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교회의 미래를 위해 주신 선물"

"청년은 교회의 미래를 위해 주신 선물"

[ 청년,괜찮습니까? ] 8.청년교회 운영

심성수 목사
2023년 08월 29일(화) 20:39
청년교회의 다양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운영위원회 모습.
공동의회시 청년교회 예산과 사역 등을 보고하는 모습.
"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우두머리가 이백 명이니 그들은 그 모든 형제를 통솔하는 자이며(대상 12:32)"

예능교회(조건회 목사 시무)는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마땅히 행할 것'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가 청년을 살리는 일이라 판단했다. 이를 위해 단순한 지원 이상의 구조적 변화를 시도했고, 청년공동체를 재정적으로 독립해 일관성 있고 지속성 있는 청년교회라는 새로운 공동체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예능교회는 한 지붕 아래 예능장년교회와 예능청년교회가 공존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청년은 5년 후에 가장 큰 사역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위기와 문제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구 구조적인 문제다. 목회 현장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급격한 인구 감소라는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청년은 늘어나고 있다. 늦은 결혼과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청년의 스펙트럼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0년 후 아니 5년 후만 돼도 가장 큰 사역의 대상은 청년이 될 것이다.

#교회가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청년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결혼하지 않은 30~40대 인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시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 교회들은 '청년은 장년 예배를 함께 드리면 된다'고 여기며 청년 사역자를 줄였다. 사역자들 역시 담임 목회를 준비하는 데는 청년 사역보다는 장년 사역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청년 사역을 꺼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은 늘어나는데 사역자는 줄어들었고, 청년은 나이가 많아지는데 사역자는 더 젊어지고 있다.

#의식을 가진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회들은 '청년을 살려야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사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문제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바꾸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청년 공동체는 교회 구조상 가장 취약한 부서이다. 교회학교만 해도 장년 직분자들이 포진해 있어 교회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은 그렇지 않다. 교회 안에 이해관계가 발생하거나 사역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 청년의 입장을 대변해줄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의지가 있어도 약해지고 의식은 흐려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처음 가진 생각과 결단을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청년에겐 한국교회를 책임질 충분한 힘이 있다

과거 청년들은 20대 후반 직장을 갖고, 3~5년 후에 결혼을 하면 장년으로 옮겨갔다. 교회에서 청년은 지나가는 세대였고,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소홀히 여겨졌다. 반면 교회학교 아이들은 경제 활동을 하는 부모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에 교회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들은 20대 후반에 직장을 가진 후 10년 이상 경제활동을 하며 머무르고 있다. 이제 청년은 지나가는 세대가 아니다. 청년은 충분히 교회를 책임지고 교회를 세워갈 힘이 있다.

#청년들은 참여하기를 원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청년은 교회에 관심이 없지 않다. 오히려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상호작용하며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 예능청년교회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장년교회의 당회와 같은 '운영위원회'라는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었다. 월 1회 청년 사역 전반에 관한 보고와 함께 의사 결정 및 재정 집행에 관한 것들을 다룬다. 운영위원회는 사역을 실제로 진행하는 실무자, 즉 장년 교회로 말하자면 부서장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곳이다. 정책, 인사, 예산 등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청년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분명한 소속감과 책임감, 애정을 갖게 된다.

#분명한 소속감을 갖게 만든다

청년교회의 독립은 그 자체로 청년들이 교회에 대한 분명한 소속감을 갖게 한다. 많은 교회가 성도들로 하여금 분명한 소속감과 애정을 갖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사역을 만들고 경험하도록 노력한다. 청년교회로 독립됐다는 것은 하나의 교회로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 강한 소속감과 애정을 갖게 만들어 준다. 독립한지 8년을 지나며 이제 200명 가량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대략 50명 정도가 운영위원을 경험했다. 자신의 의견을 내고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즉 내가 의사 결정에 참여 할 수 있는 것만큼 강력한 소속감을 갖게 하는 것이 있을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청년들은 교회에 애정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개선된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청년들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내용은 공동체 전체로 퍼지게 돼 있다. 불필요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예능교회 청년들은 교회와 교역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자부심까지 지니고 있다.

#독립교회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청년교회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 마다 "건강하고 높은 의식을 갖춘 청년들을 얻게 된다"고 답한다. 소속감이 분명한 청년들로 인해 재정이 늘고 교회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숫자적으로도 부흥을 하지만 무엇보다 의미있는 열매는 청년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교회를 오가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조직과 운영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장년교회 즉 한국교회의 리더가 될 재목이다. 청년교회에서 교회 운영을 경험한 청년들이 후에 교회 정책을 결정하는 장로와 제직이 된다면 아무런 경험이 없이 교회 중직이 된 성도들보다 더 잘 교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판단된다. 청년교회는 한국교회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좋은 연습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청년교회는 개교회의 부흥과 상관없이 해볼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회적 지표들을 볼 때 한국교회의 내일은 답이 없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청년 세대에 주목하고 집중한다면, 청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을 인정해 준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세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하나님이 주신 선물과 같은 세대다.

심성수 목사 / 예능청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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