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구름을 타고 오실 '인자 같은 이'

하늘 구름을 타고 오실 '인자 같은 이'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7)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 인자같은 이가 도래한다 (다니엘서 7:14)

배정훈 교수
2021년 02월 10일(수) 08:58
다니엘서 7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자 같은 이'는 천상의 존재로서 역사의 종말에 제국의 심판과 함께 하늘로부터 구름 타고 오셔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통치하는 권세를 받을 자이다. 인자 같은 이의 도래는 그리스의 멸망과 함께 성취될 줄 알았지만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되었다.

다니엘서 7장에서 이 내용을 더 살펴보기로 하자. 다니엘서 7장은 1~6장과는 다른 장르인 묵시문학이지만, 다니엘서 1~6장과 마찬가지로 '포로'라는 관점으로 읽어야 한다. 7장의 예언을 듣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에서 가나안 땅에 돌아온 이후에도 그들이 여전히 포로 상태에 있다고 해석한다. 70년 만에 끝날 줄 알았던 포로생활이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니라, 바벨론 멸망 이후 메대, 바사, 그리스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강포함은 더 강화되고, 마침내 주전 2세기 안티오쿠스 4세에서 극악함의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안티오쿠스 왕은 그리스 제국이 원래 통치의 효율성을 위하여 채택한 관용과 식민지를 향한 존중을 버리고, 무자비한 억압, 강간과 살인,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경제적인 착취를 통하여 백성들이 두려움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만들었다. 다니엘서 7장은 백성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핍박의 상황에서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포로생활을 잘 극복하고 제국의 멸망 이후 찾아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제시한다.

7장에서 종말에 관한 복음의 소식이 포로라는 해석학적인 틀과 환상(vision), 하나님의 현현(theophany), 천사의 해석이라는 전형적인 묵시문학의 형식을 통해 전해진다. 7장에서 관심은 "언제 포로가 끝나는가?"인데, 포로의 기간이 70년에서 70이레로 바뀌고, 이 기간이 지나면 세상 나라의 종말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할 것이다(단 7:25). 극악한 네 번째 왕국인 그리스와, 그리스의 마지막 왕인 안티오쿠스 4세의 멸망까지 세때 반 남았다. 7장은 이러한 종말에 관한 계시를 묵시문학적인 용어로 표현한다. 그리스를 마지막으로 하는 네 제국들은 사자, 곰, 표범, 그리고 넷째 짐승 등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마지막 제국과 왕의 심판 장면은 전통적인 보좌환상을 통하여 묘사된다(단 7:9). 하나님의 보좌가 놓였는데, 그분의 모습은 옷이 희고, 머리털은 양털 같고, 보좌는 불꽃이고, 바퀴가 타오르는 불이다. 천천과 만만의 천사의 호위를 받으며 하나님이 심판을 베푸는데 책들이 펴있고, 네 번째 나라의 심판과 마지막 왕의 멸망을 선포한다.

속히 종말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백성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를 통치하는 '인자 같은 이의 도래'와, 교회를 상징하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먼저 교회를 상징하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의 운명에 관하여 말한다. 이들은 안티오쿠스를 상징하는 한 뿔에 의하여 핍박을 받지만, 지극히 높으신 자에 의하여 나라를 얻게 된다(단 7:18). 안티오쿠스는 "장차 지극히 높으신 이를 말로 대적하며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를 괴롭게 할 것이며 그가 또 때와 법을 고치고자 할 것이며"(단 7:25), "성도들이 그의 손에 붙인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단 7:25)고 예언되었다.

세 때 반이 지나고 제국의 종말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 인자 같은 이가 도래한다. 인자 같은 이는 심판을 수행하는 하나님의 대행인이다. 인자 같은 이가 천상의 존재라는 상징으로 "하늘 구름을 타고" 등장하고,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인 하나님 앞으로 인도되어 왕으로서 나라의 통치권을 이어받는다. 인자 같은 이는 모든 백성과 모든 자들의 주로서 그들의 섬김을 받는다. 또한 인자 같은 이의 권세는 영원하고 그가 통치하는 나라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하다(단 7:13~14). 포로기 이전에는 인간인 다윗의 후손이 왕으로서 통치하였고, 왕으로부터 메시아 사상이 발전하고, 이 연속성 상에서 묵시문학에서는 인자 같은 이가 천상의 존재로 역사를 넘어 통치자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하여 도래하는 것이다.

구약에서부터 신약에 이르기까지 이 본문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주어진다. 백성들은 7장의 예언에서 그리스의 멸망, 안티오쿠스의 죽음, 하나님 나라의 도래, 그리고 인자의 등장이 함께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멸망과 안티오쿠스의 죽음은 이루어졌지만,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인자 같은 이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종말은 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7장에 나타난 역사의 종말에 대한 기대는 로마 시대로 이어졌다. 다니엘서 7장에서 종말에 나타나는 인자 같은 이에 대한 예언은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에서 성취되었음이 판명되었고, 그의 초림을 통하여 역사적인 종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자 같은 이이신 예수께서 승천하신 이후에 역사의 종말에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기대되었다. 다니엘서 7장의 예언에 따라 종말이 성취되기를 기대하던 기독교는 그 종말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으로 성취되었다고 고백한다. 기독교는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현재를 누리면서, 다시 오실 예수께서 인자 같은 이로 구름 타고 심판자로 오실 것을 기다리고 있다.

배정훈(장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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