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교회, 성도들의 건강 돌봄 힘써야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교회, 성도들의 건강 돌봄 힘써야

[ 환경기획 ] 기후위기 시대, 크리스찬이 사는 법 6. 교회 내 환경호르몬 검출되는 'PVC'사용 가장 많아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07월 27일(화) 23:28
"환경호르몬 잘 알고 계십니까?"

'환경호르몬', 참 어려운 단어이다. 비전문가인 대부분의 사람에겐 너무나 무겁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잔소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으로 방심하고 대응하지 않는다면, 몸이 지닌 본래의 기능을 방해해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음식을 섭취하고, 랩(Wrap)을 덮은 그릇을 전자렌인지에 넣고 작동하며, 현금을 대신한 카드 사용 후 그 영수증을 수없이 만지는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잃어버린 것들이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왔다. 여기서 나온 환경호르몬 등이 체내 호르몬 기능을 저하해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연구결과 또한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정작 관심은 별로 없었다.

#'유해물질 없는 교회, 성도들의 건강 돌봄' 힘써야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환경호르몬의 심각성이 또 다시 대두되고 있다. 방심한 사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눈앞에 산처럼 쌓여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고, 외식 등 외부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플라스틱 일회용품 배출량까지 증가해 감축해야 할 환경호르몬 생성은 광범위하게 넓어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 같은 '환경호르몬'을 항상성(Homeostasis)의 유지와 발달, 몸 체내의 자연 호르몬의 이동과 생산, 방출과 배설, 대사 결합 작용 등을 간섭하는 체외물질로 규정했다. 인체에 끼치는 대표적인 악영향으로는 생식기의 이상과 생식기능의 장애를 들었다. 이외에도 유방암, 난소암, 또는 전립선암 같은 생식기능과 관련한 중대 질병이 환경호르몬 노출과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최근에는 면역계 질환을 비롯해 뇌기능 이상, 비만, 아토피 질환까지 확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은 "우리는 코로나로 환경문제가 건강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임을 절감했고, 환경문제가 우리에게 와 닿기 시작하는 지점은 우리의 건강과 직결될 때"라며, "한국교회가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유해물질 없는 교회'를 차근차근 이루어감으로 각 사람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키고 돌볼 뿐 아니라, 다가오는 기후 재앙 앞에서 모두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생명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지구를 다시금 회복하는 데 각자의 몫을 다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회 내 환경호르몬 검출되는 'PVC'사용 가장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지난해 수도권 지역 3개 교회를 대상으로 교회 안에서 생성되는 유해물질의 종류와 수준을 파악했다. '유해물질 없는 교회학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엑스선 형광 분석기를 이용한 검사는 교회 공간에 배치된 가구와 가전제품, 공간 건축 및 내장재, 교구 및 제품, 공공용품 등을 총망라했다. 총 791개의 제품을 검사한 결과 전체의 28%가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PVC(폴리염화 비닐, polyvinyl chloride) 재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학교 공간 대부분에서 발생했고, 바닥재질의 건축재와 유아부의 바닥 매트, 출입문 시트지, 책상과 의자, 놀이기구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교회 예배당 내 장의자와 소파 등의 PVC재질에서 '위험'으로 분류되는 제품들이 대량으로 생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분석 후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측은 "교회 내 어린이들이 체류하는 공간에 플라스틱 및 PVC 재질의 제품이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 PVC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주요한 환경호르몬 중 하나이기 때문에 PVC 소재의 플라스틱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플라스틱의 생산, 소비, 그리고 폐기의 전단계에 걸쳐서 그것들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PVC소재는 단연코 가장 위험한 플라스틱이다. 환경호르몬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세대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거주하는 공간에서의 PVC재질의 플라스틱 제품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환경호르몬에 안전한 제품 선택 기준 마련해야

하지만 일상생활 속 깊이 스며든 환경호르몬 소재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대안으로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국가가 인증하는 'KC마크'와 환경부의 '환경인증마크' 부착 여부에 따른 제품 선택을 통해 환경호르몬 생성량을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유미호 센터장은 "KC인증을 받은 제품은 유해 중금속과 프탈레이트 등에 대한 기준을 준수하고 있을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에 교회는 제조 시기와 KC마크를 꼭 확인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환경부의 환경인증마크가 부착된 제품이라면 더더욱 믿을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정부의 기준과 인증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인체에 유입되는 환경호르몬의 상당수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어패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유제품 등 음식물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는 보고와 관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교회 내 식사 및 간식 제공시 되도록 친환경(자연식) 식품을 제공하고, 섭취해야 할 경우는 깨끗한 세척과 조리법을 다양화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친환경 식기 사용, 식기 등을 세척할 때는 천연비누, 식초와 식용 소다 등 단순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뿐만 아니라 교회와 가정 내 일회용품 사용 자제 및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실내 환기를 생활화하며, 실내 바닥먼지 청소, 물걸레 청소 등을 자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교회 교육실천캠페인
-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

1. 교회가 교우들이 사는 공간이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롭고 창조의 기운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한다.

2. 교회 안에 PVC 소재의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장의자 쿠션, 시트지나 몰딩, 어린이용 매트, 장판 같은 바닥재 우선 확인), 단계별 교체 계획을 수립한다.

3.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제품을 살펴 사용을 줄이되, 새 제품을 살 경우 라벨을 확인하고 PVC 재질 대신 EVA, PP, PE로 선택하고, 친환경 녹색제품의 사용을 권장한다(http://www.greenproduct.go.kr).

4. 교회학교 어린이제품 중 오래된 것은 안전성을 점검하고, 폐기 혹은 우선 교체를 고려한다.(2016년 이후는 KC 인증 심사 기준에서 중금속과 프탈레이트 함량 규제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음. '초록누리 ( https://ecolife.me.go.kr/ecolife)'에서 생활화학제품 안전정보 확인.

5. 유(해물질로부터)자(유로운) 교회교육을 계획하고, 주요공간(예배실, 화장실, 식당)에서 사용하는 생활제품 중 1개 이상을 찾아 그 성분 등을 살펴 문제가 있을 시 제품생산업체에 개선을 요구한다.

6. 교우는 물론 지역주민과 새 물건 대신 한 번 사용했던 물건을 공유하고 순환해서 쓸 수 있도록 지역 내 재활용 가게를 이용하게 하거나 교회 내 새활용공간을 마련한다.

7. 교회 주보 종이는 누런색 무표백 제품을 고르고, 교회학교 유청소년들에게 향기가 강하거나 화려한 색깔의 제품을 피하도록 교육한다.

8. 교회 내 공간에 햇빛이 들고 자연통풍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창문 단열을 위한 기밀작업을 해서 여름은 더 시원하고 겨울은 더 따듯하게 지낸다.

9. 우리동네 위험지도 앱 사용법을 알려주고,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에서 안전한 생활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찾게 한다.

10. 교인들이 유(해물질로부터)자(유로운) 일상을 살게 하는 서약예배를 드리고, 기후위기 에서 모두가 코로나와 기후위기 너머 골고루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각자의 몫을 다하게 한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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