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이야기: 다니엘이 전하는 소망의 예언

포로 이야기: 다니엘이 전하는 소망의 예언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2) 믿음으로 회복을 꿈꾸도록 돕는 하나님의 말씀(단 2:44)

배정훈 교수
2021년 01월 08일(금) 09:35
다니엘서는 포로 이야기이다. 전반부인 1~6장은 주전 6세기의 역사적인 포로 가운데 바벨론의 멸망과 함께 찾아올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포로의 기간을 견뎠던 디아스포라 이야기이다. 후반부인 7~12장은 비록 유대 백성들이 포로로부터 돌아와 독립국가를 이루었지만, 주전 2세기 그리스의 압제 아래 자신들을 포로로 여기는 신학적인 포로 가운데 그리스 제국의 멸망과 함께 찾아올 하나님 나라를 기다렸던 백성들을 위한 소망의 예언이다.

유대 백성들은 역사적으로 어떤 포로를 경험하였는가? 유대 나라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바벨론 왕인 느부갓네살에 의하여 주전 605년에 예루살렘이 함락을 당함으로 왕이 폐위되고, 예루살렘 성전의 기명을 빼앗기고, 다니엘을 비롯한 백성들이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한 채 바벨론으로 끌려가 포로생활을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나라의 멸망과 함께 역사에서의 사라져갔지만, 유대 나라는 포로 기간 동안 깊은 포로의 신학을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이 더 심화되었다. 다니엘서는 주전 6세기 역사적인 포로 시기를 극복한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다니엘서 1~6장에 담고, 주전 2세기 다가올 신학적인 포로를 극복하도록 공동체에게 주는 다니엘의 예언을 다니엘서 7~12장에 담았다.

다니엘서 1~6장은 역사적인 포로를 경험한 백성들을 위하여 길을 제시한다. 첫째는 언제 포로 생활이 끝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하나님은 바벨론의 지배로 시작된 포로 생활을 끝내게 하시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시고, 유대 백성들은 하나님 나라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와같이 포로들을 다스리는 이방 나라들의 멸망과 함께 찾아오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2장에 등장한다. "이 여러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영원히 설 것이라." (단 2:44). 둘째로, 과연 포로들을 지배하는 바벨론의 왕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유대 나라는 바벨론이라는 대 제국의 침략을 받아 멸망되어 포로로 끌려온 아픔을 알기에 이방 제국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디아스포라들은 그 거대한 이방 제국도 모두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하나님이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는 분"(단 2:21)임을 고백하였다. 또한 느부갓네살 왕은 교만으로 인하여 폐위되었다가 다시 회복될 것이다(4장). 벨사살 왕은 느부갓네살 왕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마음을 낮추지 아니하여 저울에 달아보니 부족함이 보여 폐위되고 만다(5장).

셋째로, 포로들이 왕으로부터 핍박을 받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포로들이 아무리 왕을 사랑하고 이방 땅을 위해 일한다 할지라도 핍박을 당한다. 금신상을 섬기지 않는다고 포로들이 풀무 불에 던져지고, 하루 세 번씩 기도한다고 사자굴에 던져지는 고난을 당할 때가 올 것이다. 그때 포로들은 풀무불과 사자굴 앞에서 타협하지 않고 순교를 각오하며 믿음을 지키면서 말해야 할 것이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단 3:19). 하나님의 초월적인 기적없이 포로 생활을 이길 수 없기에 그들은 오직 고난보다 더 큰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니엘서 7~12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다니엘은 주전 6세기에 살면서 주전 2세기 공동체를 위하여 예언한다. 다니엘의 시대보다 400년 이후인 주전 2세기의 유대 공동체는 어떠한 상황일까? 그들은 역사적인 70년 포로 기간이 지나고 바벨론에서 돌아와 독립국가를 세웠지만 바벨론과 메대를 이어 그리스라는 제국의 통치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자신들이 여전히 포로 상태에 있다고 보고 이것을 신학적 포로로 해석하였다. 아직도 자신들이 포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는 주전 2세기의 백성들에게 다니엘서 1~6장은 예언의 역할을 하였다. 바벨론이 멸망한 것처럼 그리스의 멸망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이다. 왕을 세우시고 왕을 폐하시는 하나님께서 벨사살 왕을 폐한 것처럼 안티오쿠스 왕을 폐위할 것이다. 지금 안티오쿠스 왕에 의한 핍박이 힘겹지만 이제 세때 반이 남았고 곧 종말이 올 것이다. 마지막까지 견디는 자들을 위한 하늘의 상이 클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마지막 시대를 살고 있는 유대 백성들은 믿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는 포로이다. 다니엘서 1~6장은 역사적인 포로를 극복한 디아스포라의 이야기이다. 다니엘서 7~12장은 여전히 자신들을 신학적 포로로 여기는 공동체들이 위기를 잘 극복하도록 돕는 다니엘의 예언이다. 나아가서 예수의 초림을 경험하며 재림을 준비하는 기독교인들에게 다니엘서는 혼돈의 세력이 우리를 휘감아 올 때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책이다. 다니엘서는 우리의 생존 기반을 바닥에서부터 흔드는 코로나가 초래한 위기 상황 가운데에서도 위기의 끝이 올 것을 기대하고, 코로나 앞에 무릎 꿇지 않고 믿음으로 회복을 꿈꾸도록 돕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배정훈 교수/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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