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에 잠못이루는 이스라엘...평화 임하길"

"걱정에 잠못이루는 이스라엘...평화 임하길"

[ 11월특집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3)현지에서 본 전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11월 14일(화) 08:25
애타는 피랍자 가족들.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앞에서 가족의 안전을 위해 군사 행동 보류를 촉구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앞에서 가족의 안전을 위해 군사 행동 보류를 촉구하고 있는 이스라엘인들
하마스의 지난 10월 7일 대규모 공습은 이스라엘의 1948년 독립 후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 본토가 당한 최대 규모의 공격이다. 1400여 명의 이스라엘 시민과 군인들이 살해되었고, 230명의 인질들이 잡혀갔다.

이스라엘 군 당국이 입수한 하마스가 인질을 학대하는 사진과 영상은 너무 잔인해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임산부를 죽이고 그 배를 갈라서 그 태아까지도 총과 칼로 해하는 장면들이 있다고 한다.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는 엄청나다.

가자지구 인근 스데롯의 이스라엘 공보처에서 피랍자들 프로필을 보고 있는 이강근 목사.
인질의 안전 문제는 이스라엘 최대의 관심사다. 1400명이 죽은 것도 슬프고 분노가 치밀지만 인질들이 풀려날 때까지 지상군 투입을 하지 말아달라는 시위가 연일 국방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죽은 사람은 죽었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을 더 이상 희생시키면 안된다는 부모들의 절규가 엄청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에야 말로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로 가자지구에서 대대적인 전쟁을 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이스라엘 시민들도 거의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어떠한 대가와 희생을 치르더더라도 이번만큼은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예비군까지 총동원할 수 있는 인원이 46만 명 정도인데 현재 36만 명이 동원되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난 20~30대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다 동원되어 어느 집이든 예비군으로 동원된 가족이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시청과 정부 및 지역 공공시설에는 담당자가 부재중이라 하고, 자영업 가개들도 많은 수가 문을 닫았다. 대학도 10월 13일 개학 예정이었는데 전쟁 발발 직후 11월 5일로, 다시 12월 3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러한 혼란이 언제 끝날 지 예측이 안되어 나라 전체가 혼란스럽다.

사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쟁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전력 차이가 크다. 현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보다는 주변국인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의 전쟁개입을 염려한다. 하마스를 지원하거나 지지하는 주변국의 동향에 민감한 상황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에 주둔하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예멘의 후티 반군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는데 이들도 잠재적 위험요소이다. 미국도 이러한 위험요소를 알고 이례적으로 미 해군 제럴드포드와 아이젠하워호 등 거대 항공모함을 파견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납치된 230명의 인질들은 이스라엘 국적자가 아닌 이들도 포함되어 있다. 가자지구 인근이 농업지구라 태국인들이 많고, 미국인, 독일인, 오스트리아인들도 있다. 각국들도 자국의 인질들의 안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 내 한인들은 900~1000여 명이 있었다. 예루살렘에는 목회자들이 많고, 텔아비브에는 상사원과 외교관들이 많다. 그러나 코로나 때 많은 이들이 철수한 상태다. 코로나 이후 한인들이 다시 늘어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해 현재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스라엘을 떠났다. 대사관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이스라엘을 떠나라는 문자가 나에게도 매일 오고 있다.

전쟁 발발 한달이 넘어가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포위하고 샅샅이 뒤지고 있는데 하마스 소탕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다. 500여 km에 이르는 방대한 지하터널이 있어 대부분 지하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스라엘에 하마스의 간헐적인 공격이 이뤄지는 것도 지하에 있다가 잠깐 나와 로켓을 쏘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질들도 지하터널에 분산해서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 및 침투가 반인륜적이라는 비난이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하마스의 전력은 이스라엘의 100분의 1도 안된다. 하마스는 승리가 아닌 국제여론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어린아이, 여성, 종교시설,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한 폭격 등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스라엘에 포를 쏜 진지가 대부분 모스크와 유치원 바로 옆이다. 아예 대부분의 병원 지하에 하마스본부를 만들어왔다. 하마스가 의도하는 것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자신을 공격하게 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유치원, 종교시설, 병원 등을 무차별 공격을 하고 있다는 여론을 만든다.

처음에 자행된 하마스의 극악한 공격은 잊고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무자비하게 공격한다는 사실만을 언급하곤 한다. 물론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것은 이스라엘의 잘못이다.

이스라엘은 가자기구로의 연료 등 반입을 막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비판 여론이 많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당국은 하마스는 수 백만 배럴의 연료를 갖고 있다며 증거사진을 공개했다. 이 정도면 4개월 정도를 전쟁하며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덫에 걸려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하마스를 없애버리고 새로운 통치 정부를 세운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은 지난 2005년, 2008년, 2014년 계속 되는데 모든 양상이 거의 비슷하다. 한국교회에도 당부하고 싶다. 하마스의 악행은 악행대로 바라보고 비난할 수 있어야 한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동일시 하면 안된다. 세 종류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 이스라엘 내 시민권을 가진 아랍 이스라엘리로 220만 명인데 이들은 조용히 살고 싶어한다. 그 다음으로 요르단 서안의 파타당으로 무하마드 압바스 통치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이들은 이스라엘과 어느 정도 타협하며 건국을 꿈꾼다. 그리고 하마스다. 무장단체였던 하마스는 정당을 세워 2006년 선거에서 압승을 해 정당 정치세력으로 탈바꿈 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세력이 아니다. 한 예로 러시아 기자가 하마스의 대원과 인터뷰를 했다.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할 것이 예상됐으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할 방공호를 마련해주든지 터널에 숨겨주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하마스는 터널은 하마스를 위한 것이고, 난민들은 이스라엘과 국제사회가 책임지라고 말했을 정도다. 팔레스타인인도 아닌 난민이라 불러버린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인간 방패막이로 삼을 뿐이다. 한국에서도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명이 넘어가면서 처음에는 이스라엘에 동정을 보내다가 이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하마스를 동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분쟁이 정말 종식되기 원한다면 현재 벌어지는 일만이 아닌 누가 악한 것인가를 어떻게 현실적인 평화를 만들 수 있는가를 분별했으면 좋겠다. 반세기에 걸친 분쟁이기 때문에 '하마스가 이럴 만 하지'라고 생각하며 한국에서 하마스 지지 집회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누가 옳으냐는 질문만 하면 이 갈등은 해결이 안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 냉철한 지성, 국제사회의 협력 등이 있어야 한다.



이강근 목사

예루살렘 유대학연구소 소장

히브리대학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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