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다른 성경 속 '세대'

사회와 다른 성경 속 '세대'

[ 통으로읽는성경 ] 30.만나세대와 복음 2세대

조병호 목사
2023년 08월 16일(수) 15:34
필자가 시기순으로 정리한 '복음1세대와 복음2세대'.
복음을 계승한 성경 속 세대의 특징은 '율법 부흥'과 '복음 부흥'이었다

성경에서 '세대(Generation)'는 사회에서 말하는 세대와 다르다. 흔히 세대란 생리학적으로 30여 년의 시간폭을 가지는 같은 연령대를 뜻하며, 사회학적으로는 동일한 역사적 사건, 정치·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동시대인을 가리킨다. 그래서 과거 '4.19세대'와 '386세대'는 지금의 'MZ세대'와 다르다. 다름의 포인트는 사회적 이슈의 변동에 있다. 필자는 성경에 나타난 세대를 크게 '출애굽세대, 만나세대, 미스바세대, 재건세대, 복음 1세대, 복음 2세대'로 부른다. 세대의 특징을 보면, 구약에서는 '율법 부흥'이 포인트였고, 신약에서는 '복음 부흥'이 포인트였다.

먼저, 출애굽세대와 만나세대, 미스바세대를 통(通)으로 본다면, 출애굽세대는 율법(제사장 나라 언약)을 받았고, 만나세대는 율법을 기반으로 제사장 나라를 세팅했으며, 미스바세대는 율법 부흥 시대를 꽃피우며 제사장 나라의 효과를 보여줬다. 출애굽세대는 말 그대로 애굽에서 나온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리고 만나세대는 출애굽세대의 자녀 세대다. 이렇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나뉘게 된 분기점은 '가데스 바네아 사건' 때문이다. 가데스 바네아 사건은 여호수아와 갈렙을 포함한 열두 명이 가나안을 정탐하고 와서 백성들 앞에서 보고한 내용을 가지고 출애굽세대가 출애굽한 지 1년여 만에 다시 '입애굽'을 주장한 사건이다. 이때 하나님은 출애굽세대에 대해 '진멸'을 언급하셨다. 급박한 갈림길에서 모세가 목숨을 걸고 기도하므로 일단 하나님은 출애굽세대를 용서하신다. 다만 그들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 생활 40년, 그리고 광야에서의 '자연사'가 결정됐다. "너희 시체가 이 광야에 엎드러질 것이라 너희 중에서 이십 세 이상으로서 계수된 자 곧 나를 원망한 자 전부가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내가 맹세하여 너희에게 살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민 14:29~30)." 결국 하나님은 출애굽 당시 20세 미만이었던 자들과 광야에서 태어난 자들을 출애굽세대와 구분하시고, 만나를 먹으며 모세에게 율법을 배운 만나세대를 출발시키신다.

출애굽세대와 만나세대의 역할을 세 가지로 살펴보면, 출애굽세대는 우선 애굽에서 첫 번째 유월절을 지켰다(출 12:2~3). 또한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제사장 나라 언약을 체결했다(출 19:5~6). 그리고 성막을 제작해 봉헌했다(출 40:33~34). 가데스 바네아 사건 이후 만나세대는 첫째로 미디안과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두고 1만 2000명 모두 생환했다(민 31:48~49). 이는 가나안 정복을 위한 예행연습이었다. 둘째로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모세에게 마지막까지 '신명기'를 교육받음으로 그들의 자녀에게 율법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신 1:5~6). 셋째로 여호수아와 함께 5년 간의 가나안 정복 전쟁을 성공리에 마쳤고 제비뽑기를 통해 약속의 땅을 분배받는 큰 은혜를 누렸다(수 11:23).

이후 등장한 '미스바세대'는 20년 동안 사무엘로부터 제사장 나라 교육을 받고 미스바에 모여서 회개한 세대로, 이들은 제사장 나라 통치 시스템의 월등함을 드러냈다. 예를 들면 첫째로 뇌물 없이 권력을 유지하고 공정한 재판을 진행했다. 둘째로 풍요로운 소출을 수확했다. 셋째로 제사장 나라 법대로 명절에 모든 이스라엘 지파가 모여 결속하자 외적들이 침략할 수 없었다. 즉 제사장 나라 경영법으로 경제와 국방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미스바세대를 탄생시킨 사무엘 시대는 제사장 나라의 꿈이 실현되는 율법 부흥 시대였다.

사사 시대와 왕정 500년 시기를 지나 남유다가 멸망하고, 바벨론 포로 70년을 마친 귀환공동체가 다시 제사장 나라를 리셋했고, 이들은 '재건세대'가 됐다. 이들은 페르시아 제국이 돌려준 5400점의 성전 기명을 토대로 스룹바벨, 학개, 스가랴, 에스라, 느헤미야가 중심이 돼 예루살렘 성전과 성벽을 재건하고 절기를 회복시켰다(느 8:17~18). 이렇게 구약성경에서의 '세대'는 '율법 부흥 시대'를 이뤘다.

신약에서의 세대는 크게 '복음 1세대'와 '복음 2세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은 '복음 부흥 시대'를 열었다. 복음 1세대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포함해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직접 체험한 세대다. 복음 2세대는 복음 1세대로부터 복음을 전해 받은 세대로, 베드로는 복음 2세대를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벧전 1:8)"라고 정의했다. 복음 1세대와 복음 2세대를 구분하는 분기점은 기원후 64년 로마 대화재 사건이다. 로마 대화재는 로마 경기장 아래 기름 창고에서 우연히 일어난 작은 화재가 로마 시내로 번지면서 로마 14개 행정구역 중 10개 행정구역이 불타고 외곽까지 번져 수일간 지속된 사건이다. 그런데 방화범이 잡히지 않자 정치적 위기를 느낀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을 방화범으로 지목하면서 복음 1세대 지도자 200여 명을 체포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했다. 그 시점에 복음 1세대들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사도행전 30년 동안 복음 1세대들이 복음 부흥 시대를 이끌어 왔다면, 이제 복음 2세대들에게 로마 제국의 박해 속에서도 복음 부흥 시대를 이어가도록 당부한 것이다.

복음 1세대와 복음 2세대의 역할을 세 가지로 살펴보면, 복음 1세대는 첫째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체험했다. 둘째로 오순절 성령 강림 후 교회를 시작했다(행 2:41). 셋째로 예루살렘 공회를 통해 모든 민족을 위한 복음을 선언했다(행 15:19~21). 로마 대화재 이후 복음 2세대는 첫째로 공동서신 9권의 수신자들이 됐다(요삼 1:4). 둘째로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지켰다(계 2~3:22). 셋째로 요한계시록을 받은 복 있는 자들이었다(계 1:3). 이렇게 신약성경에서의 '세대'는 '복음 부흥 시대'를 이뤘다.

성경의 세대 이야기는 사회 이슈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복음이 계속 이어지고 부흥하도록 계승된 아름다운 신앙 이야기이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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