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 후, 천국만 사모합니다"

"조기은퇴 후, 천국만 사모합니다"

[ 인터뷰 ] 박귀동 목사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1월 26일(목) 13:20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천국만 바라보며, 은퇴목사님들과 함께 예배드립니다."
 
지난해에 녹양교회를 65세 조기 은퇴한 박귀동 원로목사는 지난 6월 경기북부지역 은퇴목사들을 위한 은목교회에서 은퇴목사 부부 열 가정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박귀동 목사는 "목사님들이 은퇴를 하면 막상 예배드릴 교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시작한 일"이라며, "초교파적으로 함께 모여 사회, 설교, 축도, 기도를 목사님들이 돌아가며 담당하고, 은퇴목사 부인들이 찬양을 담당하는 공동목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목교회 예배 장소는 의정부교회(김준호 목사 시무)가 30여 평의 공간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곳에서 매주 열 가정이 모여 주일예배 후 오후에는 말씀나눔시간을 갖는다. 박귀동 목사는 한 은퇴목사의 말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매번 설교에 대한 부담감으로 성경을 읽었는데 은목교회에서 말씀 나눔 시간을 가지니 신앙생활을 새로 하는 느낌이다."
 
은목교회는 지난 성탄주일 특별한 이웃을 초청했다. 가출 청소년을 위한 단기 그룹홈을 운영하는 청소년문화공동체 '10대지기'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30여 명을 초청해 연합예배를 드린 것. 아이들을 위해 100여 만원의 상당의 선물과 정성껏 준비한 식사도 나눴다. 또한 선교의 사명을 꾸준히 감당하기 위해 매달 수익의 십분의 일을 선교비로 책정하고, 3기관에 선교비를 전달하고 있다.
 
박귀동 목사는 은퇴 10년 전부터 교인들에게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목회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서 교회에서 준비한 퇴직금을 고사하고, 원로목사를 위해 마련한 집도 교회명의로 등록해 사유화하지 않았으며 교회에서 소정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것 외에 교회에서 준비한 원로목사 대우를 일절 사양했다. 박 목사는 자신의 선택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며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목사로서 세상적인 가치가 아닌 천국만 바라보는 삶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에 필요한 개혁 과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박 목사는 "잘산다는 개념을 물질에만 초점을 두어 한국사회가 불행한 것 같다"며, "이러한 세상적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이 교회로 침투해 교회가 병들고 성도들도 현세 지향적으로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죽음은 끝이 아닌 천국으로 가는 출발점이기에 교회는 교인들이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목회자들은 죽음을 주제로 설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사의 정체성이 바로서면, 교회의 정체성도 분명해진다"며, "한국교회는 △먼저 나부터 회개할 것 △명예나 감투 문제로 싸우는 것을 즉시 중단할 것 △기득권을 포기할 것 등 이 세 가지를 통해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귀동 목사는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을 사모하며 '100세 시대'에 목회자가 은퇴 후 아름다운 인생의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은목교회의 비전을 잘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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