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

너의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6)사자굴의 다니엘(단 6:16)

배정훈 교수
2021년 02월 04일(목) 13:34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호의(好意)와 적대감(敵對感)이라는 두 개의 다른 태도를 보여준다. 한편으로, 메대의 다리오 왕처럼 "너의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라고 진심으로 우리의 평안을 기원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섬김과 호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을 기어코 사자굴에 던지고야 말겠다고 전의를 다진다. 신앙인들은 적군과 아군 사이에서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 다리오 왕의 호의에 마음을 놓지 않으면서도 적들의 음모를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기적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바벨론의 시대가 지나고 메대의 다리오 왕이 다스리던 시대에 디아스포라를 향한 왕과 왕의 신하들의 태도가 서로 다르다. 다리오 왕은 관용(寬容)이라는 제국의 통치 이념에 따라 포로들에게 기회를 균등히 주고, 제국에 이익이 된다면 개인의 신앙을 묻지 않고 능력있는 자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제국의 왕이다. 그러나 왕과는 달리, 왕의 신하들은 제국이 표방하는 관용에서 디아스포라인 다니엘을 배제하고, 제국의 법과 이념보다 그들만의 이익이 우선이며, 자신들을 위해서 왕조차 이용하는 자들이다.

그렇게 다니엘을 볼모로 한 왕과 왕의 신하의 투쟁이 시작된다. 왕은 다니엘의 충성심을 인정하여 그를 총리 중의 하나로 임명하고, 나아가 다니엘을 유일한 총리로 세워 전국을 다스리게 하려고 하였다(단 6:3). 이 정책은 분명히 제국을 이롭게 하는 왕의 공평한 판단이었지만, 불이익을 경쟁에서 밀린 총리들과 고관들에게는 불편한 일이었다. 왕의 판단을 뒤집으려는 그들의 첫 번째 음모는 다니엘의 흠을 찾는 것이지만 실패하였다. 남은 것은 다니엘의 개인적인 신앙 행위를 문제 삼는 것이었다. 다니엘의 대적자들은 다니엘을 염두에 두고 왕에게 삼십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의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나 무엇을 구하면 사자 굴에 넣기로 한 금령 제정을 요청하였고(6:7), 이 법령이 왕을 통해 발효되었다.

사자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언제나처럼 예루살렘을 향하여 창문이 열려 있는 다락방에서 하루 세 번씩 기도하였다. 그것은 다니엘이 거절한 "왕의 음식과 포도주"처럼,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거절한 "금신상에 절하는 것" 만큼이나 디아스포라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신앙의 마지노선이었다. 음모자들이 왕에게 이 법령을 어긴 다니엘의 처벌을 요구할 때 비로소 왕은 이 행동의 음모를 깨달았다. 그러나 왕은 다니엘을 사자굴에 내어주며 기도한다: "네가 항상 섬기는 너의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단 6:16). 초조하게 밤새 기다렸다가 다시 찾아온 왕은 다니엘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사자굴에서 구원받은 다니엘은 비로소 자기를 변증한다. 누구나 사자굴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구한 것은 바로 다니엘의 무죄를 확신하는 증거이다. 제국이 신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왕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단 6:4, 22). 음모자들은 왕의 유익을 위하여 충성한 자를 죽이려는 악을 범한 것이며, 다니엘의 기도 행위는 오히려 왕에게 더 충성하기 위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다니엘의 모든 행동은 전혀 왕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행위였다고 변증한다. 왕의 고백을 통해 깨달은 것은 결정적으로 왕을 움직인 것은 다니엘의 하나님이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구원한 기적이다(단 6:27). 이미 다니엘의 충성심을 알고 있던 왕은 다니엘의 안전을 확인하고, 다니엘을 참소한 자들을 그들의 처자들과 함께 사자굴에 집어넣었고, 그들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자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다니엘의 시대처럼, 그리스도인을 향한 호의와 적대감이 공존하는 이 시대에 지혜로운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무엇인가? 신앙인들이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은 탁월한 능력과 흠 없는 삶이다. 다니엘은 왕이 요구하는 능력의 탁월을 보여주어 왕의 호의를 받았고, 흠 없는 삶으로 넘어뜨리려는 악한 음모에서 살아남았다. 세상 욕심에 눈멀고 탐욕을 위하여 진리를 팔지 말고, 세상을 섬기고 헌신함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신앙의 마지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 이외에는 흠잡을 수 없게 사는 것, 그것이 이 땅에서 우리에게 요구된다. 또한 하나님의 기적만이 세상에서 신앙인들의 일상의 삶을 지탱하게 해준다. 우는 사자와 같이 신앙인들을 넘어뜨리려는 악한 세력들 앞에서 하나님은 기적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들을 도우신다. 그것이 적들 앞에서 신앙인들이 담대해야 할 이유이다. 동시에 "하나님이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구원하신" 기적을 목격한 이방왕 다리오는 철저한 신앙인들의 후견자가 되었다. 신앙인의 순종에 대한 응답으로 하늘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은 흠 없이 살면서 오직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고 나누고 헌신해야 한다. 그렇게 이방 땅에서 다니엘의 포로살이는 계속되었다. 오지 않은 포로의 끝만 바라보면서 모든 삶을 유보하는 것이 아니라, 포로가 끝나기까지 이 땅의 삶을 가치있게 여기면서 흠 없음과 탁월한 삶, 그리고 악에 대한 담대함과 하나님의 기적의 선물을 기대하며 포로살이 신앙의 여정을 믿음으로 걸어갔다.

배정훈(장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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