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공존'이란 아름다운 세상

'조화로운 공존'이란 아름다운 세상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4월 04일(월) 19:09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구조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이므로 정부가 해결 할 것이 아니다."

새정부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공약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정말 구조적인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은 성별격차지수 156개국 중 102위, 성별임금격차 26년 연속 OECD국가 중 최고(31.5%, 2020), 유리천장지수 10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이코노미스트가 2022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종합 20점대를 받아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꼴찌'다. 남성우위의 문화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터키나 일본을 앞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여성의 돌봄시간은 더 늘었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IMF 외환위기보다 하락했다. 여성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45%에 달하지만, 상장법인 여성임원 비율은 5.2%에 불과하다.

차라리 '여가부가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데 무능했고, 그래서 존재의 가치가 유명무실해 국민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문제가 있으면 방안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그래서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성평등정책 전담기구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인 정책과제 설정을 서두르는 것이 존폐 논쟁으로 소모적인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나아보인다. 굳이 여가부의 존폐를 논쟁의 대상으로 삼아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안그래도 편가르기, 갈라치기, 혐오와 차별이 난무한 상황을 더욱 불편하게 한다.

남여가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며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이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이자 우리 모두의 책무다. 그나저나 언론에서 매일같이 떠들어대는 '여가부 존폐논쟁'덕에 이대남 이대녀 갈등이 10대들의 편가르기로 가지치기 될까 두렵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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