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찢고서 주께 돌아오라(요엘 2:1~2, 12~17)

마음을 찢고서 주께 돌아오라(요엘 2:1~2, 12~17)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2

강성열 교수
2021년 08월 17일(화) 07:11
요엘의 메시지는 크게 보아 메뚜기와 가뭄의 재앙(1장), 하나님의 심판과 관련된 여호와의 날과 회개 촉구(2:1~17), 이스라엘의 회복과 하나님의 구원(2:18~3장)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오늘의 본문은 다가올 여호와의 날, 곧 심판의 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시하고 있는 바, 그것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를 선포하여 하나님의 성전에 모이는 일이요, 하나님 앞에서 굵은 베를 입고 마음을 찢고서 슬피 울며 회개하는 일이다. 요엘은 이스라엘이 금식하며 울며 애통해하고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로 돌아가야만 심판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회개하는 척하면서 옷을 찢기만 하는 형식적인 회개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제의적인 정결만 가지고서도 안 된다. 오로지 마음을 찢고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고 그에게로 돌아서야만 한다. 내적인 삶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1~2절: 하나님은 요엘과 파수꾼들(히브리어 원문, '그들')에게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자신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그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하라고 명하신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하나님의 거룩한 산 예루살렘에서 전쟁의 경보를 울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들이 선포해야 할 경고의 메시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곧 여호와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날은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짙은 구름이 덮인 날이다. 구약성서에서 어두움은 때때로 재앙과 심판의 도구로 사용된다. 이집트와 바로에게 임한 흑암의 재앙이 그렇다(출 10:21~22). 이것은 여호와의 날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시는 날이면서 동시에 재앙과 심판을 위한 날임을 의미한다. 그날에 하나님은 마치 새벽빛이 서서히 산 전체에 짙게 깔리듯이 많고 강한 군대를 이스라엘에 보내어 이스라엘 전역을 가득 채우게 하실 것이다. 전무후무한 대재앙이 그들에게 임할 것이다.

12~14절: 요엘은 그러한 재앙과 심판을 피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대대적인 회개 운동을 촉구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기 위하여 울며 애통하는 마음으로 금식해야 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회개해야 한다. 겉으로만 회개하는 척해서는 안 된다. 주께서는 옷을 찢는 외형적인 회개보다도 마음을 찢는 내면적인 회개를 더욱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된 회개는 마음만을 고치는 데 있지 않다. 주께서 진정으로 그들에게 원하시는 것은 그들이 삶과 행위 속에서 하나님께로 방향을 돌이키는 회개이다. 행위와 삶을 고치지 않는 회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요엘이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개를 촉구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곧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시고 노하기를 더디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있다. 그는 회개하고 뉘우치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분이다. 또한 그는 인애가 크셔서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않으실 수도 있는 분이다.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삶과 행위를 고치고서 온전히 주께로 방향을 '돌이키면' 하나님도 자신의 뜻을 '돌이키실' 것이라는 얘기다. 마치 니느웨 백성이 제각기 자신의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사'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않으신 것처럼 말이다(욘 3:10).

그러나 이스라엘이 회개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재앙과 심판이 철회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스라엘의 회개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되어도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심판을 철회하고 안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자유 주권에 달려 있다. 그 까닭에 요엘은 주께서 '혹시' 마음과 뜻을 '돌이키시고' 복을 내리셔서 그들이 소제와 전제를 드릴 수 있도록 농산물 수확에 풍성한 복을 주실지 누가 알겠느냐는 표현을 사용한다.

15~17절: 하나님은 또한 파수꾼들('너희')에게 거룩한 금식일을 선포하고 성회를 소집하라고 명하신다. 왜냐하면 적군에 맞서 전쟁을 준비하기보다는 성회를 갖고서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간구하는 행동이야말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불러모아 그 모임을 거룩하게 해야 하는 바, 그 모임에는 남녀노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참여해야 한다. 나이 많은 장로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과 심지어는 젖 먹는 유아들까지도 거룩한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랑과 신부도 예외일 수 없다. 본래 신혼 생활을 즐기는 자들은 1년 동안 군대 징집 대상에서 면제되지만(신 20:7; 24:5), 국가적인 위기의 상황에서는 그러한 특권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이 일상생활과 세상 모든 즐거움을 중단하고서 하나님 앞에서 마음과 행위를 고치는 대대적인 회개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회개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할 자들은 제사장들이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두 가지 기도를 요구하신다. 첫째로 그들은 성전의 낭실(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면서 주의 백성을 불쌍히 여겨주실 것을 하나님께 간구해야만 한다. 그들이 낭실과 제단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중재하는 자리에 서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로 그들은 하나님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주께서 자신의 기업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욕되게 하여 이방 나라들의 지배를 받는 수모를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해야 하며, 이스라엘의 파멸을 보고서 이방 사람들이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간구해야 한다. 하나님의 명예에 호소하면, 하나님께서 혹시 그들의 간구를 들으시고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하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강성열 교수 /호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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