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의 아드 폰테스

신학교육의 아드 폰테스

[ 독자투고 ]

이원일 교수
2023년 04월 10일(월) 00:10

이원일 교수

신학대학교의 위기와 이를 위한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오늘날 신학대학교 교육의 위기의 원인을 교수의 질적 수준을 말하기도 하고 출생율의 저하와 학생들의 고령화를 말하기도 한다. 또는 커리큘럼이 문제라고 말하기도 하고 첨단시설의 부족과 재정 건전화를 말하기도 한다.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며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들이다.

그러나 신학대학교의 진정한 위기는 신학교육의 본질이 서서히 망각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신학대학교 위기의 극복방안은 근본적인 본질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일컬어 신학교육의 '아드 폰테스(ad fontes)'이다. 신학교육의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신대원에 입학하여 처음 들었던 용어 가운데 생소한 말은 선지 동산이라는 말이었다. 채플에서 목사님들이 기도하면서 또는 설교하면서 한 번씩 사용한 말이 선지 동산이었다. 요즘도 신학대에서 듣거나 보는 용어이기도 하다. 선지 동산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선지 동산은 선지자 학교를 말한다. 선지자 학교의 뿌리는 사무엘이 교장으로 있었던 라마 나욧(삼상19: 18~23)에서 시작된다. 라마는 높은 곳이라는 의미이며 에브라임 산지에 있는 성읍이다. 사무엘의 고향, 활동 중심지, 죽음을 맞이한 곳이며, 그리고 매장지이기도 하다. 라마나욧(삼상19:19)에서 나욧은 거주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마나욧은 거주하는 높은 곳이라는 말이다. 산지에 있는 거주지라는 말이다.

선지동산의 뿌리는 바로 사무엘이 거주했던 라마나욧이다. 성경에 의하면 라마나욧에 선지자 무리가 있었다(삼상19:20). 오늘날 신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우와 같다. 중요한 것은 라마나욧은 하나님의 영(삼상19:20,23)이 역사하는 곳이다. 선지동산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이 살아 역사하는 곳이다. 선지 공동체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에 의해서 살아간다(삼상10:5~13). 선지동산의 교육주체는 바로 하나님의 영이다. 하나님의 영이 라마 나욧에 간 사울의 전령들과 사울에게도 임하기도 했다. 이후 벧엘과 여리고에 있는 선지동산도 하나님의 영인 성령을 사모하는 곳이었다(왕하2:9).

라마나욧 선지동산에는 비록 일시적인 단기과정이지만 학생으로서 다윗과 사울이 있었다(삼상19:18,22). 하나님의 영이 역사하는 선지동산에 머물렀던 사울과 다윗은 선지동산을 나온 이후 전혀 다른 사역을 하게 된다. 다윗은 비록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도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능력에 힘입어 새벽을 깨우기를 소망했다(시57:9).

그러나 사울은 그 아들이 왕 위를 이어받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지내고 있었다(삼상20:31). 이새의 아들 다윗이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아들 요나단과 자신의 아들이 장차 왕위를 이어받아 세울 나라가 든든히 서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나님의 주권을 망각하고 있었다. 사울 자신이 지도자가 될 때 하나님의 영에 의해서 시작되었음(삼상10:10)을 잊어버렸다.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능력을 망각한 결과는 비참한 죽음으로 끝이 났다.

선지 동산은 무엇으로 운영되는가? 예산이라고 얘기하거나 재정 건전화를 말하기도 한다. 중요하다. 결코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더 깊은 본질은 하나님의 영이다. 성령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역사하시는 성령으로 운영되어진다. 순진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유치하다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교육의 아드 폰테스는 바로 성령에 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역사하는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이다.



이원일 교수/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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