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섬김이 구원 열매 맺히는 비결이죠

한결같은 섬김이 구원 열매 맺히는 비결이죠

[ 우리교회 ] 물댄동산교회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5년 11월 24일(화) 17:13
▲ 올해 11월 추수감절 예배를 드리고 함께한 물댄동산교회 성도들.
▲ 조필구 목사

【충북 보은 이경남기자】 충북 보은군 속리산 자락의 덕동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농촌마을 언덕에 위치한 물댄동산교회를 만날 수 있다. 금빛 햇살을 받아 잘 익은 주홍 감을 따고 있던 조필구 목사(물댄동산교회 시무)는 밝고 소탈한 미소로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농촌교회는 목사의 섬김이 일상이 되지 않으면 누구도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농촌에서는 목회자가 섬김을 받으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죠."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어르신들을 섬기는 농촌 목회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끌림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는 조 목사는 어린 시절부터 낫을 잡고 농사일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청년시절에는 일부러 고된 공사판 일을 자원해 각종 전기 기술, 배관 기술을 접했다. 건축 관련 기술을 익히면 틀림없이 농촌 목회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열심히 배워뒀다고.
 
2002년 10월 당시 덕동교회(현 물댄동산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했을 때 교인은 고작 6명 뿐이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실망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하나하나 살피고 해결해주는 '마을 해결사'를 자처했다. 마을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지저분한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봄마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꽃길을 조성했다. 겨울에는 집 앞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기 힘든 어르신들을 대신해 눈 치우기를 시작했다. 그외에도 잡초 제거, 보일러 수리, 전기공사, 농사일 돕기 등 세세한 섬김이 계속 이어지자 교인은 28명까지 늘어났다. '농촌교회 목회자는 금세 도시로 떠나더라'는 주민들의 예상과 달리 조 목사는 첫 부임 후 지금까지 13년을 한 곳에서 사역하며 든든하고 편안한 이웃이 되었다.
 
2009년도에는 마을 사람들의 추천으로 이장을 맡게 되어 2년간 마을을 섬겼다. 그 후에도 계속 이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지역 교회들과의 협력사역이 하나, 둘 늘어감에 따라 고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방인이나 다름없는 그가 동네 이장을 맡을 정도로 주민들에게 친근하고 마을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천용자 씨도 조 목사의 꾸준한 섬김에 감동을 받아 2011년 개종해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고 교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 섬김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성전 리모델링, 교육관 및 사택 공사 모두 조필구 목사의 손이 안 간 곳이 없다. "청년 시절부터 익혀온 기술들을 총동원해 2004년부터 교회 리모델링을 시작해 완공시킨 후 2007년부터는 3년에 걸쳐 교육관과 사택을 지었습니다." 당연히 인테리어 전문가가 시공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정갈하고 예술적인 교회 내부를 살펴보니 창살 하나하나에 스며든 그의 정성과 꼼꼼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홀로 모든 공사를 맡아 진행하다보니 손가락과 발가락이 잘리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는 일이기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고.
 

▲ 지난 11월 15일 물댄동산교회 성도들은 충남대병원의 환우들을 위로하는 특송을 부르고 준비해간 떡을 함께 나눴다.

물댄동산교회는 자립대상교회이지만 조 목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 해외 선교 또한 미뤄 둘 수 없었다. 2014년 강동진 목사(보나교회)의 도움으로 조 목사가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후원해 줄 도시교회와 연결이 되고 몇몇 성도의 지원을 받아 표고버섯, 감자, 율무 등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생산비용을 제외한 농산물 수익금은 지역 학생 장학금과 선교기금 등으로 사용한다. 조 목사는 "표고버섯 등 농산물 판매 수익금 덕분에 성도들에게 헌금을 강조하지 않고도 선교사님 세 분을 지원하고, 청주 여자교도소 선교, 충남대병원 선교, 장학금 후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노회의 도움을 받기만하는 교회에서 조금 더 어려운 곳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물댄동산교회는 보은군에 위치한 보은교회, 소여교회와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하며 올해 1월부터 꾸준히 모임을 갖고 농촌 교회의 목회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있다.
 
"곧 다가올 겨울에 마을 어르신들이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새벽부터 눈을 치워드려야 하는데 트랙터가 꼭 생겼으면 좋겠다"는 조 목사의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져 농촌교회의 값진 복음의 결실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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