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으로 천국을 향해 전력 질주하라!

성실함으로 천국을 향해 전력 질주하라!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22 숨겨진 보화와 값진 진주의 비유(마 13:44-46)

류호성 교수
2020년 12월 25일(금) 10:30
찬송가 "천성을 향해 가는 성도들아"(359장)의 노랫말은, 비록 현실의 여러 장애가 앞에 놓여있을지라도 하늘에 계신 주님을 바라보고 계속해서 전진해 가라고 권고한다. 예수님은 이러한 의미를 '숨겨진 보화와 값진 진주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다. 의미가 서로 유사한 이 쌍둥이 비유에 대한 논의들을 살펴보면 첫째, 자료의 문제이다. 마태의 특수 자료(M 자료)에 속한 이 쌍둥이 비유를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연속적으로 말씀하셨는가 아니면 마태가 현재의 형태로 편집해 놓은 것인가? 이에 대해 학자들은 각각의 예수님 전승을 마태가 가져와서 지금의 형태로 편집해 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시되는 근거로는 ①마태복음 13장에 제시된 6개의 소재(씨 뿌리는 자, 가라지, 겨자씨, 보화, 진주 그리고 그물)는, 마태가 천국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편집해 놓은 것이다. ②44절의 숨겨진 보화 비유에 사용된 "가다(휘파게이), 팔다(포레이), 사다(아고라제이)"라는 동사는 현재 시제인 반면, 46절의 진주 비유에서는 "갔다(아펠톤 - 단순과거분사), 팔았다(페프라켄 - 현재완료), 샀다(에고라센 - 단순과거)"라는 과거형의 분사나 동사가 사용되었다. 이런 시간적 차이는 예수님이 두 비유를 동시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뜻한다. ③숨겨진 보화의 비유는 도마복음 109에 그리고 값진 진주의 비유는 76에 서로 분리되어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도마가 별개의 독립된 전승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①과 ②를 근거로 마태의 편집을 주장한다.

둘째, 숨겨진 보화에 관한 것이다. 보화를 발견한 '사람'(안트로포스)이 소작농인지, 날품팔이꾼인지 아니면 지나가는 행인인지 우리는 정보 부족으로 구체적인 사실을 알 수는 없지만, 이야기의 정황상 남의 밭을 부치는 소작농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보화를 발견하고 나서 그것을 밭에 '감추고'(에크륍센)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서 그 밭을 산 행위가 법률적으로, 윤리적으로 타당한가에 관한 것이다. ①혹자는 보화를 발견한 사람과 밭의 주인이 반반씩 나눠 가져야 하기에, 보화를 숨긴 행동은 법률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혹자는 예수님이 이런 비도덕적인 사람을 의도적으로 비유의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말한다(참고, 눅 16:1~13의 불의한 청지기, 18:1~8의 불의한 재판장). 왜냐하면 천국은 사람들의 부도덕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도래한다는 것을, 예수님이 가르쳐주고자 의도했다는 것이다. 반면 ②혹자는 숨겨진 보화는 발견한 사람의 것이며, 또한 보화를 발견하고 그가 땅에서 '캐내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반대되는 두 견해는 랍비 문헌을 근거로 제시하나, 사실상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1세기 당시의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 ③혹자는 이러한 논의 자체는 비유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기에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숨겨진 보화의 소유자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③의 견해가 타당하다.

셋째, 값진 진주를 "구하는 상인"(안트로포 엠포로 제툰티)에 대한 이해이다. 여기서 '구하다'라는 단어는 지속의 의미를 지닌 현재분사로 '제툰티'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에는 '찾다, 조사하다'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상인을 진주 장사꾼으로 생각해서, 그가 오로지 값진 진주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서 진주 캐는 사람을 찾아가거나 또는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상인에 대한 오해이다. 여기서 상인을 뜻하는 헬라어 '엠포로스'는 도매 거래를 하는 '대상인'(大商人)을 뜻한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상인은 진주에 대한 남다른 안목을 갖고 있었으며 또한 늘 값진 진주를 구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차에, 사업적 거래를 위해 돌아다니다가 우연하게 값진 진주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도 농부처럼 우연하게 진주를 발견한 것이다.

넷째, 비유의 주제이다. ①혹자는 보화나 진주를 발견한 '기쁨' 곧 천국을 발견한 기쁨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발견한 자들은 자신들의 소유를 다 팔아 값진 것을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쁨'에 대한 언급은 숨겨진 보화에만 나타났지, 값진 진주에는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유의 주제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②보화와 진주가 '숨겨져' 있기에, 이것을 '찾아야' 할 필요성에 관한 것이다. 곧 천국을 찾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특징은 값진 진주의 경우에만 나타났기에 적절치 않다고 비판한다. ③보화와 진주가 상징하는 것처럼, 천국의 가치가 '소중하다'라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국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기에, 단지 이것을 말한다면 너무 식상하다고 비판한다. ④두 비유의 결론에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가 언급되었기 때문에, 이 쌍둥이 비유의 초점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요구되는 '희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혹자는 소유를 다 판 것은 '결단'이지 '희생'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비유의 주제를 단지 하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위에 언급된 4가지 모두를 이 쌍둥이 비유의 주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유에는 다의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쌍둥이 비유가 주는 교훈이다. 천국은 우리 일상의 삶에 숨겨져 있고 또한 드러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소망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모든 자에게 하나님의 은총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천국을 발견한 자들과 교회는 이 세상의 악한 것들에 휩싸이지 않고 물리치기 위해서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보고 전력 질주해야 한다. 왜냐하면 천국은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류호성 교수/서울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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