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나라 제사'에서 '하나님 나라 예배'로

'제사장 나라 제사'에서 '하나님 나라 예배'로

[ 통으로읽는성경 ] 26.마지막 유월절 첫번째 성찬식(3)

조병호 목사
2023년 07월 12일(수) 14:04
예수님과 제자들의 마지막 만찬을 담은 후안 데 후아네스의 그림.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이후 우리는 더 이상 짐승의 피가 아닌 보혈을 믿음으로 예배자로 서게 됐다

예수님은 벳새다 들녘에서 보리떡과 생선을 들고 축사하신 후에 많은 사람들이 먹게 했다. 그때는 '이는 내 몸이다'와 같은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저 그들이 배고파 굶주린 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타까우셔서 먹이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 첫 번째 성찬식을 하면서는 떡을 떼어주시며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1500년 전 애굽에서 첫 번째 유월절 때 어린양의 몸을 먹었던 것처럼 예수님의 몸을 받아먹으라고 하셨다. 이렇게 제자들에게 떡을 떼어주신 후에 이번에는 잔을 가지시고 "이것을 마시라,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유월절의 피는 '바르라'였다. 그런데 이제 '마시라'로 바뀐 것이다. 이것은 단번에 십자가 지성소에서 흘리는 '예수님의 피로 세운 새 언약'을 말씀하심이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가죽옷'을 입혀주시면서 '피 흘림'이 시작됐다. 피 흘림 없이는 '죄 사함'이 없다. 이제 예수님의 피로 모든 것이 끝났다. 이는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완전한 제사'였다. "이러므로 첫 언약도 피 없이 세운 것이 아니니 모세가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말한 후에 송아지와 염소의 피 및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취해 그 두루마리와 온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 하고 또한 이와 같이 피를 장막과 섬기는 일에 쓰는 모든 그릇에 뿌렸느니라 율법을 따라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 9:18~22)". '유월절 어린양'이라는 말이 바탕이 돼야 '하나님의 어린양'을 이해할 수 있듯이 모세가 시내산 언약을 맺을 때에도 피를 뿌린 이야기들이 바탕이 돼야 예수님의 보혈이 '새 언약의 피'가 됨을 이해할 수 있다. 모세 때 짐승을 잡아 피를 뿌리고 행한 모든 것은 바로 예수님의 '그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

이제 '예수님의 보혈'로 말미암아 더 이상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피로 맺은 언약'은 없다. 그러므로 첫 번째 성찬식 이후 더 이상 구약의 '다섯 가지 제사'를 드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십자가를 헛되이 하는 것, 예수의 보혈을 헛되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첫 번째 성찬식을 행하실 때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를 기념하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전까지는 다섯 가지 제사, 즉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를 드릴 때에 각각의 형식이 필요했다. 또한 세 가지 방법으로 드려야 했다. 첫째는 예물을 가지고, 둘째는 하나님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에서, 셋째는 제사장의 도움을 받아 제사를 드려야 했다. 그렇게 1500년을 이어갔다. 그러나 예수님의 첫 번째 성찬식과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선언하신 이후부터는 모든 제사의 형식이 끝나고, '떡과 포도주'로 동일한 형식이 됐다. 따라서 성찬식의 떡과 포도주는 십자가에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구현해내는 상징이다. 날짜, 장소, 예물이 필요 없이 '떡과 포도주'라는 형식을 가지고 '예수의 죽으심을 기념'하면 된다. '사나 죽으나',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선언하신 순간 예루살렘 성전의 휘장이 찢어짐으로 성전의 모든 기능은 끝나고 '우리 몸이 거룩한 성전'이 됐다. 우리의 살아 있는 몸이 거룩한 성전, 하나님의 성전이 되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실 때에 가능하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6~17)". 이 '비밀의 영광'이 곧 모든 민족을 복 받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으로 완성돼 '예수 십자가'로 그 풍성함이 드러난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로 우리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성전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도록 항상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 예수님의 몸과 피를 함께 먹고 마시는 성찬식이다. 바울은 '비밀의 영광'을 모든 이방인에게 알리는 일이 가장 기쁘고 중요한 일이라고 고백했다(골 1:25~27).

'비밀의 영광'을 알게 된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 이전의 제사는 하나님이 지정하신 장소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모리아산으로 가라, 시내산으로 가라, 언약궤가 놓인 성막으로 가라,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라' 이렇게 하나님이 지정해주신 그 장소에 가서 제사해야 했다. 예수님은 이방인과 유대인의 경계선에 있던 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 산도, 예루살렘도 아니고 예배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우리는 제사장 나라의 '다섯 가지 제사'에서 '예수님의 성찬식과 십자가'를 기점으로 '오직 예배'로 왔다. 예수님의 십자가 그 순간 이후에 '너희 몸이 성전'이 된 우리 그리스도인은 더 이상 짐승의 피가 아닌 예수 십자가의 보혈을 믿음으로 '예배자'로 서는 것이다.

즉, 이전에는 제사장 나라 '제사'의 세 가지 방법인 제물을 들고, 여호와의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서(성전), 제사장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 앞에 서야 했던 '제사자'였다면, 예수님의 첫 번째 성찬식과 십자가 그 순간 이후부터는 제물이 아닌 '오직 예수 이름으로', 성전이 아닌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이 되어', 제사장의 도움이 아닌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님 앞에 '예배자'로 서게 됐다. 그리고 '주님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주의 죽으심을 믿고 기념하며 하나님의 비밀의 영광을 전해야 할 것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성찬식' 때에 반드시 생각하고 기념해야 할 내용들을 알려주었다(고전 11:23~26). 사도 바울이 모든 민족 가운데 한 샘플인 고린도교회에 성찬식을 가르쳤다는 것은, 우리도 교회에서 바울처럼 하나님 나라 예식인 성찬식을 잘 가르쳐야 함을 말한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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