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여수룬아 두려워 하지 말라(사 44:1-5)

내가 택한 여수룬아 두려워 하지 말라(사 44:1-5)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이사야 40-55장 연구 5

오택현 교수
2020년 04월 03일(금) 00:00
이사야 44장 1~5절은 이스라엘이 저지른 죄의 모든 허물을 도말하시고 다시는 기억하지 않으신다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로해 주시며 그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실 것임을 말하고 있는 구절이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여러 호칭으로 나눠 부르며 그들에게 다정다감하게 임하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나님의 위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우리들에게 더욱 적절한 말씀이라 할 수 있다.

1절에서 하나님은 신명기 6장 4절의 '들으라(shema) 이스라엘아'를 상기시키듯 백성들을 '야곱'과 '이스라엘'로 부르며 '나의 종'이자 '선택한'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께서 다정히 그의 말씀을 '들으라(shema)' 명하시고 있다. 하나님은 '나의 종 야곱'이라 부르시며 그의 백성들을 조상 야곱과 동일시하여 부르고 있고 또한 '내가 택한 이스라엘아' 부르시며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 직접 택하셨음을 다정하게 부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계시며 마치 부모가 자식들을 부를 때 같이 그들을 자주 그리고 정감있게 부르시며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구절을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고생하고 있는 자신의 백성들을 위로하시며 그의 구원의 역사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계신 하나님의 다정다감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2절에서는 이스라엘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이(사 43:15) 그들을 끝까지 도우실 구원자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번 나타내고 있다. 하나님은 자신이 이스라엘의 창조자이심을 '너를 만들고 너를 모태에서 지어낸 자'로 나타내고 있고 자신이 구원자이심을 '너를 도와줄 자'로 말하고 있다. 여기서는 또한 이스라엘을 부르시는 '여수룬'이라는 독특한 표현이 나오고 있다. 여수룬은 원래 시(詩)에서만 사용되는 이스라엘의 다른 이름으로 그 어근의 의미인 '정직함'을 강조하는 '야샤르(yasar)'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애칭이다. 이 용어는 두 개의 고대시, 즉 '모세의 노래'(신 32:15)와 '모세의 축복'(신 33:5,26)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모두 이스라엘을 애칭으로 친근하게 부를 때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다가오시고 그들의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시며 그들로 인해 기뻐하시는 모습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친근한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3절에 나타난 '목마른 자에게'는 문자상 '마른 곳 위에'로 번역할 수 있는데 개역 개정판 성경의 각주와 같이 '건조한 땅 위에'로 번역하는 것이 이어지는 문맥과도 잘 연결될 수 있다. 70인역(LXX)에서는 "내가 건조한 땅을 걸어가며 목마른 자들에게 물을 주고"라고 번역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하나님께서 일으킬 새 출애굽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막의 길을 염두에 두시고 그곳을 지날 때 그들이 절대 목마르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고 그들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과 '복'을 그들의 후손들에게까지 내려줄 것을 약속하고 있다.

4절에서는 이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영과 복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과 그들의 후손들이 시냇가의 버드나무가 풀처럼 무성하게 자라듯 하나님의 크신 관심과 복으로 말미암아 번성하게 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5절에서 하나님은 미래에 하나님의 영과 복을 받은 백성들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구절은 새번역 성경을 통해 바라보면 쉽게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그 때에는 '나는 주님의 것이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야곱'의 이름을 써서 그의 자손임을 자칭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팔에다가 '나는 주님의 것'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새번역)." 다시 말해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어떤 형식을 통해서든 표시하고 다니는 모습으로 눈멀고 귀 먼 상태의 이스라엘이 아닌 진정 하나님의 백성으로 친근한 하나님의 사랑을 감사함으로 받아 누리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포로기 백성들에게 다정히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임하셨던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임하시고 있다. 행여 우리들이 하나님의 모습을 심판을 내리시고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시며 책망할 것만 찾으시는 모습으로만 바라본다면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큰 오해이며 잘못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이 시대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어떻게든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계시고 지쳐 쓰러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때는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우리에게 다가오시며 우리를 어루만져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다시 일어날 새 힘을 주시는 분이다. 또한 우리가 마침내 어려운 연단의 과정을 끝내고 하나님 앞에 우뚝서게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기뻐하시며 우리의 이름을 모든 성도와 천사들 앞에서 자랑해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선지자가 외쳤던 것처럼 오랜 전염병의 상황으로 말미암아 지쳐있는 우리에게도 직접 다가오셔서 우리를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우리의 이름을 부를 때 크게 응답하며 그에게 나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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