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보다 '가치 지향적 교회'로 성장 중

'양적 성장'보다 '가치 지향적 교회'로 성장 중

[ 우리교회 ] 울산노회 강남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9월 08일(화) 16:48
   
 

【울산=표현모 차장】'믿음의 분량만큼 크게 지으면 성도는 하나님이 알아서 채워주신다'는 교회 건축에 있어서의 '기복신앙'적 속설은 최근 교인의 감소와 경제상황 악화가 맞물리면서 그 효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오히려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파산하는 교회가 늘고 있으며, 일부 대형교회는 지나치게 화려한 건축으로 인해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 부각된 일부 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이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다. 울산노회 강남교회(정병원 목사 시무)는 올바른 교회건축이 교회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2006년 2월 정병원 목사가 7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강남교회는 노후된 건물로 인해 교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고, 이전 교회건축을 추진하면서 생긴 갈등의 앙금이 다 해결되지 못한 채 교인들은 내재된 갈등 속에서 다소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정 목사는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교회 건축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교회의 시설이 너무 낡아 더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당회의 판단을 믿고 결단을 내렸다.
 
물론 기존 건물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교회건축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재정 등의 부담 때문에 리모델링을 생각했으나 구건물의 설계도면이 없고, 교회의 외벽 자체도 하중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있어 현실적으로 리모델링을 통한 증축은 어렵다고 판단해 건축을 하게 된 것.
 

   
 


이왕 교회당을 짓게 된 마당에 정 목사와 교인들은 예배 중심의 교회당,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자 교인들이 보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축위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건축위원들과 정 목사는 30여 개 이상의 교회를 탐방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구건물을 살려 예배를 드리면서 교육관 및 주차장을 헐고 건축을 시작했다. 오랜 갈등 속에 다소 지치고 활력이 없었던 교인들도 교회 건축이 시작되자 오히려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1958년에 창립해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교회를 지켜온 저력이 발휘된 것이다.
 
새로운 교회 건물 1층은 주변의 불신자들도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카페를 만들고, 지역의 학부모와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 도서관, 놀이터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개방했다.
 
상가중심지에 위치해 있고 대형마트가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으며, 시청과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은 점에 착안해 카페 '커피밀'도 정식 사업자 등록을 내고 세련된 인테리어는 물론 전문 바리스타를 채용해 커피 맛에도 신경을 썼다.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교인들보다 일반 지역주민들이 월등히 많다. 이들은 교회를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교회의 문화에 익숙해져서 간접적인 전도의 효과도 크다
 
본당은 전적으로 예배를 위한 공간으로 꾸미긴 했지만 지역사회에도 문호를 열고 공연이나 집회, 세미나 등의 장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교회도 자체적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콘서트나 세미나를 기획해 개최하기도 한다.
 
강남교회는 교회당 건축 이후 어린이 도서관, 아기학교, 문화교실, 이웃사랑 나눔운동, 이웃학교 장학금 지급, 장수대학, 장기기증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교인 수는 꾸준하게 증가해 정 목사의 부임 전보다 두배 수 이상 증가했다. 교인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 목사는 단 한번도 교회의 규모나 성도 수의 증가를 목표로 목회를 하지는 않았다.
 

   
 


"교회의 규모나 성도의 수가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따라 올 수는 있으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죠. 교회는 가치지향적이어야 합니다. 강남교회는 지역주민들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그늘을 주고, 은혜의 비를 내리며 많은 이들에게 영육간에 강건함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되려고 해요."
 
교회 건축을 아무리 잘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정 목사는 목회의 본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교인들 양육과 예배, 기도 및 선교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 그렇다고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지는 않는다.
 
정 목사는 "교회 전체가 예배와 기도, 전도와 선교로 방향을 잡고 이를 위해서 역량을 쏟는다"며, "이런 가운데서 교인들도 안정과 활기를 찾고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 비록 빨리 가지는 못하더라도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본기 위에서 강남교회는 '3333비전(3000성도, 300개 셀, 30선교사, 3개 교회 개척)'을 세우고 향후 10년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전도대가 모여 기도회 후 울산 지역 전역으로 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달 둘째 주일은 언양에 위치한 요양병원을 방문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숫자를 위한 목표치가아니라 교회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교회는 설명한다.
 
현재 7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는 강남교회는 매년 한 두 지역을 정해 교회를 건축하며 선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단독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예정이다. 아직도 교회 건축에 따른 부채를 갚느라 여유가 많이 없지만 최근 4년간 계속해서 후원을 확대해가고 있다.
 
강남교회의 특이할 만한 점 또 한가지는 교회학교 학생들의 숫자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들의 헌신과 함께 영아부부터 고등부까지 예배시간을 장년 예배시간과 같은 시간에 편성해 부모와 자녀가 동일한 시간대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한 효과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위한 놀이터와 도서관 설치도 자녀가 어린 가정이 정착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정 목사는 "처음 부임했을 때보다 지금 단적으로 교인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며, "강남교회는 사실 지역사회에서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했는데 지금은 좋은 소문이 많이 들리는 자랑할만한 교회가 된 것 같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고 지난 10여 년 동안 걸어온 목회여정을 은혜와 감사로 표현했다.은혜가 아닐 수 없다"고 지난 10여 년간의 은혜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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