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버리는 플라스틱, 인간에게 돌아온다

쉽게 버리는 플라스틱, 인간에게 돌아온다

[ 환경기획 ] 기후위기 시대, 크리스찬이 사는 법 4. 플라스틱 프리 운동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5월 31일(월) 11:06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투'를 영어로 '플라스틱 백(Plastic bag)'이라고 부른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생활재인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어원은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적당한 열과 압력을 가하면 어떤 모양의 제품이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라스틱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 외의 장점도 많아 가볍지만 금속보다 높은 강도를 갖기도 하며, 강산성 액체를 비롯해 다양한 화학약품과 만나도 녹슬거나 부식되지 않는다. 전기가 통하지 않아 다양한 전자제품의 절연재로 유용하며, 유리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운 제품도 만들 수 있다. 발포 재품들은 단열성이 우수해 건축에 활용되며, 미생물 증식이나 오염에도 강해 식품을 보관하는 용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사용이 크게 증가한 일부 택배용 냉매에도 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수지가 사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게 모르게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 중 플라스틱이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고 있다.

UN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매년 5조 개의 일회용 비닐봉투가 사용되며, 1분에 100만 개의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수가 판매된다. 플라스틱이 사용되기 시작한 195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약 8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는데, 이중 60%가 매립되거나 자연환경에 버려졌다. 플라스틱 사용은 매년 크게 늘어 이제는 전체 폐기물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플라스틱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낚싯줄 같이 튼튼한 제품은 분해에 600년이 걸린다. 그런데도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10% 미만으로 매우 적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플라스틱 제품을 이용하고 버리지만, 이들이 어디로 가게 될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들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미세한 조각으로 갈라져 바다 생물의 몸에 축적되거나 동물들의 식수로 유입된다. 결국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최상위 소비자인 인간의 몸 속까지 침투하게 된다.

6월 5일은 UN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국내에서도 1996년부터 환경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환경의 날을 앞두고 환경부(장관:한정애)는 지난 3월부터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와 하지 않을 일 한 가지를 SNS에 올리고 후속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환경부 장관이 첫 실천 주자로 나서 각계 인사들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오는 7월 3일은 '세계 비닐봉투 안 쓰는 날'이다. 2008년 스페인 환경단체의 제안으로 시작돼 국내외 많은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교회들의 관심이나 참여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플라스틱은 자연적인 순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자원이다. 기독교 환경단체들은 교회들이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쓰거나 우산용 비닐 대신 빗물 제거기를 도입하는 등 쉬운 일부터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함께 교인 중심의 환경 교육이나 감시단 운영도 교회가 창조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플라스틱 프리운동', 교회도 동참해 보자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센터장:유미호)은 '1회용 플리스틱 없는 교회 카페'를 목표로 '플라스틱 프리 라이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캠페인에 대한 안내는 '하나님이 플라스틱을 좋아하실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데, 대답은 '아니오'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로 표현된 창조 세계가 플라스틱으로 어지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프리를 위한 마음가짐은 '슬로(slow)'다. 살림은 '슬로 처치'와 '슬로 크리스찬'이 될 것을 강조한다. 창조 세계의 회복을 위해 조금 불편하고 늦는 것을 감수하자는 것이다.

다음 제안들을 교회에 적용해 보자.

·비닐봉투 사용하지 않는 주일 혹은 주간 실시

·일회용품 없는 수련회나 행사 기획 및 시행

·플라스틱 용품을 나무나 유리 용품으로 교체

·교회 내 빨대 이용 안하기

·일회용품 사용시 세척해 분리수거하기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어 사용하기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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