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믿음

하나님 나라와 믿음

[ 여전도회 ] 2023년 10월 월례회

하경택 교수
2023년 10월 01일(일) 00:00
제31회 여전도회 교육세미나에서 강의한 하경택 교수.
찬송 : 546장

성경 : 시편 114편 1~2절, 히브리서 11장 1~3절

하나님의 나라'는 경계가 있는 '영토'나 '국가'가 아니다. 왕으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gevernance)를 의미한다. 구약성경에서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게 하는 본문이 시편 114편 1~2절이다.

시편 114편 1~2절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깨닫게 된다. 첫째로, 유다가 '성소'(santuary)가 되었다는 언급에서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 성전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성소'를 이해할 때 어느 특정한 장소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루살렘 성전과 같이 특별히 구별해 세워진 장소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생각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dominion)가 되었다(2후반절)는 언급에서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은 모두 성소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로, 하나님의 나라는 지역이나 땅과 같은 물리적 공간보다는 사람을 통해서 그리고 사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시편 114편에 언급된 유다와 이스라엘은 동의어로서 나라나 영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거하시고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건물이나 땅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백성 자신이 하나님 나라의 대상이요, 하나님 나라의 구체적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0~21).

셋째로, 이스라엘의 구원사건은 통치권의 이동이라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파라오의 지배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지배로 바뀌는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통치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결정되게 된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구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속량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 1:13~14). 구원은 흑암의 권세로부터 벗어나 아들의 나라로 옮겨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죄가 왕노릇 하는 삶이 아니라 은혜가 왕노릇 하는 삶이며(롬 5:21), 육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의 인도함을 받는 삶을 의미한다(롬 8:14).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라는 말씀은 믿음의 외양을 보여준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믿음의 내용이다. 믿음의 수준은 내용과 함께 결정된다. 히브리서에서 우리는 믿음의 내용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하나님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이다(히 11:3). 둘째로, 우리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서 얻어지는 은혜라는 사실이다(히 9:11~12; 10:9~10). 셋째로, 하나님은 지금도 세상 만물을 다스리고 계시다는 사실이다(히 11:6).

이러한 고찰을 통해 하나님 나라와 믿음의 관계를 알 수 있다. 믿음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는' 수단이 됨과 동시에 현재의 삶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모두 온전한 믿음을 통해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평강과 기쁨으로 왕성하게 누리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합심기도 :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온전히 깨달아 이 땅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살게 하소서. 나와 우리의 가정과 교회가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서 평강과 기쁨의 삶을 살게 하소서. 믿음의 외양만이 아니라 믿음의 내용이 온전해짐으로 바른 믿음을 갖게 하소서.

하경택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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