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 현상을 극복하는 길

아노미 현상을 극복하는 길

[ 독자투고 ]

오총균 목사
2021년 06월 08일(화) 10:50
사회 규범의 정의

사회생활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원칙(原則)이 있다. 이를 '사회 규범(社會規範)'이라 한다. 사회 속에는 총체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문화의 여러 개별 요소가 있다. 이를 '문화요소(文化要所)'라 한다. 문화요소에는 기술, 언어, 상징, 예술, 가치, 규범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규범에는 에티켓, 관습, 종교, 도덕, 법 등이 포함된다. '사회 규범'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행동의 기준이나 원칙을 말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마땅히 따르고 지켜야 하는 규칙을 의미한다. '가치'가 행동의 일반적인 방향을 설정한다면 '규범'은 행동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사회 규범은 형태는 다르나 모두 사회 구성원의 행동을 구속(拘束)하는 특징을 지닌다. 규범을 잘 지키면 심리적 안정, 양심과 사회적 지지, 모범인 선정, 포상 등 각종 보상(報償)이 따른다. 그러나 규범을 어기면 그에 따른 일정한 제재(制裁)가 가해진다. 상황에 따라 심리적 부담, 양심의 가책, 사회적 비난, 신체적 처벌, 법적 규제 등을 감당해야 한다. 이와 같이 '규범'은 보상과 제재를 통해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이바지한다. 그리하여 국가에서는 헌법(憲法)을 만들어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규범으로 삼고 사회적 안정을 도모한다.



아노미 (Anomie) 현상

그러하여도 한 사회에서 문화 변동이 일어나면 기존의 전통적인 규범이 무너진다. 이 때 붕괴된 규범의 빈자리를 채워 줄 새로운 규범이 빨리 정립되지 않으면 그 사회는 '무규범 상태'가 되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를 '아노미 현상'이라 한다. 아노미 현상이란 기존의 전통적인 규범과 가치관이 무너지고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규범과 가치관이 아직 정립되지 못하여 혼란과 무규범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사회적 혼란으로 규범이 사라지고 가치관이 붕괴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개인적 불안정 상태를 말한다. '아노미 현상'은 그리스어인 '아노미아'에서 나온 말로, 이는 곧 '무질서(無秩序)' 상태를 의미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이 아노미 현상을 사회 구성원의 행위를 규제하는 공통된 가치나 도덕적 규범이 상실된 혼돈상태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규명하였다. 어느 사회에서 아노미 현상이 나타나면 구성원들의 행위를 통제하는 공통의 가치나 규범이 사라져 해당 구성원들은 혼돈 상태를 겪게 된다. 아노미 상태에 빠지게 되면 삶의 가치와 목적의식을 잃게 되고 심한 무력감과 자포자기에 빠지며, 이 현상이 심화될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규범의 절대 필요성

반면 사회 규범이 안정되고 존중되며 준수되면 사회 구성원들은 사회와 강한 결속력을 지닌다. 이때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에 대체로 만족한다. 이 같은 사회에서 개인의 삶은 안정되고 타 구성원과의 갈등은 낮아진다. 그러나 사회 규범이 부재(不在)하거나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거나 그 규범이 무시될 경우, 개인과 사회의 결속력은 약화되고 개인의 만족도는 낮아진다. 사회적 통합 정도가 낮고 개인의 사회적 결속력이 약하거나 깨질 때 사회 구성원들은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독감에 시달린다. 여기서 확인되는 중요한 관점(point)이 있다. 인간의 심리나 정신세계는 총체적 사회로부터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사회 집단의 규범(規範)이 확고부동하게 자리를 잡으면 그 집단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은 유지된다. 구성원간의 결속력과 유대감이 강화되고, 집단 구성원 된 소속감의 만족도와 자부심이 충천(衝天)하게 된다. 그 반대로 규범이 무시되고 무규범 상태가 지속되면 사회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이 저하된다. 점점 집단 이탈 현상이 나타나며, 사회 집단 해체 현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이 아노미 현상은 사회 집단 해체(解體) 현상 원인 중 하나로 현대 사회학에서 중요하게 설명되고 있다.



아노미 극복 방안

따라서 바람직한 제도의 정착, 규범의 완성도 상승, 사회적 안정망 구축 등을 통해 개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사회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간혹 '아노미 현상'을 가볍게 여기고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만일 '아노미 현상'을 지속적으로 방치한다면 '정체성의 혼란'이 가중됨은 물론, '사회 분열' 내지는 '해체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아노미 현상은 그 심각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전제로 신속히 극복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 처리하라"는 말이 있다. 이 명언(名言)은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아노미 현상을 극복할 실제적 방안이다. 잘못 간 길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새 출발하는 길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원점에서의 재검토야 말로 아노미 현상을 극복하는 핵심적인 키(key)이다. 서둘러 안정적인 사회로 가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얼마나 빨리 원점으로 돌아가 아노미 현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 규범을 만들어 사회 안정망을 신속히 구축하느냐가 성공적인 사회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오총균 목사 (시흥성광교회, 특화목회연구원장)

{오총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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