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가 아니라 하나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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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재난봉사단 체코 거주 우크라이나인 지원
<하>한국교회, 체코교회 난민사역에 활력 제공했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3년 02월 14일(화) 11:26
양동제일교회 선교부장 양호복 장로가 체코형제복음교회 발카르 사무총장에게 교회가 모금한 구호금 1만 유로를 전달하고 있다.
활동 첫날 봉사단은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음악회에 참석했다.
프라하시 감리교난민센터의 우크라이나인 숙소. 많은 교회와 기관들이 지원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들의 생활환경은 열악한 편이다.
축복의 노래를 부르는 양동제일교회 봉사단을 바라보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교회가 모아놓은 재활용 옷들을 살펴보고 있다.
【 체코 프라하=차유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우크라이나 주변국 선교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난민들의 동절기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총회 사회봉사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있는 선교처들에 발전기와 담요 등 난방용품 지원을 결정했다. 또한 특별위원회에 1만 2000유로를 전달해 지속적인 섬김이 이뤄지도록 했다.

동시에 총회는 재정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인들의 이웃으로 다가서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8일에는 총회 재난봉사단 서부지역 거점교회인 목포노회 양동제일교회(곽군용 목사 시무)가 처음으로 평신도들을 파송, 체코에서 우크라이나인들과 교류했다.

유럽 국가들의 난민 지원 방식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와는 크게 다르다. 유럽은 난민들을 별도의 캠프에 수용하지 않고, 사회 속에서 흩어져 현지인들과 함께 살도록 했다. 자원하는 개인, 시설, 기관 등이 1~2가정씩 맡아 난민과 함께 생활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일정기간 비자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교육기관과 일자리를 연결해 이들의 정착을 도왔다.

이 일에는 체코 교회도 적극 참여했다. 봉사단은 활동 첫날 체코형제복음교회 본부에서 마르틴 발카르(Martin Balcar) 사무총장으로부터 교회들의 사역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체코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단인 체코형제복음교회는 현재 130개 교회가 2000여 명의 난민들을 직접적으로 돕고 있다. 교단은 10명의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교회들의 활동을 돕고 있으며, 업무를 총괄할 5명 규모의 본부 지원팀도 조직했다.

모금 활동에 법적 제한이 많았던 체코교회에게 해외 교회들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됐다. 체코형제복음교회는 지금까지 약 57만 유로(7억 7000만 원)의 기금을 모았는데, 한국교회들의 후원도 포함돼 있다.

이번 방문에서 봉사단은 온라인으로 체코형제복음교회에 이미 송금된 양동제일교회 지원금 1만 유로(약 1300만 원)에 대한 전달식을 가졌다. 교회는 지난해 10월 13~14일 개최한 난민 돕기 바자회 수익금에 연말 이웃돕기 헌금 등을 모아 기금을 마련했다. 발카르 사무총장은 "양동제일교회의 지원을 통해 체코 교회들이 더욱 힘차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전쟁이 일어난지 1년이 됐다. 주로 여성과 어린이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역은 무엇이었을까? 체코에 머무는 우크라인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것은 언어 교육이었다. 체코형제복음교회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체코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우크라인들이 이주국으로 체코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언어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1년 정도 열심히 배우면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설명이었다. 또한 교단은 NGO들과 협력해 프라하 시내에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도서관도 개관했다. 이들의 지원 정책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사회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용기를 얻어 안정적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일'에 맞춰져 있었다.

우크라인들이 두번째로 많이 요청하는 것은 문화 생활이었다. 체코형제복음교회도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참여하는 지역 여행이나 공연 관람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었다. 봉사단도 1월 31일 만난 우크라이나인들과 인근 성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참석했다. 넓은 성당에 울려퍼지는 체코 성악가들의 노래는 봉사단도 우크라이나 여성들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틈틈이 대화하며 마음을 나눴다. 2월 4일에는 프르제슈티체 지역 교회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한국 공예품인 닥종이 인형을 만들고, 천사 모양의 우크라이나 전통 인형도 만들었다. 일정 중 봉사단은 다섯 차례 우크라이나인들과 만남을 가졌는데,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매번 무언가를 준비해 함께 나누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체코형제복음교회는 우크라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체코 사회로의 융화를 도울 여성들의 모임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양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글짓기 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이 글을 통해 서로의 좋은 점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대회의 목적이다.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언어 교육, 문화 유적지 탐방, 공연 관람도 계속된다. 이외에도 교단은 섬김에 참여하고 있는 목회자나 사역자들이 지치지 않도록 상담과 재충전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한 체코인 사역자는 "전쟁 발발 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지던 난민 사역이 평신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의 개신교인은 국민의 1%도 안된다. 하지만 세계교회의 협력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체코 이종실 선교사는 "한국교회와 협력하며 '긴 역사와 전통이라는 체코교회의 높은 문턱'이 더욱 낮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강영 선교사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이웃과 사회로 눈을 돌리고 있는 체코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지속적으로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리교디아코니아센터에서 만난 러시아인 레브 슐츠 목사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은 기적"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교회 교인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싶다"는 소망도 전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엔 양동제일교회 평신도 16명이 경비를 부담하며 참가했다. 선교부장 양호복 장로는 "참가자 전원이 마음을 열고 주님의 사랑으로 다가갔기에 따뜻한 공감이 이뤄진 것 같다 "며, "중학생부터 장년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봉사단을 구성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총회 도농사회처 총무 오상열 목사는 "어려울 때 서로를 섬기면서 신뢰와 믿음이 커지게 된다"며, "더 많은 교회가 해외 재난봉사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체코는 지난달 선거를 통해 군인 출신 페트르 파벨 대통령을 선출했다. 현지 사역자들은 정치적인 변화도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었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그동안 정부가 지원했던 비자, 의료보험, 지원금 등이 중단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쟁 이후 월 5만원 정도이던 1인 가구의 전기세가 2배로 올랐고, 난방에 사용되는 가스요금도 크게 인상됐다. "상당수의 교회와 성당들이 난방비 절역을 위해 대예배당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세계의 이웃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지속적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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