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나라 율법은 하나님 나라 복음의 그림자

제사장 나라 율법은 하나님 나라 복음의 그림자

[ 통으로읽는성경 ] 32.모세와 제사장 나라

조병호 목사
2023년 08월 30일(수) 10:52
대제사장 아론을 묘사한 헨리 쉴레의 그림.
모세를 통한 성막 제작은 모든 민족이 하나님께 복을 받는 통로의 시작이었다

성경은 개인, 가정, 나라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성경에서 큰 우산과 같은 '나라 이야기'를 놓치는 이유는 처음부터 성경을 권별로, 요절로, 예화로 공부했기 때문이고, 성경에 기록된 이야기를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찾으려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구약의 '제사장 나라', 신약의 '하나님 나라'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했던 나라 이야기로 개인과 가정 이야기를 묶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통(通)성경 키(Key)'이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지켜야 하는 '율법'을 주셨고, 하나님과 제사장 나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사는 동안 그 언약을 지키지 않을 때마다 선지자들을 보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 즉 '율법과 선지자'로 세계를 경영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시며 제사장 나라의 핵심인 율법과 선지자를 완성하셨고 공생애 3년 동안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도래하게 하셨다. 우리가 성경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핵심이 이러한 제사장 나라와 하나님 나라이다. 아브라함이 제사장 나라를 위한 세 가지 기초로 △보여줄 땅 가나안을 시작으로 한 땅끝 △제사장 멜기세덱에게 바친 십일조를 시작으로 한 제사장 나라 시스템 △모리아산 번제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단번 제사의 기초를 세웠다면, 500년 후 모세는 아브라함이 세운 기초 위에 본격적으로 제사장 나라를 세웠다. 모세를 통해 세운 제사장 나라 이야기를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세를 통해 세운 제사장 나라는 애굽에서 일어난 '첫 번째 유월절'로부터 시작된 나라이다. 제사장 나라의 실체는 '5대 제사(번제, 소제, 화목제, 속건제, 속죄제), 3대 명절(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3대 절기(안식일, 안식년, 희년)'를 지키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용서, 이웃 사이에 나눔과 거룩, 민족 사이에 평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제사장 나라의 시작이 바로 첫 번째 유월절이다. 애굽에서 열 번째 재앙이었던 장자의 죽음을 피한 그날, 즉 '유월절'을 히브리 민족이 지키면서 시작된 것이다. 하나님은 애굽에서의 첫 번째 유월절을 통해 심판과 구원을 이루셨다. 애굽 사람들은 그들의 죄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고,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장자의 목숨을 구하는 구원을 받았다. 첫 번째 유월절이라는 말은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리고 그 후로도 유월절이 계속됐고 마지막 유월절도 있다는 의미이다. 마지막 유월절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지키셨다. 예수님은 15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월절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지키시고 첫 번째 성찬식으로 바꾸셨다.

둘째, 모세를 통해 세운 제사장 나라는 '기름 부음 받은 제사장들'이 공직자로 일하는 나라이다. 하나님은 애굽에서의 첫 번째 유월절에 생명을 건진 각 가정의 장자를 하나님의 것으로, 즉 인구조사 후 그들을 대신해 레위 지파를 제사장 나라의 공직자로 선택하셨다. "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택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 태를 열어 태어난 모든 맏이를 대신하게 하였은즉 레위인은 내 것이라(민 3:12)." 다시 말해 하나님이 제사장 나라 시스템을 '12+1'로 정해주신 것인데, 이는 가나안에서 땅을 분배받아 생업에 종사해 십일조를 바치는 열두 지파와 땅을 분배받지 않고 제사장 나라 공직자로 헌신케 한 레위 지파를 정하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레위 지파인 아론과 그 아들들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시며 아론 가문을 대제사장으로 정해주셨다. "그 아버지에게 기름을 부음 같이 그들에게도 부어서 그들이 내게 제사장의 직분을 행하게 하라 그들이 기름 부음을 받았은즉 대대로 영영히 제사장이 되리라(출 40:15)."

그런데 레위 지파의 아론 가문이 제사장 나라 공직자인 대제사장으로 자리를 잡는 일은 실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사장은 제사장 나라의 공직자인 만큼 사명과 특권을 상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잘못된 제사를 드림으로 죽임을 당한 것이다. 이는 제사 제도에 대한 경계의 사건이었다. 그리고 가데스 바네아 정탐 사건 후 지도자 모세에 대한 불만과 아론을 대제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반역 사건, 이로 인한 처벌로 백성들에게 발생한 염병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모세는 아론에게 향로를 들고 백성들 사이로 들어가게 함으로 하나님의 용서를 구했다. 이처럼 제사장직은 목숨을 건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직분이었다. 결국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의 제사장 권위를 세우시기 위해 아론의 지팡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기적을 베푸셨다.

셋째, 모세를 통해 세운 제사장 나라는 하나님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 '성막'에서 하나님과 함께하는 나라이다. 모세는 떨기나무 가운데 나오는 불꽃에서 여호와의 사자와 대화한 적이 있다. 그때 하나님은 바로 그곳이 거룩한 땅이라 말씀하셨다. 그 거룩한 장소는 일회성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설계도를 주시며 성막을 만들게 하신 후, 그 성막이 있는 곳이 거룩한 곳,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제사를 드림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셨다. 움직이도록 설계된 성막은 500년 후 다윗 때 움직이지 않는 성전이 됐고, 그때로부터 1000년 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실 때 성전의 휘장이 찢어지면서 임마누엘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새 휘장이 되셨고, 우리 몸이 성전이 됐다. 모세를 통한 성막 제작은 결국 모든 민족이 하나님께 복을 받는 '복의 통로'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모세를 통해 만든 제사장 나라 율법은 장차 올 좋은 일, 하나님 나라 복음의 그림자였다(히 10:1).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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