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 걱정말아요, 교회가 책임질게요"

"김장김치 걱정말아요, 교회가 책임질게요"

무학교회, 이웃과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1월 28일(화) 18:42
무학교회 윤동일 목사(가운데)와 교인들이 이웃들과 나눌 김장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김칫소 부족한가요?"
"여기 여기 부족해요!!"
"집사님! 작은 상자 하나만 갖다 주세요!!"
"네네 가요 가요!"

서울노회 무학교회(윤동일 목사 시무)가 잔치날 처럼 들썩거렸다.

교회가 주최하는 '이웃과 함께하는 김장김치 나눔'에 동참하기 위해서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부터 교회 식당 안에 모인 봉사자들은 위생복장과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김장 준비태세를 갖췄다.

지난 28일 무학교회는 15번 째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열고, 11톤 상당의 김치 1700여 박스를 취약계층과 탈북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눴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은 물론이고 성동구청과 인근의 6개 주민센터 직원들, 주민들까지 참여해 김장 봉사에 두 팔을 걷었다. 지역의 결혼이주여성 10여 명도 봉사에 동참하며 "한국 김치 너무 맛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봉사자들은 이날 온전히 하루를 내어놓으며 배추 재료 손질부터 김칫소 버무르기, 상자 포장과 배달까지 도맡았다. 무엇보다 이날 사용된 배추 등 김장 재료는 교회와 결연을 맺은 괴산의 시골교회에서 공수해온 것으로 농가들의 판로개척에도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이 더해졌다.

교회는 해마다 김장나눔 행사를 진행하며 예산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도 교인들이 모은 헌금 7000여 만원을 반영하며 통큰 사랑을 실천했다.

봉사자들과 함께 김치버무르기에 나선 윤동일 목사는 "15년 동안 열린 김장나눔은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게 됐다"면서 "벌써부터 김치를 기다리는 이웃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정성으로 담근 김치를 이웃과 나눌 생각에 설레인다"고 심정을 전했다. 윤 목사는 무엇보다 "섬김의 활동에 지역 주민들이 동참해 사랑을 실천하고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정성스러운 손길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한 교인들이 자랑스럽고 주민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올해로 8번 째 나눔 행사에 참여한 남후연 집사는 "김치를 받으시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직접 만든 김치를 어려운 이웃들이 맛있게 먹는다는 생각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장김치는 교회 7개 교구 내 교인들과 지역의 경찰서, 교정선교 기관 및 사회복지 단체 등 지역사회에 골고루 배달됐다.

사회부 총무 황낙수 안수집사는 "김장김치 나눔 행사는 교회가 이웃들과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라면서 "육체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우리의 작은 섬김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