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받는 기쁨’ 누리도록 돕는 일

배려, ‘받는 기쁨’ 누리도록 돕는 일

[ 11월특집 ] 하나님의 뜻-'감사' 4. 받는 감사에서 주는 감사로!

이의용 장로
2022년 11월 23일(수) 08:36
감사학교의 배려 활동 실습 장면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은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과 쌍벽을 이루는 명작이다. 그런데 작품명은 '미완성'. 3, 4악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사생활에서 1, 2악장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감사의 통로 역할을 하는 이웃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럼 3, 4악장은? 우리가 감사의 통로,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즉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 이웃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되돌려주는 것이다. 받는 감사에서 주는 감사로, 받는 사람(Taker)에서 주는 사람(Giver)으로 성숙하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받으려면 누군가가 주어가 돼야 한다. 그러나 내가 무언가를 베풀려면 내가 주어가 돼야 한다. 받는 연습으로는 감사의 근육이 생기지 않는다. 주는 연습을 해야 근육이 발달한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신앙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십자가의 가로축과 세로축이 그걸 나타내준다. 두 방향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우리의 신앙은 수평적 사랑을 가리키는 3, 4악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 같다. 한 일간지가 실시한 종교별 이미지 조사결과(2022. 04.) 상위 5개 이미지에 불교, 천주교는 부정적 키워드가 전혀 없다. 그러나 기독교는 "이기적이다", "세속적이다", "물질적이다", "위선적이다", "배타적이다"로 모두 부정적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존재'보다 '소유'를, '흩어진 교회'보다 '모인 교회'를 강조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이미지는 신자들이 비신자들과 만나는 접점에서 형성된다. 흩어진 교회의 삶이 교회 평판이고 전도지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 가정, 일터, 사회에서 나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평판은 어떠한가? 이웃들이 나의 삶에서 "친절하다", "이타적이다", "배려한다", "정직하다", "정의롭다", "믿을 수 있다" 같은 이미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이웃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개인 구원이 1, 2악장이라면 사회 구원은 3, 4악장이다. 전 국민을 복음화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공공성(公共性)을 회복하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도 중요하다. 소금은 부패를 예방하기도 하지만 맛을 내기도 한다. 교회는 우리 사회의 부패를 막고, 살맛 나는 세상을 이뤄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지역사회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 중소도시 목회자들이 지역사회의 공공복지활동(협동조합, 봉사활동, 통장, 동대표)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익산삼일교회의 행인들을 위한 쉼터(참새방앗간) 운영, 발안반석교회의 지화자(마을 환경보호와 청소), 기윤실의 자발적 불편운동 등이 좋은 사례다. 전주비전대학은 감사와 배려 교과목을 신설하고 매년 가을 감사축제를 열고 있다.



하루 열 번 감사하고 하루 열 번 배려합시다!

이웃 사랑의 첫걸음은 배려다. 배려는 배우자에게 하듯이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봉사(Service) 활동이다. 배려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에서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변신하는 일이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며 …"라는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실천하는 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사일기장에 등장하는 일이다. 배려는 자발적으로 손해를 보고 불편을 겪음으로써 '주는 기쁨'을 누리는 일이고, 상대방이 '받는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 일이다. 배려는 인정, 칭찬, 격려, 경청, 양보, 사과, 용서로 실현된다. 배려는 가까운 사람에서 먼 사람, 특정한 사람에서 불특정인으로, 신자에서 비신자로, 나아가 약자들에게로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정, 동네, 상가, 일터 등 삶의 모든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말과 혀가 아니라 행함(삶)과 진실함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이웃을 배려해야 한다. 감사학교는 감사를 삶으로 전하자는 '감사행전(感謝行傳)'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15주짜리 감사동아리용 워크북도 펴냈다. 감사학교는 올해 100여 명의 감사코치를 양성했고, 내년에는 미자립교회를 순회하며 감사코치를 무료로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하루에 열 번 감사를 표현하고, 하루에 열 번 베풀자는 '10(텐)ㆍ10(텐) 감사행전'을 한국교회에 제안한다. 신자와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배려활동들을 표에 소개한다. 이는 교회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통해 이웃을 섬기라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일들이다.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3, 4악장을 회복하여 '완성 교향곡'을 이뤄나가기를 기도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10.10 감사행전
●하루 10번 감사하고, 하루 10번 배려(10·10감사행전)하기 실천사항

1. 누구에게나 밝게 인사합시다!

2. 친절하게 긍정적으로 말합시다!

3. 반가움, 감사, 축하, 인정, 칭찬, 격려, 공감, 위로, 사과, 용서-아낌 없이 표현합시다!

4. 받는 사람(Taker)에서 주는 사람(Giver)이 됩시다!

5. 언제 어디서나 선한 사마리아인이 됩시다!

6. 내가 머문 자리는 내가 책임집시다!

7. 출입문 손잡이는 다음 사람에게 건네줍시다!

8. 남을 배려하며 운전하고 주차합시다!

9. 플라스틱 제품 사용은 Zero! 재활용품은 정확하게 배출합시다!

10. 혼자만 말하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합시다!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교장:이의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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