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예루살렘의 질문(사 49:14-20)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예루살렘의 질문(사 49:14-20)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이사야 40-55장 연구 10

오택현 교수
2020년 05월 15일(금) 00:00
예루살렘(시온)의 회복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이사야 49장의 메시지 중 본문 말씀(사 49:14~20)은 예루살렘이 의인화되어 하나님을 향해 질문을 하는 장면이 나와 있다. 예루살렘은 자신의 폐허 상황을 의식하며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버려 도시가 황폐화됐고 시온을 잊으셔서 지금껏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질문은 포로민들의 입장에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으로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포로의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계시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4절에서는 하나님의 도성인 예루살렘이 하나님께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셨고 하나님께서 나를 잊으셨구나!"라며 질문을 하고 있다. 이는 포로민들을 대변하는 말로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그의 이름을 두시려고 선택한 거룩한 도시이고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의 영원한 도성으로 인정하신 도시였지만 바벨론에 의해 파괴되었고 폐허로 방치되어 있는 예루살렘의 상황을 보며 드는 의문을 하나님께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질문은 백성들 사이에 넓게 퍼져 있었던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질문으로 하나님의 적절한 대답을 간절히 구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15절에서는 하나님의 매우 단호한 대답이 나와 있다. 즉,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를 잊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를 긍휼히 여기고 잊지 않은 것이 당연한 일임을 상기시킨 후 혹시 사람들 중에서는 자식을 잊어버리는 어머니가 있을 수 있겠으나 하나님은 결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강조하며 하나님은 결코 예루살렘을 잊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여기서는 특이하게 하나님이 어머니의 모습으로 젖먹이 예루살렘을 보살펴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하나님의 모성을 나타내는 구절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16절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버리고 잊었다는 예루살렘의 질문에 대해 단 한 번도 예루살렘을 잊지 않으셨음을 내 손바닥에 너(예루살렘)를 새겨 사람이 손바닥을 자주 쳐다보듯이 자주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예루살렘이 자랑하던 그들의 성벽을 하나님께서는 항상 지켜보고 계셨다는 대답을 통해 그들을 절대 잊지 않으셨음을 보여주고 있다.

17절은 개역개정판과 같이 "네 자녀들은 빨리 걸으며"로 번역하기 보다는 "너를 다시 일으킬 자들이 서둘러 모이니(공동번역)" "너를 건축할 사람들이 곧 올 것이니(새번역)"라고 번역하는 것이 이어지는 구절과 의미상 통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을 파괴했던 사람들이 곧 떠나게 되고 예루살렘을 다시 건축할 사람들이 돌아와 예루살렘은 반드시 회복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18절에서는 예루살렘이 다시 의인화되어 신부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곱고 아리따운 신부와 같이 치장한 예루살렘을 향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이 앞 단락에서 말씀하셨듯이 동서남북에서 예루살렘을 향해 몰려올 것이며 백성들이 마치 신부를 치장하는 패물과 같이 예루살렘의 자랑이 될 것이다 말하고 있다.

19절에서 하나님은 이전의 예루살렘의 상황과 변화된 예루살렘의 상황을 동시에 말하며 예루살렘의 새 모습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예전 바벨론에 의해 황폐되었던 땅이 변화되어서 그들을 파멸시켰던 바벨론 사람들은 멀리 떠나게 될 것이며 대신 동서남북에서 몰려온 하나님의 백성들로 말미암아 예루살렘은 황량한 모습을 버리고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지역으로 변화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20절에서는 끝으로 장차 나타날 변화된 예루살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롭게 변화된 예루살렘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이전의 황량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질 것이며 그곳에서는 오히려 그들이 후손들이 차고 넘쳐 "이 곳이 너무 비좁으니, 내가 살 수 있도록 자리를 넓혀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행복한 고민에 쌓여 있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는 아름다운 회복의 청사진으로 선지자는 하나님이 자신을 버리고 기억하지도 않으신다는 예루살렘의 질문에 대해 예루살렘이 차고 넘치도록 풍요하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대답을 전해주며 포로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포로민들을 대변하는 예루살렘의 질문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한 사람들의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잊지 않으신다 말씀하시며 그의 놀라운 역사를 이스라엘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임을 약속하고 있다. 그런데 이전 하나님을 향한 예루살렘의 어리석은 질문은 오늘 우리의 시대에도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이 우리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하고 있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다는 약속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질문을 역시 하나님께 하고 있다. 또한 세상의 강한 자가 나를 차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나님과 같이 약한 분이 나를 구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과거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늘 우리 역시 하나님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계속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전 예루살렘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셨던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우리를 잊으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으시며 늘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 말씀하신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어떠한 강자도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기에 크신 권능과 위엄으로 우리를 구원하실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고 하나님의 진리가 세상에 충만하듯이 더 이상 슬프고 억울한 상황이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계신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회의, 또는 능력에 대한 회의가 종종 일어날 수 있지만 선지자는 이스라엘을 향해서 외친 하나님의 명령을 우리에게 기억케 하면서 지치고 힘든 현대의 일상 속에서도 우리를 향해 구원을 선포하시는 사랑과 능력의 하나님을 의지할 것을 강하게 선포하고 있다.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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