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교회, 희귀병 앓는 소년 돕기 위해 '천사운동'

고척교회, 희귀병 앓는 소년 돕기 위해 '천사운동'

[ 교계 ] 여름보다 더 뜨거운 '사랑의 용광로'

표현모 기자 hmpyo@kidokongbo.com
2007년 06월 26일(화) 00:00
"도열아 힘내렴.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실꺼야."

"도열아 얼른 완쾌되어 다시 태권도 시작해야지."

서울서남노회 고척교회(조재호목사 시무) 본당 1층 한쪽 벽면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작성된 천사운동 후원자들의 짧은 편지글들이 가득 붙어있었다.

   
천사 운동 참여자의 응원 메시지와 기도문.
고척교회 제5차 천사운동 후원대상자로 선정된 이도열 군(횡문근육종 투병)을 향한 성도들의 격려 메시지이다.

또한 반대편 벽면에는 1천4명의 참여를 의미하는 1천4도씨를 가르키는 온도계가 계시되어 있었으며 본당에도 "힘내라 천사!"라는 구호와 함께 도열 군이 엄마 송일육목사와 함께 활짝 웃는 사진이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교회 전체가 도열 군을 아들같이 여기며 도움의 손길과 기도의 후원을 보내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고척교회는 지난 24일 제5차 천사운동 후원금 전달식을 갖고 지난 10일과 17일 이틀간 모금한 1천5백85만9천6백81원을 본보를 통해 도열 군의 부모인 이원경ㆍ송일육목사(경천교회)에게 전달했다. 1천4명을 목표로 했던 천사운동의 참가자는 목표치를 훌쩍넘어 1천7백42명이 참여했다. 청장년층이 1천3백24명이 참여했고 교회학교 학생들도 4백18명이 친구 혹은 동생뻘인 도열 군의 완쾌를 빌며 용돈을 아껴 참여했다.

   
고척교회 담임 조재호목사와 본보 사장 김종채목사, 도열군의 부모.
고척교회가 이번 천사운동 후원대상자로 선정되고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본보의 역할이 컸다. 2586호(2006년 12월 2일자) 신문을 통해 도열 군의 안타까운 상황과 경천교회의 건축 소식이 보도된 후 담임 조재호목사가 개인적으로 도열 군을 후원했으며 뒤이어 희망의 복지재단에서 진행하는 천사운동 후원대상자로 도열 군을 선정해 본보를 통해 지원하게 된 것.

이날 전달식을 겸한 찬양예배에서 '항상 기뻐하라' 제하의 설교를 한 김종채목사(본보 사장)는 "기독공보에서는 가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보도를 하게 되는데 고척교회 같이 도움의 손길을 자청하는 선한 이웃들을 볼 때 눈물이 나고 교계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한발자욱이라도 더 뛰게 된다"며 "도열이를 위해 헌금한 손길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만배로 갚아주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조재호목사는 후원금을 전달하며 "교인들 모두가 도열이를 향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금했다"며 "기독공보의 사장 이하 모든 직원들로 인해 도열이를 도울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척교회의 사랑의 온도계 앞에서 부부 목사가 웃고 있다.
이날 고척교회는 도열 군의 치료를 위한 후원금 외에도 태권도 도복을 전달했다. 소아암이 발병하기 전 도열 군이 태권도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윤치성집사의 속 깊은 배려는 색다른 감동을 느끼게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원경ㆍ송일육목사는 "지난해 도열이의 머리 속에 주먹만한 암덩어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약 도열이를 살려만 주시면 주님을 위한 교회당을 건축하겠다고 기도했다"며 "도열이의 퇴원 후 다음날로 바로 교회 건축을 위한 첫 삽을 뜬 이래 현재 90%정도 완공돼 도열이의 완치와 교회 완공이라는 두 가지 선물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부부는 "지금까지는 도열이를 위해 여러 성도들께서 기도해주셨지만 이제부터는 저희도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전달식 후에는 조재호목사의 인도로 도열 군의 회복을 위한 통성기도를 했으며 예배 후 예배당을 나서는 수많은 교인들은 부부 목사의 손을 잡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섭씨 1천4도씨를 넘긴 온도계의 눈금처럼 고척교회는 사랑의 온도가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 교회중직부터 고사리 손까지
매년 한 차례 이웃 돕는 '천사운동'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 2003년 시작된 고척교회의 천사운동은 왕성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유명한 고척교회의 사역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천사(1004)운동'이란 1천 4명의 후원자를 모집해 1명 당 1만원(교회학교 학생은 1천원)으로 매년 한 차례씩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운동. 한 사람의 힘은 작지만 그 힘들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교인들 모두가 이웃돕기에 참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교회가 하나로 결속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2003년 6월 천사운동을 시작한 고척교회의 천사운동 내역을 살펴보면, 제1차 천사운동 때에는 장애우에게 전동휠체어, 스쿠터 전달한 것을 비롯해 이후로 심장병, 백혈병 어린이 돕기(2차), 어려운 이웃 33명에게 개안수술비 지원(3차),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4차) 등 지원 대상과 방법도 다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고척교회는 지난해 7월 사회복지법인 희망의복지재단을 설립해 천사 운동을 포함한 대사회 봉사활동의 창구를 일원화시켜 더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척교회는 희망의복지재단 산하에 제가노인사업부, 사회교육부, 지역복지부, 좋은 이웃봉사단 등 6개의 부서를 운영, 사랑가정봉사원 파견, 사랑의 쌀 지원, 경로대학 및 방과후교실, 아기학교, 문화교실 운영, 나눔가게, 기관협력사역, 의료봉사, 가택수리, 이미용봉사, 고척어린이집 운영 등 지역 사회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희망의복지재단은 천사운동 이외에도 매년 5월 어르신 초청 잔치,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자원봉사교육 및 참여제공을 위한 해피청소년자원봉사단 운영 또한 병행하고 있다.


#11차 항암치료 마친 도열군
'횡문근육종' 점점 작아져


현재 이도열 군이 앓고 있는 횡문근육종은 왼쪽 안면 근육에 암세포가 생기는 병으로 그 부위가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을 싸고 있어 수술이 불가능한 일종의 희귀병이다.

도열 군은 지난해 7월 26일 소아암 판정을 받고 매월 4일씩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11차 항암치료를 마쳤으며 MRI 검사 결과 종양이 확연하게 작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동일 병명으로 입원한 소아환자의 경우 치료에 약 3~5년이 걸리며 완치율도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재발율도 높지만 도열 군의 경우에는 다른 환자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원경ㆍ송일육목사 부부는 아들 도열이의 발병을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여기고 교회의 경제적 어려움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성전건축을 시작, 자신들의 전 재산은 물론 도열이의 치료비를 후원하기 위해 보낸 지인들의 후원금마저도 성전 건축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에 위치한 경천교회는 가구공단이 위치해 외국인근로자들과 일용근로자들이 많은 가난한 지역으로 새로 건축하는 예배당에는 무료 공부방을 개설,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역에 거주하는 1천명이 넘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로하고 무료급식을 하기 위한 카페 설치, 소일거리가 없는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노인 사랑방을 운영해 급식, 건강체조, 레크레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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