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11)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11)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1-이사야 40~55장

오택현 교수
2020년 03월 06일(금) 00:00
이사야 40장 1~11절은 바벨론 포로지에서 희망을 선포한 이사야 40~55장 메시지의 서문으로 선지자의 장엄한 희망의 선언이자 그의 예언의 방향을 한 눈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구절이다. 다시 말해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바벨론 포로라는 절망의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자신의 백성들에게 위로의 첫마디를 건내는 메시지로 뜻하지 않은 전염병으로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재 우리들에게 더욱 마음에 와 닿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이사야 40~55장의 메시지는 심판의 예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사야 1~39장과는 다르게 메시지 전체가 희망의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까닭은 1~39장과 다른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 40~55장의 시대 상황은 주전 6세기 바벨론 포로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유다 성읍이 폐허가 되고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으며 백성들이 포로로 끌려간 사건을 과거의 사건으로 묘사하고 있고(사 44:26, 49:19, 51:3) 주전 8세기 맹주였던 앗시리아가 아닌 주전 6세기 맹주였던 신바벨론 제국이 세계사의 지배자로 나타나고 있으며(사 48:14, 52:11~12), 페르시아의 고레스에 대해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사람으로 언급(사 44:28, 45:1)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로기 동안 유다 백성들은 나라를 잃고 포로로 끌려온 위기의 상황 속에서 국가적으로 절망하였지만 하나님의 선지자는 이러한 절망은 곧 지나갈 것이고 하나님이 주시는 희망의 서막이 오르고 있음을 그의 첫 메시지에서 선언하고 있다.

1~2절에서 선지자는 포로기라는 위기 상황에서 먼저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며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제일 먼저 "위로하라"는 강조 명령형 동사를 사용함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 베푸시는 위로와 구원의 역사를 바라볼 것을 명령하고 있다. 선지자는 50여 년에 가까운 포로생활을(587~539 B.C.) 비참한 상태로 바라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으로 그들의 비참한 상태가 곧 끝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저질렀던 죄를 하나님께서 값없이 사해 주실 것이라 선포하였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이미 하나님께서 준비하셨던 죄에 대한 대가를 배나 넘게 치르면서 사함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율법에서는 도둑질을 하였을 때 도둑질한 것의 두 배의 변상을 할 것을 명령하고 있는데(출 22:9) 이 말씀을 근거로 할 때 이스라엘이 이미 죄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치렀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았음을 말하고 있다.

3~5절에서 선지자는 바벨론으로부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약속받은 이스라엘에게 이러한 구원의 역사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구원의 활동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다. 즉, 선지자는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기 위해선 하나님께서 이전 출애굽의 역사에서 바다에 길을 내시고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자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기 위해 사막에 길을 내며 험난한 산악이 평탄해지고 깊은 골짜기가 돋우어지는 창조자이자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큰 역사를 선지자는 선언한다. 이는 지치고 피곤한 포로기 백성들을 향한 장엄한 선언이라 할 수 있으며 자기 백성들을 위해 직접 일하시는 창조자이자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모습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할 수 있다.

6~8절에서 선지자는 하나님을 가리켜 이스라엘의 구원을 이루어 주시고 오로지 그들만을 위하여 새 창조를 행하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며 그들의 귀향을 이끌고 계시는 분으로 소개하면서 예전부터 내려왔던 탄원시의 언어를 사용하여 인생은 무가치하고 임시적이지만 거기에 비해 하나님의 임재는 전지전능하시고 영원무궁하심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해 자기 존재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여 부족하고 홀로 설 수 없는 인생이 자신의 모든 허물을 덮기 위해선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의지해야 함을 강하게 말하고 있다.

9~11절에서 선지자는 이전 구절에서 모든 사물들은 마르고 시들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영원히 서 계시다는 것을 선포하고 있는데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이 지치고 피곤한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소식이 되어 마침내 평화에 이르게 된다는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선지자가 말씀을 외친 정황은 해뜨기 직전과 같이 어둠이 가장 기세를 부리고 있는 정황이다. 하지만 선지자는 어둠의 세력은 곧 물러갈 것이고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찬란한 아침이 곧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외치고 있다. 하지만 백성들은 아직도 마지막 기세를 부리고 있는 어둠을 두려워하며 밤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이 생각하고 있다. 선지자는 이렇게 국가적으로 절망한 백성들에게 시대적 상황을 인식시키면서 회복의 희망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삶 속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적 재난으로 좌절해 있고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예배조차 마음대로 드릴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성도들에게 하나님은 이 말씀을 통해 분명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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