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옵고'라고 기도해야 한다

'주시옵고'라고 기도해야 한다

[ 독자투고 ]

허석구 목사
2023년 05월 15일(월) 00:10

허석구 목사

'주시옵고'일까 아니면 '주옵시고'일까?

교회에서 기도할 때 어떤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 우리나라를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날개 아래에 지켜 주시옵고 좋은 나라가 될 줄 믿습니다"라고 기도한다. 또 어떤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 우리 청소년들을 악한 풍조로부터 지켜 주옵시고,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될 줄 믿습니다"라고 기도한다.

'주시옵고'와 '주옵시고' 중에 어느 것이 우리말 표현에 맞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혼돈 속에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에는 '주시옵고'와 '주옵시고'가 치열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시옵고'라고 기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시옵고'가 우리말 어법에 맞기 때문이다. 반드시 '주시옵고'라고 기도해야 한다. 목회자뿐만 아니라 기도를 교인들 앞에서 하는 사람들의 말 습관은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시옵소서'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없다. 왜냐하면, '주옵시소서'라고 하는 기도를 필자는 한 번도 들은 바가 없고, 우리말 어법에도 맞지 않다. '주옵시소서'는 거북하게 들리는 잘못된 표현이기 때문이다. "주님이시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주기도(Lord's prayer)가 있다.

기독교인들이 예배시간, 구역예배, 새벽기도 시간에 주기도문을 사용해서 많이 기도한다. 우울증이 심한 어떤 성도가 하루에도 여러 번씩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를 계속 드렸더니 건강해졌다는 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마태복음 6장 9절부터 13절까지 기록된 주기도문에도 '주시옵고'가 두 번이나 나온다. 마태복음 6장 11절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마태복음 6장 12절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개역개정판 성경전서, 2005년)"이다.

기독교 교인들은 기도할 때 문법에 일치하는 한글성경번역을 모범으로 따라야 한다. 만약, '주옵시고'가 맞다고 우기는 분이 있다면 '주옵시소서'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처럼 반드시 '주시옵고'라고 기도해야 한다.

필자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랬다 저랬다 하게 됨을 고백한다. 눈을 감고 기도할 때, 쉽게 기억하기 위하여, '시'를 먼저 붙여 말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허석구 목사 / 인도네시아 은퇴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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