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이제 삶으로 씁시다

감사일기, 이제 삶으로 씁시다

[ 독자투고 ]

이의용 장로
2021년 11월 16일(화) 14:08
감사일기, 이제 삶으로 씁시다



감사일기를 쓰는 이들이 많아졌다. 학교, 군대, 심지어 기업에서도 감사일기를 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일과를 마치고 그날 고마운 일을 노트에 기록하는 모습은 밀레의 '만종'을 떠오르게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다", "고마운 일을 찾게 된다", "고마운 일들이 더 많이 생긴다", "표정과 말투가 달라진다", "주위 사람들과 화목해진다", "숙면하게 된다", "삶에 기쁨이 넘친다", "하루가 달라진다" 감사일기를 쓰는 이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감사일기를 쓰려는 분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다. 첫째, 감사일기 쓰기는 감사하는 삶을 연습하기 위한 연습 과정이다. 매일 몇 개씩 의무적으로 쓰려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기쁘게 써야 한다. '감사'라는 감정을 억지로 짜내면 '불만'이 생긴다.

둘째, 감사거리를 찾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감사거리를 찾는 그물이 있다. '남·숨·특·좋-남은 것을 봐라, 숨어 있는 것을 봐라, 특별하게 봐라, 좋은 쪽을 봐라'가 그것이다. 현재의 일만이 아니라 과거의 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일, 당연한 일만 아니라 당연하지 않은 일에서도 감사거리를 찾아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셋째, 나홀로 묵상일기를 피해야 한다. 그날 고마운 일을 혼자 노트에 적지만 말고, 고마운 사람에게 그 마음을 직접 표현하는 게 좋다. 예수님께로부터 고침을 받은 한센병 환자 열 명 중 고마움을 표현한 사람은 단 한 사람이었다. 일기 내용을 가족이나 동아리 회원들과 나누면 그 감동도 커지고, 내용도 풍성해질 것이다.

넷째, 양보다 깊이가 더 중요하다. "누가 나에게 무엇을 해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쓰다 보면, 내용이 늘 비슷해 재미가 없고 쉽게 지치기 쉽다. 단 한 가지라도 깊이 생각하며 써보자. 오늘 고마운 사람은 누구였나, 어떤 점이 고마웠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했나, 상대방의 반응은 어땠나 등 …. 이렇게 내용과 느낌이 날마다 달라진다.



받는 감사에서 주는 감사로 : '10-10 감사운동'

감사일기에는 누군가로부터 받은 내용만 가득하다. 자신이 남에게 베푼 이야기는 없다. 누군가 내게 뭘 베풀어줘야 감사일기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감사일기 쓰기는 감사거리를 찾아 기억하고 표현하는 1단계 연습과정이다. 2단계는 누군가의 감사 일기장에 내가 등장하는 능동적인 연습 과정이다. '그 사람'의 감사일기에 내가 등장하려면 그 사람의 감사 거리를 내가 만들어줘야 한다. 내가 주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삶으로 쓰는 감사일기가 아닐까? 그래야 삶도 바뀐다. 내가 주어가 되어 누군가에게 배려, 칭찬, 인정, 격려, 위로, 사과, 용서 등을 베풀자. 혹시 그가 나에게 감사를 표해온다면 이런 일기를 써보자. 누구로부터 감사를 받았나, 어떤 일로 고마워했나, 상대방이 어떻게 표현했나, 그때 내 기분은 어땠나, 나는 어떻게 반응했나 등등. 다양하고 풍성한 일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 정국 21개월은 우리의 의식, 생활 스타일, 비즈니스 등 모든 부분을 크게 바꿔놓았다. 교회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예배와 사역이 축소, 중단되면서 공동체 의식이 많이 해이해졌다. 여기에 익숙해진 교인들을 어떻게 코로나 이전 상태로 돌아오게 할 것인지 목회자들은 고민하고 있다. 추락할 대로 추락해버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사회의 신뢰, 호감은 더 큰 과제다. "신자들은 성경을 읽지만, 비신자들은 신자들의 삶을 읽는다"고 했는데, 비신자들의 삶과 별 차이가 없는 신자들의 삶에 한국 교회의 위기가 있다.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

'10-10 감사운동'을 제안해본다. 하루에 열 번 "감사합니다" 표현하고, 열 번 "감사합니다" 인사를 받자는 캠페인이다. 말하자면 교인들이 감사일기를 넘어, 일상에서 감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이 고마워하게 하자는 캠페인이다. 교회 내에 감사동아리를 구성해 '10-10 감사운동'을 시작해보면 우리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10-10 감사운동'이 교회로부터 사회로 확산될 때 교회의 신뢰도 회복되고 전도와 선교의 문도 넓어질 것이다. 소그룹 공동체가 회복되면 교회 전체의 공동체도 회복될 것이다. 이번 감사절이 기회다!



이의용 장로 / 동행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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