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신다(사 52:7-12)

여호와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신다(사 52:7-12)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이사야 40~55장 연구 13

오택현 교수
2020년 06월 05일(금) 00:00
선지자는 본문의 말씀을 통해 아직 하나님의 구원이 백성들에게 임하지 않았지만 파숫꾼의 입장에서 망루위에서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려오는 전령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며 하나님의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확신을 가지고 도우시는 하나님을 찬송할 것을 백성들에게 요청하는 구절이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7절에서 파숫꾼인 선지자는 한 명의 전령이 힘차게 뛰어오는 장면을 망루에서 목격하게 된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든 대적들을 물리치시고 시온으로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시는 승리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힘껏 달려오고 있는 사람이었다. 선지자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달려오고 있는 전령의 모습을 "놀랍고도 반가워라! 희소식을 전하려고 산을 넘어 달려오는 저 발이여!(새번역)"라고 묘사하며 벅찬 감격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가 달려와서 전하는 말은 시온의 모든 고생이 끝났고 "네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라는 외침이다. 이 말은 이제 바벨론의 시대는 끝났고 하나님이 다스리는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환희의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성 아래 있는 백성들은 아직 하나님의 모습도 승리를 전하기 위해 달려오는 전령의 모습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망루에서 전하는 선지자의 확신에 찬 메시지는 백성들이 기뻐하기에 충분한 메시지였다. 이렇게 선지자는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하며 백성들에게 기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8절에서는 전령이 달려온 후 뒤이어 오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예루살렘 입성 모습을 먼저 바라본 파수꾼이 벅찬 감격으로 성안 백성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묘사는 하나님의 구원이 눈앞에서 일어날 구체적인 역사임을 더욱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이 반드시 완성될 것이라는 확신을 백성들에게 심어주며 지치고 피곤한 백성들을 위로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9절에서는 현재의 예루살렘의 모습과 곧 다가올 예루살렘의 회복의 상황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현재의 상황은 황폐한 예루살렘과 같이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이 임한다면 모든 상황이 변하여 그들이 기쁜 소리를 내어 노래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백성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선지자는 절망의 상황에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하며 승리하실 여호와 하나님의 귀환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10절에 나타난 "여호와께서 그의 거룩한 팔을 나타내셨다"는 표현은 여호와의 구원의 행동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출애굽의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께서 "강한 손과 편 팔(신 4:34, 5:15, 7:19, 26:8)"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셨던 것 같이 바벨론에서 제2의 출애굽을 갈망하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이 임박하였음을 첫 번째 출애굽 사건을 상기시키며 나타내고 있다.

11절에서 선지자는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이제 현실로 나타나 그들이 바벨론에 머물지 말고 떠날 것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명령한다. "너희는 떠날지어다! 떠날지어다!" 즉, 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살았던 바벨론에 어떠한 미련도 두지 말고 부정한 것도 만지지 말며 나오라 말씀한다. 또한 옛적 예루살렘이 바벨론에 멸망당할 때 여호와의 성전에서 그들이 탈취해왔던 성물들이 다시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거룩한 일을 감당할 사람들에게 스스로 정결할 것을 아울러 명령하고 있다.

12절에서는 바벨론을 빠져나와 시온으로 향하는 백성들의 행렬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전 출애굽 당시에는 쫓겨나듯 급하게 나왔지만 바벨론에서의 행렬은 황급히 나와 도망가듯 걸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 자신의 백성들 앞에서 행하시고 뒤에서 호위하시며 그분의 철저한 보호를 받으며 가는 길이기 때문에 유다백성들은 이제 보부도 당당히 개선행진을 하듯이 시온을 향해 걸어가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절망속에서 포로기를 보냈던 백성들의 눈에 이제 절망의 끝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선지자는 절망의 상황에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대망하며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하고 있다.

이상의 말씀에 나타난 장면은 선지자가 확신하며 바라본 미래의 상황이지 아직 이루어진 현실의 상황은 아니었다. 선지자는 망루에서 파수꾼이 바라본 시간과 여호와 하나님이 성에 도착하실 시간 사이의 잠깐의 기다림의 순간이 현재 하나님의 백성들이 처한 상황임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미 승리하셨고 그가 이제 곧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는 성을 향해 오시어 그들이 당한 압제와 억압으로부터 그들을 해방시켜 주실 것이기에 그 짧은 시간동안만 참고 견디면 하나님의 구원이 임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백성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선지자가 말하는 파수꾼이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과 여호와께서 성에 도착할 시간 사이의 잠깐의 기다림의 시간은 이 시대 우리의 시간으로 우리 역시 우리 시대의 어려움과 절망을 딛고 일어나 곧 임하실 여호와 하나님을 대망해야 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상황은 절망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승리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행진이 곧 우리에게 임하여 모든 절망의 어둠을 걷어내고 찬란한 여명의 아침을 임하게 하신다는 희망을 가지고 현실을 살아야 한다는 외침이라 할 수 있다. 선지자와 같이 시대적 상황을 바로 인식한 사람은 모두가 절망한 가운데서 희망을 노래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절망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좌절해 있다. 우리 역시 절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것 같은 현실속에서 선지자와 같이 시대적 사명을 바로 인식하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마음껏 찬양하며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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