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 가정예배 ] 2024년 1월 4일 드리는 가정예배

지대영 목사
2024년 01월 04일(목) 00:10

지대영 목사

▶본문 : 요한일서 4장 10절

▶찬송 : 299장



매년 원단이 되면 오산리 기도원으로 가서 금식 기도하던 생각이 난다. 필자의 아버지는 장남인 나를 꼭 데리고 기도하러 가셨다. 아버지는 '금식'을 3일 동안 하셨지만 나는 '굼식'을 했다. 3일을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 1980년대는 또 얼마나 추웠던지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더 힘들게도 했다. 장남이었고 필자가 목사가 되기를 바라신 부모님 덕분에 나실인으로 예정을 받았던 터라 하는 수 없이 같이 기도원에 동행하곤 했다. 아버지의 나에 대한 생각은 유달랐다. 장남이어서 만은 아닐 것이고 당신이 하지 못한 목회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큰 아들에 대한 기대와 관심으로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1970년대 중학생 시절, 아버지는 늘 저녁에 자전거를 타시고 30분 거리 되는 학교로 매일 보온 도시락을 가지고 오셨다. 공부하는 아들에게 따뜻하게 밥을 먹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러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들 둘을 키우고 결혼을 시키고 손주 둘을 얻었는데, 그들에게 하는 것이 아버지의 절반에 절반도 따라가지 못함을 느낀다. 조금씩 내리사랑이라는 뜻을 헤아려 보며 하늘 아버지의 사랑은 내리사랑이셨음을 느껴본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으면 좋겠다. 하늘 아버지의 우리에 대한 사랑은 지고지순한 사랑이셨다. 허물 많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성육신의 사건은 육신의 부모님의 그 어떤 사랑과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면서 조금은 육신의 아버지의 사랑과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 주어도 부족한 사랑, 더 주고 싶은 사랑,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랑. 이 사랑을 우리가 받았고 또 전해주고 있다. 이 땅에 하늘 아버지의 사랑이 2024년 새해에는 온누리에 가득하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견리망의(見利忘義)', 즉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라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의로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잊지 않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늘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 주님의 끝없는 값진 사랑을 기억하며 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심리학자인 이민규 박사의 '생각의 각도'에 '모르는 척 넘어가 주기' 칼럼이 있다. "상대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잘못을 숨기고 싶어 할 때 즉시 잘못을 지적하거나 무안을 주기보다 때로는 모르는 척 넘어가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모르는 척 넘어가면 상대가 미안함을 느끼고 반성하면서 자발적인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그러셨다. 다 알고 계시면서도 모른척하고 넘어가 주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도 우리의 잘못과 부족함과 허물을 아시지만 자주 넘어가 주심으로 오히려 우리를 변화의 길로 인도하시는 선하신 분이시다. 그 넓으신 은혜와 사랑이 오늘 우리를 여기에 있게 하신 것이 아닐까?

오늘도 하루를 하늘 아버지의 사랑으로 빈 공간에 채워지는 시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기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그 사랑을 기억하며 새해에는 받은 사랑을 또한 베풀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지대영 목사/강서갈릴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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