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 선언하다

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 선언하다

[ 통으로읽는성경 ] 완.다윗과 제사장 나라

조병호 목사
2023년 09월 06일(수) 10:14
기름 부음 받는 다윗을 묘사한 바리아스의 그림.
다윗의 기름 부음과 성전 건축 허락을 통한 다윗 후손의 기름 부음은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졌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기 2000년 전 아브라함은 '제사장 나라'를 위한 세 가지 기초를 세웠고, 500년 후 아브라함이 세운 그 기초 위에 모세가 모든 민족을 위한 하나님의 꿈인 제사장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아브라함으로부터 1000년, 모세로부터는 500년 후 다윗은 제사장 나라 충성도를 높이며 천년 모범 '다윗의 길'을 만들어 하나님의 기쁨이 됐다. 다윗은 아브라함이나 모세에 비하면 짧은 70년을 살았는데 그의 삶은 크게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눠야 할 만큼 극적이었다. 다윗이 여느 사람들과 다르게 특별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세 번이나 '기름 부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윗이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은 다윗 인생의 전반부, 즉 미래를 위한 준비 기간에 속한 일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다윗 인생의 후반부는 다윗이 세 번째 기름 부음을 받은 후 '성전 건축 담론'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다윗 인생의 전반전과 후반전, 그 자세한 이야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 대로, 첫째 다윗 인생의 전반전은 '기름 부음' 담론으로 시작된다. 다윗은 청소년 시절, 블레셋의 골리앗을 물리치기도 전에 이미 사무엘을 통해 첫 번째 기름 부음을 받았다. 그리고 다윗은 골리앗을 물리친 후 사울의 정치적 라이벌이 된 10여 년 동안 도망자의 삶을 살다가 사울이 죽은 후 유다 한 지파의 왕이 되면서 두 번째 기름 부음을 받았다. 그렇게 다윗은 7년 6개월을 보낸 후 마침내 열두 지파 전체의 왕이 되면서 세 번째 기름 부음을 받게 된다.

통일 왕국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은 먼저 예루살렘을 새 수도로 삼고자 했다. 이전 사울 왕 때의 수도 기브아와 다윗이 유다 한 지파의 왕이었을 때의 수도인 헤브론, 그리고 아브넬이 주도해 이스보셋을 중심으로 한 열한 지파의 수도였던 마하나임이 아닌 국민 통합을 위한 새로운 수도로 예루살렘을 마음에 둔 것이다. 그런데 예루살렘성은 여호수아 때에도 빼앗지 못했던 난공불락의 성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간 400여 년 동안 예루살렘성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윗 당시에도 여부스족이 살고 있었다. 그러자 다윗은 측근 600명을 이끌고 수구를 통해 예루살렘을 마침내 점령했고 그곳을 새 수도로 삼았다. 여호수아와 만나세대조차 해내지 못했던 일을 다윗이 해낸 것이다. 이 일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땅에 대한 약속'을 주신 후 1000년 만에 완전하게 성취된 일이었다. 다윗은 세 번 기름 부음을 받은 후 아브라함 때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언약 '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 가나안 땅의 경계를 성취한 것이다. 그 후 다윗은 주변 나라들과의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며 튼튼한 국력을 바탕으로 제국으로 나아가고도 남을 힘이 있었음에도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말씀하신 이스라엘 나라의 경계를 넘지 않았다(민 34:1~12).

둘째, 다윗 인생의 후반전은 '성전 건축 담론'과 함께 시작됐다. 다윗 인생의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나라 전체가 '평안'을 말할 수 있는 때가 됐다. 다윗이 주변 국가들과의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며 더는 전쟁의 염려가 없는 평화의 시대를 열게 되자 나단 선지자를 초청해 '신명기' 말씀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눴다. "너희가 요단을 건너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 거주하게 될 때 또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너희 주위의 모든 대적을 이기게 하시고 너희에게 안식을 주사 너희를 평안히 거주하게 하실 때에 너희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실 그 곳으로 내가 명령하는 것을 모두 가지고 갈지니 곧 너희의 번제와 너희의 희생과 너희의 십일조와 너희 손의 거제와 너희가 여호와께 서원하는 모든 아름다운 서원물을 가져가고 … 오직 너희의 한 지파 중에 여호와께서 택하실 그 곳에서 번제를 드리고 또 내가 네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거기서 행할지니라(신 12:10~14)."

다윗은 나단 선지자에게 '신명기'의 말씀을 보면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 생각되는데 혹시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단 선지자가 다윗의 뜻에 동의했다. "나단이 왕께 아뢰되 여호와께서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행하소서(삼하 7:3)." 그리고 나단 선지자가 하나님께 이 사실을 여쭙자 하나님은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다윗의 마음을 기뻐 받으시며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첫째, 설계도는 하나님이 주신다. 둘째, 다윗은 성전 건축을 위한 준비만 한다. 셋째, 성전 건축은 다윗의 아들이 짓는다. 나단에게 주신 하나님의 이 말씀은 다윗 인생 후반전에 주신 놀라운 선물이었다. 사울은 기름 부음을 받고 왕이 됐지만, 그의 아들은 기름 부음을 받지 못하고 아버지에 이어 왕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기름 부음을 받고 왕이 된 다윗은 사울과 달리 자기 아들뿐만 아니라 후손 대대로 기름 부음을 받으며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들은 것이다.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삼하 7:13)." 그래서 그때부터 다윗은 온 힘을 다해 성전 건축을 위한 물적 준비, 인적 준비, 성전 건축 후 운영될 체제 준비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다윗의 뒤를 이은 솔로몬이 기름 부음을 받고 왕이 돼 성전을 건축한 후, 성전 낙성식 기도를 드리며 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를 선언했다.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이방인이 주께 부르짖는 대로 이루사 땅의 만민이 주의 이름을 알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처럼 경외하게 하시오며(왕상 8:43)."

다윗 인생의 전반전인 세 번의 기름 부음 받음과 후반전의 성전 건축 허락을 통한 다윗 후손의 기름 부음은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단번 제사를 통해 '움직이는 성막 500년에 이은 예루살렘 성전 1000년 시대'를 지나 결국 '우리 몸이 성전이 되는 교회(고전 3:16)'를 세우셨다. 하나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고자 했던 다윗의 마음을 기쁘게 받으시며 이를 허락하신 이유였다.

※ 이번 회를 끝으로 '통으로 읽는 성경' 연재를 마칩니다. 집필해주신 조병호 목사님과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필자 조병호 목사는 "앞으로도 좋은 기회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계속해 도움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단행본 '역사순 일년일독 통독성경'을 참고해 달라"는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조병호 목사 / 성경통독원 대표·통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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