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이야기를 입혀주는 공동체

하늘 이야기를 입혀주는 공동체

[ 가정예배 ] 2024년 3월 6일 드리는 가정예배

이지원 목사
2024년 03월 06일(수) 00:10

이지원 목사

▶본문 : 사무엘상 17장 31~49절

▶찬송 : 288장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에게 줄 도시락을 챙겨 온 다윗이 어느새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 앞에 버티고 서 있다. 사울 왕이 부모의 심정으로 안쓰러운 마음에 챙겨준 갑옷을 벗고, 평소 사용하던 평범한 물맷돌을 가지고 말이다. 다윗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하나님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이름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묵상하다 깨달았다. 다윗이 챙겨간 물맷돌은 그냥 평범한 돌이 아니라는 것을. 사울의 갑옷을 벗으며 다윗이 당차게 했던 말이 이렇게 들린다. "저에게는 갑옷보다 더 든든한 하나님의 이야기가 있어요. 제가 양을 지킬 때 하나님이 사자와 곰의 발톱에서 구원해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하나님이 저를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구원하실 거예요!" 물맷돌은 다윗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물맷돌을 짐승에게 던질 때마다 하나님이 다윗과 양을 지켜주셨던 이야기가 다윗 안에 있었다. 다윗은 그 하나님의 이야기를 손에 들고 골리앗 앞에 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경에 있는 이들은 모두 '자신 안에 있는' 하나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았다. 성전 미문에서, 나면서부터 다리를 쓰지 못한 장애인을 일으킨 베드로도 말한다. "베드로가 이르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고(행3:6)"

지금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들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나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다음 세대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세상과 마주하고 있을까? 나와 가족, 이웃과 다음세대의 일상 속 많은 순간, 하나님의 이야기가 입혀지기를 바란다. 민낯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함께 자라 가는 가족들 안에 입혀진 하나님 이야기 하나,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마음이 무너진 순간 누군가의 위로로 입혀진 하나님 이야기 둘, 성적이나 진로 때문에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어른들의 응원 속에 입혀진 하나님 이야기 셋, 말씀을 읽고 예배하는 순간 '어! 저거 내 이야기인데' 하며 입혀진 하나님 이야기 넷, 따뜻한 사랑으로 필요를 알아주고 채워주고 곁을 내어주는 이들을 통해 입혀진 하나님 이야기 다섯 등.

이 일을 위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 마음 다해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나 자신과 가족, 이웃과 다음세대 아이들의 영혼과 일상에 사울의 갑옷이 아닌 하나님의 이야기를 입혀주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안에 하나님의 이야기가 입혀진 물맷돌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래서 살다가 힘들 때, 고통당할 때, 큰 장애물을 만났을 때, 기쁜 일을 만날 때 꺼내어 보고 힘을 얻고 길을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세상의 가치와 소리가 아닌 하나님의 영으로 감동되어, 하나님의 이야기가 입혀진 물맷돌을 들고, 자기답게 세상을 가꾸어갈 우리와 우리 이웃들 그리고 특별히 다음 세대의 삶을 꿈꾸며 우리 함께 다음 다해 이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기도

광야 같은 삶 가운데에도 우리 영혼과 일상에 하나님의 이야기 조각들을 많이 입혀주셔서 담대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지원 목사/숲속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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