넓은 곳으로 교회를 옮겨 사역하다가, 2010년 성전부지를 매입해 2012년 5월 입당예배를 드리게 됐다. 동백신도시 안에서 개척교회가 예배당을 건축한 사례는 영원교회 뿐이다. 노회의 보조 없이 빠른 자립을 이룬 비결에 대해 하학수 목사는 "365일 명절에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드리고 매일 저녁 예배를 드리는 것, 즉 기도가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목회자가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하며, 기도의 습관 기도의 확신을 갖고 사역할 것"을 강조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가 소멸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영원교회는 매주 화 목 토요일 오후에는 미스바기도회,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어머니기도회, 매일 오후 10시에는 얍복나루기도회가 있다. 교회는 기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데이크리스찬이 대부분인 한국교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하학수 목사는 "교인들이 예배와 기도의 이유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 목사는 교인들에게 세상에서의 부귀영화가 아닌 천국에서 받게 될 면류관 보상을 늘 설교에서 강조한다. 예배하는 자, 기도하는 자, 충성하는 자, 전도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준비해 둔 면류관이 있음을 성경구절을 통해 이해시킬 때 성도 스스로가 하나님의 사역에 매진할 이유를 발견하고 열정을 갖게 된다. 굳이 봉사활동을 강요하지 않아도 영원교회 성도들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사활동, 중보기도, 전도활동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열심을 낸다. 특히 다음세대를 위한 교사는 지원율이 높아 아이들 수에 비해 교사수가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영원교회 아나바다 잔치.

영원교회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중고물품을 나누는 아나바다 행사를 갖는다.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이 행사를 위해 중고물품을 교회에 기증한다. 오는 4월 28일에는 내꽃공원에서 동백주민과 함께하는 17번째 아나바다 장이 열린다. 특이한 점은 이날 장터에서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일절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 필요한 물건을 아무 조건없이 나누는 특별한 행사는 동백신도시의 즐거운 마을잔치로 자리잡았다. 교인들은 이날을 위해 식료품, 화장품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 400개를 주민들에게 건네며 복음을 전할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교인 수 200여 명의 크지 않은 교회지만 영원교회는 우리교회만 성장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립대상교회를 살리는 데 힘써왔다. 1년에 두 차례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열리는 전도컨퍼런스는 어느덧 6차까지 진행됐다. 3년간 자립대상교회 90여 곳의 목회자들이 전도컨퍼런스에 참여해 영원교회의 전도방법을 전수받았다. 하학수 목사는 "지역의 자립대상 교회 4곳에 전도차 1대를 지원해 투입할 예정"이라며, "자립대상교회들을 살리는 것이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자립대상교회를 지원하는 의미를 밝혔다.
 
이외에도 교회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용인작은도서관, 청춘교실을 운영한다. 지역의 아이들은 교회 내 자리한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보고, 교회 3층에 위치한 실내체육관에서 더위와 추위를 피해 운동경기를 할 수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까지 열리는 청춘교실에는 지역 어르신들이 노래교실, 하모니카, 사물놀이, 그림, 글씨 등을 선택해 익힌 후 학기가 끝날 때에는 연극공연, 악기연주 등을 통해 높은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작은 교회들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하는 하학수 목사의 말처럼 작지만 영향력있는 교회다운 교회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푸드트럭, 전도차

다양한 음식을 식당이 아닌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만나 간편히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전도차)이 영원교회에도 있다. 영원교회 트레이드마크인 전도차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주민들을 만난다. 물론 한 팀이 하루 종일 전도차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거리전도활동을 원하는 교인들은 물론 타 교회 성도들까지 두 시간 간격으로 조를 짜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식을 직접 준비해 주민들을 만난다. 호떡, 오뎅, 떡볶이, 붕어빵, 아이스크림 등이 주력 메뉴다. 이렇게 정성으로 마련된 음식을 실은 전도차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시장입구, 학교 앞, 아파트 단지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주민들을 만나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성인 뿐 아니라 중고등부 아동부 아이들도 전도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학수 목사는 "전도차가 보기보다 공간이 넉넉해 한쪽에는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전도 및 상담이 가능하다"며, "94세가 되도록 한번도 전도활동에 참여해보지 않은 교인도 전도사역에 참여하면서 전도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고 전했다. 영원교회 교인들은 재료구입, 장보기, 요리, 전도활동까지 자비량으로 진행한다. 전도 후 양육까지 책임지는 것이 전도자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전도의 열정이 살아 있는 교회, 영혼구원에 가장 주력하는 교인들로 인해 전도차는 이제 지역의 반가운 명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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