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와 영원한 언약을 맺으리라(사 55:1-5)

내가 너희와 영원한 언약을 맺으리라(사 55:1-5)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이사야 40-55장 연구 16(완)

오택현 교수
2020년 06월 26일(금) 00:00
포로기라는 위기의 상황에서 백성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선지자는 이제 자신의 예언(사 40~55장)을 마무리하면서 이스라엘에게 회복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보증인 하나님과의 언약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선지자는 다윗 왕조의 영속성을 주장한 다윗언약의 내용과는 달리 바벨론에 의해 나라가 멸망하고 다윗 왕조도 끊어진 듯한 상황 속에서 제기되는 포로민들의 많은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지자는 다윗언약이 아직도 유효함을 강조하며 이 언약이 새롭게 갱신되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새로운 영원한 언약(베리트 올람)이 체결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절에서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선포하고 있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선지자를 통해 강조해 왔듯이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혜에 값없이 동참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목마른 사람도 돈 없는 사람도 누구든지 나와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으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에 동참하는 데는 신분의 귀천이나 차별이 있을 수 없고 대가를 지불할 필요도 없다. 모두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잔치에 참여기만 하면 된다고 선지자는 말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특정인이 아닌 이스라엘 모두에게 임할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

2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헛된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수고하고 있는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계신다. 그들이 하고 있는 헛된 일은 다른 신을 찾고 강대국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외면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헛된 일을 벗어버리고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새 일을 찾을 것을 강하게 명령하고 있다.

3절에서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영혼을 살릴 수 있는 새 일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다윗언약과 같이 그들과 새롭게 맺은 영원한 새 언약이다. 여기에 나타난 다윗언약은 하나님 편에만 책임이 있는 편무적이고 무조건적인 언약이고 하나님께서 다윗왕조의 영속성과 예루살렘의 영원성을 보장하셨던 언약이었다. 하지만 다윗 왕조가 무너지고 예루살렘이 폐허가 되면서 선지자는 왕국의 멸망과 다윗언약의 영속성이라는 서로 모순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다윗언약을 조건적으로 해석하여 이스라엘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나라가 비록 멸망했지만 현재의 멸망의 상황에서도 폐기된 줄 알고 있는 다윗언약은 아직도 유효하며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하여 돌아온다면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를 통한 나라의 회복을 이루신다는 것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새로 체결된 언약은 이전의 언약과 같이 다윗 집안에 국한된 언약이 아니라, 온 이스라엘에 대한 언약관계로 새롭게 확장되어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 안에 모든 이스라엘이 초대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는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내용의 언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3절의 말씀은 찬송 550장 2절의 말씀을 떠오르게 한다.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매였던 종들이 돌아오네. 오래전 선지자 꿈꾸던 복을 만민이 다같이 누리겠네."

4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전 다윗을 통하여 그에게 주셨던 사명을 확인하고 있다. 하나님은 다윗을 만민들 앞에서 하나님의 증인으로 세웠고 그를 '인도자(나기드)'와 명령자로 세웠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사무엘하 7장 8절 이하의 다윗언약 본문에서 그를 '주권자(나기드)'로 세웠다는 내용과 일치하고 있는 본문이다.

5절에서 선지자는 하나님에 의해 영원한 언약이 체결됨을 통해 이스라엘의 위상이 달라지게 됨을 보여주고 있다. 즉, 하나님에 의해 만민들의 인도자와 명령자로 세움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은 여호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게 되어 전에 이스라엘이 알지 못하던 나라들이 하나같이 달려와서 영화로워진 이스라엘을 우러러 볼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일은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는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가능해진 일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말씀을 통해 선지자는 그의 예언을 마무리하면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새롭게 맺은 언약을 재확인한 이후 모든 피조물들의 축복을 받으며 영광스럽게 시온으로 돌아올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예언을 끝맺고 있다. 절망한 포로민들을 위한 선지자의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을 좌절의 늪에서 끌어올려 희망을 바라보며 달음박질할 수 있게 해준 힘있는 메시지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선지자의 메시지는 오늘 우리에게도 큰 힘을 주고 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예견하지 못한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좌절과 절망을 체험했고 아직도 그 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살고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예전에 언약을 맺은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언약이 나에게도 유효한지는 모르고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예전 다윗과 맺은 영원한 언약이 아직도 유효함을 보여주시고 있고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과 다시 맺은 영원한 언약도 더불어 유효함을 우리에게 알려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오늘 우리와도 영원한 언약을 통해 우리를 지켜주시고 모든 절망 속에서 탈출시킬 준비가 끝났음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포로기 이스라엘과 같이 좌절의 사슬을 끊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환희와 기쁨의 영원한 언약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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