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쉬지 못하게 하는 자들(사 62:6~12)

하나님을 쉬지 못하게 하는 자들(사 62:6~12)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1

강성열 교수
2021년 08월 10일(화) 09:55
이사야 62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5절, 6~9절, 10~12절 등이 그렇다. 1~5절은 버림받은 유다 백성이 하나님의 약속에 힘입어 회복의 기쁨을 누릴 것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6~9절은 하나님께서 자기가 세운 파수꾼들을 통해서 예루살렘을 위한 1~5절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실 것임을 확증하며, 그 약속이 풍성한 농산물의 수확과 그로 인한 감사의 응답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10~12절은 하나님의 약속이 신뢰할 수 있는 것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신앙적인 응답, 곧 믿음에 기초한 행동을 요청한다.

6~7절: 예언자 이사야는 예루살렘을 의인화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는 바, 의인화된 예루살렘은 사실 그곳에 거주하는 유다 백성을 가리킨다. 그는 하나님이 예루살렘 성벽 위에 파수꾼들을 세우시고 그들을 종일토록 잠잠하지 않게 하셨다고 말한다(6a절). 일반적으로 파수꾼의 역할은 적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적군의 침략이 있을 경우에 그것을 신속하게 성중에 보고하여 성읍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말하는 파수꾼들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도리어 자신의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기쁨으로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파수꾼들의 이러한 역할은 승리를 거두시는 주님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시는 모습을 보고서 기쁜 목소리로 보고하는 자의 모습과 일치한다(사 52:7~8). 하나님이 세우신 파수꾼들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유다 백성의 파수꾼들로서 주야로 늘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하나님께 그가 하신 약속(1절)을 쉬지 않고 늘 상기시켜 드려야 할 중대한 책임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6b절).

그들은 언제까지 이처럼 쉬지 않고 하나님으로 기억하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하나님이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그를 쉬지 못하게 해야 한다(7절). 하나님이 친히 예루살렘을 위해 잠잠하지 않고 또 쉬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으므로, 파수꾼들은 그를 끈덕지게 조름으로써, 그가 예루살렘의 구원을 위한 자신의 약속을 잊지 못하게 하고, 또 그 약속을 지키시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파수꾼에게 주어진 이러한 역할은 역설적으로 하나님이 마치 자신의 약속을 잊어버린 것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 결코 그 약속을 잊지 않으실 것임을 강조하는 효과를 갖는다.

8~9절: 하나님이 이처럼 자신의 약속을 지키실 때, 예루살렘과 그곳의 거주민들은 어떠한 은혜를 입게 되는가? 언약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 임하게 되는 저주가 다시는 그들에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신 28:30, 33; 레 26:16). 과거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언약 규정을 지키지 못함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그 결과로서 시내 산 언약의 저주 규정을 따라 이방 군대의 침략을 받았고 그것이 경제생활에까지 심대한 타격을 주었으나, 하나님의 구원 은총에 힘입어 민족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게 될 새 예루살렘에서는 그러한 저주의 효력이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8b절).

뿐만 아니라 유다 백성은 저주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구원 은총에 힘입어 자신이 수확한 것을 기쁨으로 직접 먹고 또 성소의 뜰에서 그것을 즐거이 마시게 될 것이요, 그 일로 인하여 하나님을 찬송하게 될 것이다(9절). 이것은 농산물 수확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과 복이 필연적으로 그에 대한 감사의 응답을 가능하게 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놀라운 하나님의 약속은 절대로 번복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그 목적한 바를 이룰 것이다. 그 까닭은 그것이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오른손과 능력의 팔로 맹세한 것이기 때문이다(8a절).

10~12절: 하나님의 약속이 이처럼 확실할진대, 그에 대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들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앉아서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이 들려주시고 보여 주신 바를 따라 믿음을 가지고서 행동해야 한다. 하나님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이사야를 통해 지시하신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성 바깥으로 나아가서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남은 백성이 돌아올 길을 예비하되, 큰 길을 닦고 돌들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만민이 볼 수 있도록 깃발을 올려야 한다(10절). 과거에는 큰 길이 이방 민족의 침략군이 쳐들어오는 길목으로 사용되었으나(사 36:2),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모든 유다 백성이 하나님의 구원 은총에 힘입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길목으로 사용될 것이다(사 11:16).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도 그 길을 사용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실 것이다(사 40:3).

유다 백성이 이처럼 성 바깥으로 나가서 큰 길을 닦고 돌들을 제거함으로써 백성의 길을 예비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땅끝까지 온 세상에 선포하시되, 그들의 구원자가 곧 임하실 것이요, 그에게 상급이 있을 것이며, 보응이 그의 앞에 있음을 딸 시온에게 일러주라고 하셨기 때문이다(11절). 이것은 곧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서서 세상 모든 민족에게 미칠 것임을 의미한다. 아울러 그것은 하나님께서 구원자를 통하여 세상의 온갖 재물과 부를 유다 백성에게 돌이키실 것임을 뜻하기도 한다(60:4~9).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영적인 관계의 회복이다. 이러한 관계의 회복은 이스라엘 민족의 호칭이 바뀔 것이라고 보는 12절의 메시지에서 확인된다. 이 구절에 의하면, 사람들은 이스라엘 민족을 "거룩한 백성"으로, "여호와께서 구속하신 자"로, '찾은 바 된 자'(Sought Out)로, '버림 받지 아니한 성읍'(A City Not Forsaken)으로 부를 것이다. 이 네 가지 호칭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구원 은총이 궁극적으로 전통적인 언약 관계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강성열 교수 /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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