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는 동화책이 없다 |2020. 03.24
[ 현장칼럼 ]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캄보디아에서 새로 출판된 책은 연간 평균 700여 권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우는 연 평균 4만 3000권 정도의 신간이 나오니 육십분의 일 수준이다. 국립도서관에 가보니 캄보디아어로 된 도서는 (주로 불어로 된) 외국 도서의 사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나마 상당수는 원색의 거친 삽화로 표지를 장식한 통속소설들이었다.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은 거의 없고 중·고교…

여기에 사람이 있다! |2020. 03.16
[ 현장칼럼 ]   

한국전쟁 이후 영등포노회는 영등포 지역의 공장으로 올라오는 시골의 젊은이들을 신앙적으로 돌보기 위해 1958년 '영등포산업선교회(이하 산선)'를 세웠고 이후 1978년 선교회 건물 안에 필자가 담임하고 있는 '성문밖교회(이하 성문밖)'를 세웠다. 그리하여 '산선'과 '성문밖'은 오늘날 행정적, 재정적으로 독립되어 있지만 같은 건물에 공존하며 사역에 있어서는 노동문제를 주요한 사업으로 삼아 긴…

후쿠시마와 경주,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20. 03.11
[ 현장칼럼 ]   

3월 따듯한 봄바람이 곧 불어올 참이었다. 다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일상, 아주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다.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14시 46분 일어난 일명 동일본 대지진이 없었다면 말이다. 해양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고, 수많은 이들이 죽어갔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끝이었다면 후쿠시마는 아마도 지금쯤 사람들의 노력으로 복…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녀온 뒤 |2020. 02.26
[ 현장칼럼 ]   

2020년 2월 10~16일까지 팔레스타인 지역의 베들레헴에서 세계 YMCA 사무총장회의가 있어 다녀왔다. 블라디보스톡 YMCA 창립을 위해 의논해온 러시아 YMCA 사무총장 알릭세이와 제주도에 있는 다락원 캠프장을 평화생태센터로 개발하는 일로 협의해 온 미국 YMCA 동맹의 톰 부회장을 만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중 동예루살렘 YMCA 사무총장 피터와 만…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와 희년은행의 의기투합 |2020. 02.25
[ 현장칼럼 ]   

한 집사님께서 희년함께에 연락을 주셨다. 집사님은 자신의 교회에서 희년을 실천해보고 싶다며 희년은행의 프로그램을 교회에 접목하고 싶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밝히셨다. 나는 흔쾌히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해드렸다. 집사님의 열정과 관심에 눈물겹도록 고마웠지만 평신도 한 사람이 그 큰 교회에서 어떻게 희년 실천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겠는가 싶어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

세상에 전하는 장기기증의 선한영향력 |2020. 02.17
[ 현장칼럼 ]   

지난 1월 28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장기기증 신청'이라는 단어가 올랐다. 이 운동에 19년을 몸담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어서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낭만닥터 김사부2'라는 드라마로 인해서 발생한 대사건(?)이었다. 드라마는 뇌사와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꽤나 자세히 다루고 있었다. 아프고 약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한 구급 대원이 주취자에게…

어찌 포기하랴 |2020. 02.11
[ 현장칼럼 ]   

노숙인은 버려진 사람들이다. 가족이 버리고, 사회가 외면하고, 정부에서도 지원하기를 꺼려하는 대상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일은 하지 않고, 끼리끼리 어울려 술 마시고, 싸움질하고, 길거리에 뒹구는 사람들에게 무슨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는가? 노숙인복지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마저도 가끔은 그들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김○○ 씨는 알콜 의존이다. 실로암교육문화센터에는 2014년부터 입…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희망의 네트워크 |2020. 02.04
[ 현장칼럼 ]   

희년은행 회원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친구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었다. 어려운 사정을 잘 아는지라 도움을 주었는데 돈을 빌려주는 것이 친구의 사정을 근본적으로 나아지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고 희년은행에 문의를 하게 되었다. 희년은행은 2016년 4월 29일 고금리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무이자 전환대출과 재무상담을 제공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했다. 현재 492명의 회원…

그 영혼도 아름답다 |2020. 01.21
[ 현장칼럼 ]   

박○○ 씨는 부천 원미경찰서 형사과 안내로 실로암교육문화센터(대표:류재상)에 입소했다. 노숙을 하다가 강도 행각을 벌여 현행범으로 경찰에 입건되었는데, 담당 형사가 박 씨의 사정을 듣고 검찰 송치를 유예하면서 계도 기간을 준 것이다. 박 씨는 2014년 30살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리뼈가 으스러져 철심 박는 수술을 했다. 수술 후 퇴원했지만, 모아두었던 돈을 치료비로 소진해 버려서 당…

빚내는 청년에게 희년을 |2020. 01.15
[ 현장칼럼 ]   

그녀의 꿈은 선교사였다. 대학생시절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고 자비량선교사로 6개월 간 중국에서 선교사의 꿈을 키워갔다. 그러나 냉혹한 부채현실 앞에 선교사의 꿈은 눈물을 흘리며 접어야 했다. 부모님께 기댈 수 있는 처지도 아닌지라 당장에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 급히 쓰고 잘 갚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부업체에 전화를 한 것이 발단이었다. 빌릴 당시의 채권인 미즈사랑 39% 금리의 4…

2019년 한일 시민사회 연대활동을 되돌아보며 |2020. 01.07
[ 현장칼럼 ]   

2019년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를 준비하면서 '한·일 시민사회 동아시아 평화선언문'을 공동으로 준비하자는 의견에 따라 도쿄에 있는 재일본 한국YMCA에서 열린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 참여한 후 오후 3시에 일본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과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활동가들이 함께 3층에서 만났다. 그리고 2시간 여의 협의를 가진 후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에서 한·일 공동선…

성탄의 기쁨을 생명나눔으로 |2019. 12.30
[ 현장칼럼 ]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 현재 사후에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등록자는 전체 인구의 2.9%인 153만 명이다. 미국이 58%이고, 영국이 38%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낮은 장기기증등록률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비록 사후이지만 장기를 기증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거나 장기기증 절차가 복잡해서 장례절차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

자세히 보면 |2019. 12.23
[ 현장칼럼 ]   

윤OO씨가 처음 실로암교육문화센터에 입소할 때 마치 병 걸려 털 빠진 고양이처럼 앙상하기만 했다.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어디를 헤매면서 상할 대로 상한 모습으로 이렇게 찾아왔을까?' 마음이 아팠다. 그는 강원도 어느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부모도 집도 없었고, 자신의 이름도 생년월일도 몰랐다. 이 집 저 집 일을 도와주고 얻어먹으며 자랐다. 그 과정에 동네 어른들에게 …

콩팥선교단과 생명나눔 30년 |2019. 12.09
[ 현장칼럼 ]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5:12)고 하셨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그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그 사랑'을 본받고 실천한 99명의 목회자가 지난 2008년 9월 9일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였다. 이날 참석한 99명의 목회자들은 모두 신장이 하나뿐이었는데 그 이유는 신장기증을 통해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 1명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2019. 12.03
[ 현장칼럼 ]   

필자는 실로암교육문화센터에서 시설장으로 섬기고 있다. 실로암교육문화센터는 노숙인의 복지 증진과 복음 선교를 위해 2009년 부천동광교회(류재상 담임목사)에서 설립한 남성 노숙인 자활시설이다. 처음 교회의 부름을 받고 노숙인 시설에서 사역하게 되었을 때, 많은 지인들이 격려해주었다. 소중한 일을 잘 해 달라고 당부도 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 도와줘…

   111213141516171819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