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방앗간의 합창' 나눔의교회가 전하는 아름다운 소식들

'무지개 방앗간의 합창' 나눔의교회가 전하는 아름다운 소식들

[ 우리교회 ] 함해노회 나눔의교회, '초지일관'의 자세로 지역사회 20년 섬김이로 우뚝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8월 31일(월) 13:32
▲ 나눔의교회 교인들이 체육대회 후 한자리에 모였다.

함해노회 나눔의교회(곽충환 목사 시무)는 약수역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버티고개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의 한복판이지만 남산 끝자락의 소박한 주택가를 끼고 있어 교회 옥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면 마치 과거의 어느 때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한마디로 정감있는 동네에 자리한 따뜻한 교회다.

종교개혁주일이던 1991년 10월 27일에 창립한 나눔의교회는 초창기부터 이웃을 돌보고 나누는 일에 앞장서 왔다. 이 정신이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다른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나눔 사역들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받은 은혜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퍼트려 나가고 있다. 곽충환 목사는 "교회는 우주적인 교회이어야하나 서 있는 자리는 지역사회인 만큼 주민들과 삶을 나누고 받은 은혜의 감동을 확산해 나가는 게 교회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필요한 교회로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나눔의 첫 사역은 어르신들을 돌본 일이었다. 교회 창립 직후 어느 날 초췌한 행색의 어르신이 교회에 나왔다. 곽 목사와 교인들은 이 어르신과 예배도 드리고 간식도 나누고 용돈(천원)도 드렸는데 이 일이 소문이 났는지 매주 교회에 나오는 어르신들의 수가 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어르신들만 참여하는 예배가 만들어졌다. 이후 매주 교회를 찾는 어르신들의 수가 2~300명에 육박하면서 '어르신예배'로 자리잡게 됐다.교인들은 매달 한차례 어르신들과 함께 목욕탕도 가고 식사도 했으며, 영정사진도 찍어드리며 어우러져 지냈고 이 예배는 지금까지 이어지며 나눔의교회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초지일관(初志一貫). 나눔의교회가 어르신들을 섬기며 품었던 첫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는 흔적들은 이후 새롭게 시작한 사역에서도 고스란히 찾을 수 있다. '삼천원산타'도 이 교회만의 독특한 사역이다. 교회를 설립하고 7년이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한 삼천원산타는 매년 대강절을 맞는 12월 첫째 주일에 교회가 전교인들에게 신권 3천원을 주면서 교회를 대표해 어려운 이웃의 선물을 마련하거나 소외된 현장을 방문하도록 하는 행사다. 물가인상폭을 반영해 2013년부터 5천원으로 인상해 '오천원산타'가 된 이 행사는 개인이나 가족은 물론이고 교회 안의 각 자치기관 구성원들이 사비를 보태 소외된 이웃들에게 예수탄생의 기쁨과 사랑을 풍성하게 전하는 행사가 됐다. 

성탄절 사랑 나눔 행사에 있어서는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임마누엘집과의 인연도 소중하다. 매년 임마누엘집에 있는 정신지체아들이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을 적어 나눔의교회로 보내면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선물을 마련한 뒤 이들을 교회로 초대해 직접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 임마누엘집과 이어오고 있는 인연의 내용이다.

▲ 섬김이 생활화된 나눔의교회 교인들. 임직식에 앞서 임직 예정자들이 성도들의 발을 씻겨 주고 있다.

교회가 위치한 중구 다산동의 7개 교회가 협력해 2008년 만든 교동협의회도 지역교회들이 함께 지역사회를 섬기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교단도 각기 다른 7개의 교회들이 지역사회를 섬기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교동협의회는 서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 당회의 마음'으로 매년 봄에는 효도관광을, 가을에는 쌀 나누기를 하고 있다. 또한 주민센터와 협력해 교동협의회가 마련한 '새생명 키트'를 아기엄마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기저귀와 장난감 등 유아용품과 산모용품을 담아 만든 새생명 키트는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전달하고 있다.
애당초 나눔의 정신 위에서 성장해온 나눔의교회인 만큼 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돋보인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소망하며 1997년부터 시작한 부스러기헌금은 말그대로 부스러기를 모아 굶주리는 북한 동포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헌금에 참여하는 교인들의 간증에도 감사가 묻어난다. "공사장 옆을 지나다 철 구조물이 떨어지는 걸 보고 급히 핸들을 돌려 큰 사고를 피했고 차에 경미한 상처가 난 걸 본 현장소장이 달려와 차 수리비를 줬는데 이것은 제 것이 아닙니다", "축의금을 준비했으나 내지 않아도 될 상황이 되었네요. 어차피 다른 사람에게 보낼 돈이었던 만큼 부스러기 헌금을 바칩니다"

'한 영혼에 대한 사랑'. 인터뷰 말미에 곽충환 목사가 강조한 말이다. 곽 목사는 "개척해 보면 꼬부랑 할머니 한분이 교회에 나와도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첫 마음을 잃어버리고 한눈을 팔게 될 수도 있는데 이런 마음을 늘 경계하고 있다"면서, "내가 죽고 교회를 살리는 마음으로 나는 물론이고 모든 교인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며 겸손히 신앙생활을 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이 땅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눔의교회 20년사(史)의 제목이 '무지개 방앗간의 합창'이다. 이는 바로 나눔의교회

▲ 나눔의교회 곽충환 목사.

의 걸어온 역사를 비유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나눔의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왔고 또 만들어 갈 합창의 여정, 그 길의 희노애락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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