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나라가 살 길

한국교회와 나라가 살 길

[ 독자투고 ]

최상훈 목사
2022년 12월 14일(수) 09:26

최상훈 목사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빈 살만이 방한하여 수많은 화제를 뿌린 바 있다. 3000조에 가까운 재력가인 그는 이번 방한 때 숙소로 잡은 호텔 400개의 방을 예약하고 자신은 하루 사용료가 2000만 원인 방을 사용했다. 게다가 그가 머무는 동안 사용할 그릇을 1억 원어치 구입하는가 하면 숙소에 둘 가구 등을 모두 공수해 왔다고도 한다.

그가 머무는 동안 국내 재벌 총수들이 열일 제쳐두고 그를 만나러 줄지어 가는 모습 또한 여러 언론 매체들이 앞다투어 보도했다. 돈과 권력의 힘을 확연히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한 그가 장관들과 수많은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우리나라에 왔다니 이 또한 대한민국의 역량이 세계 정상급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얼어붙은 국내 경기가 많이 풀릴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것이 마냥 기뻐하기만 할 일일까? 거대한 돈과 권력의 이면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배금주의, 과학기술지상주의, 인본주의, 상업주의에 따라오는 무한경쟁, 가치관의 혼란, 윤리 붕괴, 생명경시 풍조, 각종 사건 사고들, 빈부격차, 노사갈등, 파업, 환경파괴, 기상 재난 그리고 쾌락주의, 다원주의에 따른 책임회피, 거짓 문화, 상호불신, 갈등과 대립 등. 이렇게 많은 사회문제들로 인하여 이 시대 사람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으니 그것은 공동체 파괴 현상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런 모습들이 감지되고 있다. 노동계, 가정, 학교, 지역사회, 국가기관 등 이렇게 공동체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당면한 국가과제나 재난, 사고 등에 대해 효율적인 공동대응을 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공동체 정신이 회복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유사한 사고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법이나 제도를 바꾸고 책임자들을 처벌한다고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로 끝날뿐이다.

더구나 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이 일어나는 경우 공동체적 무장이 되어있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이 나라에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공동체정신의 회복이라 하겠다. 해방 이후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나라가 시끄러울 때 이승만 대통령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일갈하지 않았던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공동체 정신을 북돋울 수 있을까?

역사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지난 1919년 기미독립운동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운동의 발생과정을 살펴보면 첫째, 기독교회의 각성과 예수 공동체성 회복이다. 원산 대부흥운동, 평양 대부흥운동에서 교회는 하나님을 갈망하며 말씀과 기도에 전념함으로써 그 결과 통회 자복, 말씀 순종에 따른 삶의 변화를 나타낼 수 있었다. 성령님의 강한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교회 조직의 연합과 연합사업으로 이어졌다. 재한 복음주의 선교단체 통합공의회, 예수교장로회 조선 총회, 조선 예수교 장감연합협의회 등이 있다.

둘째, 교회의 사회개혁과 자체 성장이다. 여성 지위 향상, 신분 타파, 교육열 증진, 의식 개혁, 미신타파, 민족의식 고취 등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

셋째, 한국교회가 당면한 국가적 고난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인이었으며, 교회 조직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 독립운동 소식이 전달되었고, 본 운동 당일에도 앞장서서 행렬에 참여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 부흥 공식을 적용한다면 한국교회가 예수 공동체성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공동체 정신이 가정, 일터, 학교, 지역사회 곳곳에 살아나서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나라 건설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불시에 닥쳐오는 재난, 사고 등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에 한국교회가 스스로의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함께 마음 모아 성령의 역사하심을 위하여 십자가 앞에 무릎 꿇어야 할 것이다.



최상훈 목사/ 옥종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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