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여성 지도자

성경 속의 여성 지도자

[ 여전도회 ] 2023년 8월 월례회

이미숙 교수
2023년 08월 01일(화) 10:01
지난 5월 전국노회 여전도회연합회 임원들이 여전도회관에 모여 지도력 계발을 위해 강의를 들었다. / 한국기독공보 DB
성경 : 창세기 25장 19~23절

창세기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간 족장들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12~50장).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자손과 땅을 약속해 주셨다(12:2, 7). 그 약속은 그 후손들을 통해 이루어질 일이다. 따라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이삭에서 야곱에게 전해져야 할 하나님의 약속은 큰 위기를 맞게 된다. 하나님은 야곱을 택하셨지만 이삭에 의해 그 약속이 에서에게 갈 뻔했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넘기고 무사히 야곱에게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도록 중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이삭의 아내 리브가이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형제 나홀의 후손으로 하란에 살고 있었다. 아브라함은 이삭의 신부감을 구하기 위해 종을 고향 땅으로 멀리 보냈다.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갈 후사와 관계된 문제이기에 아브라함은 신중하게 며느리를 구하고 싶었고 하나님은 그의 믿음에 응답해 리브가를 순조롭게 만나게 해주셨다.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신 리브가는 매우 훌륭한 성품을 갖춘 여성이었다. 아브라함의 종이 마실 물을 청하자 리브가는 그에게 뿐만 아니라 그의 낙타와 다른 낙타들에게까지 물을 충분히 준 것을 보면 매우 사려 깊고 친절하며 부지런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창 24:18~20). 리브가는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일과 약속을 주목하고 그것을 우선순위로 여긴 사람이었기에 위기의 때에 더 빛났다.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의 집으로 가서 결혼 계약을 무사히 맺고 다음날 떠날 채비를 했다. 그런데 순조롭기만 하던 혼인이 종이 리브가를 당장 데리고 떠나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리브가의 가족과 갈등을 빚었다. 그때 리브가는 단호하게 당장 떠나겠다고 말했다. 리브가는 종이 앞서 이 혼담이 하나님의 인도하신 일임을 누누이 강조했던 점을 마음에 두었고 그것을 믿었던 것이다. 리브가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순종한 아브라함과 닮은 모습을 보인다(12:1~4). 리브가가 떠날 때 오라비 라반의 '천만인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축복의 말도 아브라함이 이삭을 모리아산에 바치는 결단을 한 후 받은 약속과 매우 유사하다(22:17~18). 그래서 리브가를 '여자 아브라함'이라고도 말한다.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은 완벽했지만 20년 동안 후사가 없었다. 다행히 이삭의 기도로 리브가가 쌍둥이를 잉태했다. 잉태의 기쁨도 잠시 또 이 가정에 문제가 생겼다. 오늘 읽은 본문처럼 리브가를 통해 하나님의 계획이 알려졌다. 하나님의 약속을 받을 후사는 오직 한 명인데 그것은 장자가 아닌 차자였다. 하나님의 선언은 당시의 관습과 사회제도를 뒤집는 것이었다. 따라서 하나님의 결정을 따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가정은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가? 이삭은 임종 직전까지 야곱이 아닌 에서에게 장자권에 따른 일체의 공식적인 축복을 물려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전과 번영, 땅이 달려 있는 미래의 축복을 보장하는 장자권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르면 야곱의 것이다. 하나님의 약속에 유념한 사람은 이삭이 아닌 리브가였다. 리브가는 임종을 앞둔 이삭이 장자권의 복을 에서에게 주려고 하자 그 옛날 종을 대접했던 때처럼 민첩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했다. 리브가는 야곱을 형 에서처럼 변장하게 하고 눈이 어두운 이삭을 속여 형 대신 아버지의 복을 받게 했다. 리브가의 속이는 행동은 윤리적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그가 장자권이라는 사회 제도의 안정적인 미래보다 차자를 택하는 불확실한 미래를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리브가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약속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리브가가 이삭의 장자권을 야곱에게 물려준 일로 인해 가정은 불화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야곱과 그의 12 아들을 통해 잘 계승되어 이스라엘의 근간인 12지파가 세워지게 되었다. 더욱이 이 12지파 중 유다 지파를 통해 메시아 그리스도의 계보가 이어질 수 있게 되었으니 리브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도 리브가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과 섬기는 교회의 구원 역사에 참여시키려 불러주신 것을 믿고 하나님의 복이, 약속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합심기도 : 우리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발견하고 유념하며 살게 하소서. 가정과 섬기는 교회를 위해 우리를 불러주신 하나님의 뜻을 믿게 하소서. 여전도회가 하나님의 약속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도록 이웃을 섬기게 하소서.

이미숙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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