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의 하나님(나훔 1:4~8)

권능의 하나님(나훔 1:4~8)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2

윤동녕 교수
2022년 05월 04일(수) 15:40
나훔 선지자는 하나님을 마치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신 분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1장 2절에서는 하나님을 질투하시고, 보복하시고, 진노하시는 하나님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다. 때문에, 하나님은 인간적인 감정에만 휘둘리지 않으신다. 그래서 나훔 선지자는 인간적 면모를 지닌 하나님으로부터 권능이 크신 하나님으로 시각을 돌린다.

자연에 표현된 하나님의 권능(1:4~5)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바다와 강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바다는 먼 곳에 있고 그 끝은 땅의 끝으로 여겨졌다. 또한 강은 평소에는 얕거나 마른 채로 자국만 있지만 우기가 되면 범람하여 농산물을 쓸어가고 거주지를 파괴하였다. 그래서 가나안 사람들은 바다를 '얌' 신, 강을 '나하르' 신의 거주지로 생각했다. 하지만 바다와 강은 하나님의 권능 아래에 있는 피조물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 꾸짖으시면 바다와 강은 마른다(4절).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시지 않으면 강은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이처럼 강에 물이 없으면 대지도 힘을 잃게 된다. 바산과 갈멜은 생기를 잃고, 레바논의 풀과 꽃은 바로 시든다. 바산은 이스라엘의 북쪽 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예언서에서 풍요의 성읍으로 자주 언급되며(암 4:1; 미 7:14; 겔 39:18),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갈멜산은 풍요와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다(아 7:5; 사 35:2; 렘 46:18; 암 1:2). 또한 이스라엘 영역 밖에 위치한 레바논은 뛰어나게 품질 좋은 나무들과 각종 식물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시지 않으면 이들 지역은 메마르게 되어 금방 쇠하게 될 것이다.

5절의 "그로 말미암아 산들이 진동하며 작은 산들이 녹고"라는 문구는 전형적인 신현현(신의 출현)의 표현방식이다(삿 5:4; 욜 4:16; 암 9:5; 미 1:4; 합 3:6, 10). 산이 진동하고 녹는다는 표현은 아마도 지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폭풍이나 번개 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표현할 수도 있다. 또한 폭풍처럼 달리는 군마와 병거 때문에 산이 진동할 수 있다. 작은 산으로 번역된 '기브아'는 언덕, 구릉을 의미한다. 작은 산이 녹는다는 표현은 산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산이 무너져 내리고 산사태가 난 모습이다. 폭우나 산사태로 인해 작은 산을 개간해 심은 과실수가 뽑혀 내려가고 공들여 가꾼 밭들은 그 모습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새 땅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5절 후반부에 "그 앞에서는 땅 곧 세계와 그 가운데에 있는 모든 것들이 솟아 오르는도다"라고 하였다. 큰 산이 진동하여 무너지고, 작은 산이 녹아내리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땅을 주시고 그 안에 새로운 세상(테벨)을 건설하게 하시고 거주하게 할 것이다.

분노에 표현된 하나님의 권능(1:6~8)

6절은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분노하시면 아무도 견딜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학적 질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피할 곳이 있다(7절). 하나님이 산성이시며 피난처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성이신 하나님께 피하는 니느웨 백성들도 구원받을 수 있는가! 선지자 요나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나훔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보았다. 나훔은 하나님께서 환난 날에 자기에게 피할 자가 누구인지를 알고 계신다고 말한다(7절). 이는 환난 날조차도 니느웨 거민들은 주께 피하지 않을 것임을 하나님께서 이미 알고 계심을 의미한다. 그들은 마지막까지도 니느웨의 수호신을 의지하였다(나 2:8). 그래서 나훔은 니느웨를 향하여 "네 상처는 고칠 수 없고 네 부상은 중하도다"(3:19)라고 선언하고 있다.

8절은 산성에 피난처를 찾지 못한 니느웨의 운명을 그리고 있다. "범람한 물"은 단순한 홍수 이상이다. 물이 넘쳐 유속이 빨라진 홍수를 뜻한다. 이 급류는 "그곳"을 완전히 파괴 시킨다. "그곳"에 사용된 히브리어 여성 접미사는 성읍 니느웨를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대적들을 흑암으로 몰아내신다. 니느웨는 유다의 대적이다. 하지만 질투의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유다를 괴롭히는 니느웨는 하나님의 대적이기도 하다. 대적들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격류에 휩쓸려 어두운 곳으로 사라진다. 범람한 물은 노아의 시대를 생각나게 한다. 하나님의 분노는 화산과 지진으로 표출되며 강과 바다를 범람케 한다. 흑암은 화산재로 어두워진 하늘을 생각나게 한다. 화산활동으로 물이 범람하고 하늘이 어두워지듯이 하나님의 진노는 강과 바다를 범람케 하며 하늘을 어둡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을 자는 산성으로 피하게 하시지만 니느웨 같이 멸망당할 자들은 흑암속으로 몰아내신다.

윤동녕 교수 / 서울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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