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보다 임원·총대 선출이 우선?

복음보다 임원·총대 선출이 우선?

[ 독자투고 ]

박홍열 목사
2023년 04월 24일(월) 13:10

박홍열 목사

필자는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이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마음과 모습으로 은퇴감사예배를 드려야 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하는 때를 맞이 하고 있다. 30년이 넘은 목회기간 대부분을 하늘과 산, 논과 밭만 보이는 농촌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농촌교회들이 그런 것처럼 필자가 섬기고 있는 교회도 80%가 넘는 성도들이 70세가 훨씬 넘는 고령의 성도 몇십 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목회자인 나 자신부터 시작해서 온 교회 성도들이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해 주셔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 주시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해서 구원의 복을 받고 살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살고 있다. 비록 하늘, 산, 논, 밭만 보이는 농촌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지만 하루하루 사는 것이 황홀하리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죄인 중에 괴수와 같은 못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쓰임을 받고 있다는 것이 한없이 감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필자가 봄, 가을로 모이는 정기노회 모임에 참석을 하고 오면 한없이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어 노회가 끝나고 나면 몇 주 동안 마음의 몸살을 앓으면서 살 때가 많이 있다. 노회가 모여서 해야 하는 일 가운데 최고의 관심사가 무엇일까 하는 문제 때문이다.

우리 총회에 속해 있는 모든 노회들이 봄노회 때는 노회를 대표해서 총회총대로 갈 분들을 선출하는 총대선거를 하고 가을노회 때는 노회 임원선거를 하고 있다. 노회를 대표해서 갈 총회총대 선거를 하고, 노회 임원선거를 하는 일은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노회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가 모일 때마다 노회원들의 관심사가 어떤 사람이 노회 임원으로 선출되며 총회총대로 선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최대 관심사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이 있다. 이런 모습은 노회만 그런 것이 아니고 총회 때에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전10:31)"라는 말씀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3:30)"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노회 임원으로 선출되고 총회총대로 선출되는 것이 정말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의 영광을 위한 일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나는 얼마든지 쇠하여도 좋지만 우리 주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흥하여야 되겠다'는 세례요한의 고백과는 정반대로 '우리 주님은 쇠하더라도 나는 쇠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병 문제로 인해 필자가 속해있는 노회도 2000명이 훨씬 넘는 세례교인들이 교회를 떠났다는 안타까운 말을 듣고 있다. 농촌교회에서 30년 넘는 시간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감격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면서 살고 있는 못난 사람이 감히 노회와 총회를 향하여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 총회에 속해 있는 모든 노회 회원 여러분!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하고 나는 쇠하고 또 쇠하더라도 우리 주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흥해야 한다"라고. 이 못난 사람이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또 외치고 싶다.

총회나 노회의 임원으로 선출이 되고 총회총대로 선출이 되는 것은 조금도 복음이 아니고 오직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께서만이 유일무이한 지상 최대의 복음이기 때문이다.



박홍열 목사 / 창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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