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심적 선교 시대, 한국교회 변화 시급"

"다중심적 선교 시대, 한국교회 변화 시급"

13일 강원도 평창에서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개막
"프로젝트 선교 지양, 선교지 토착교회 존중하는 선교 해야"
"선교지 상황 불안으로 국내 다문화 선교 중요성 더 중요해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6월 14일(수) 08:04
【 평창=표현모 기자】 서구 중심이 아닌 전세계 모든 문화권이 각자 다양한 기독교 정체성을 가진 상황에서 힘에 의한 선교 시대가 끝나고 다중심적 선교의 시대를 맞아 세계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1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에 참석한 640여 명의 선교사 및 선교단체 관계자, 목회자, 교수 등은 강연과 토론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빠른 속도로 확장되어 온 한국선교를 되짚어 성찰하고 새로운 시대에 한국 선교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선교 패러다임 변화 직시해야



이날 주제강연에서 'NCOWE 주제와 방향의 이유/ 세계기독교와 한국선교'를 주제로 강의한 대회 프로그램위원장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 대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기독교가 남반구 대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세계 기독교 시대가 열려 세계선교의 상황과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늘날 선교 패러다임이 이동했다는 사실을 한국 선교가 인지하고 이에 적응하지 않으면 한국 선교는 한계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계화와 인구 이동으로 인해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그 결과 선교는 서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중심적이고, 쌍방향적 혹은 전 방향으로 진행되며, 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전개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한 선교사는 "서구 선교가 주도했던 지리적 개념과 힘에 의한 선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복음이 지리적, 민족적, 종교적 경계를 넘어가는 것 정도가 아니라 영역, 세대, 세계관, 신분, 계급, 빈부,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지 않으면 전달될 수 없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비전과 행동 전략보다는 핵심 가치의 변화에 따른 우리의 태도를 함께 숙고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태도 변화를 위한 경청과 자기 성찰이 한국 선교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민족 사회 맞아 지역·교파주의 극복해야"



이날 개회예배에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법인이사장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는 '찬송하리로다' 제하의 설교를 통해 "지구촌의 사건 사고는 우연으로 보이지만 구원을 이뤄내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속에 움직이고 있다"며 "교회가 위기이고 선교가 위기이지만 하나님은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이루실 것이고 방해받지 않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엄청나게 들어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다민족 사회가 불가피하다. 백의민족, 혈통주의를 말하던 한민족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물질주의, 이기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지적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지역주의, 교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모든 아들 딸이 모든 차별을 느끼지 않고 예배하는 그날"이라고 말했다.



#" 프로젝트 중심 선교는 지양해야"



이날 환영사를 전한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1900년의 기독교인들은 북반구에 82%, 남반구에 18%였지만 2020년 조사에서는 북반구 33%, 남반구 67%로 역전됐다"며 "서구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서구 국가에서 선교사가 많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무총장은 "서구선교 패러다임은 기독교 지역에서 비기독교 지역으로 흘러가며, 특별한 소수의 선교사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었다면 비서구권 중심의 선교 전략은 '돈(프로젝트 중심의) 선교'는 지양하고, 외부인 중심의 선교보다 내부인 중심 선교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라며 "NCOWE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며 한국선교가 이제 서구가 아닌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선교사와 동역하며 같이 갈 수 있도록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교사 평균연령 고령화 '부담'



이날 '한국선교의 이해와 과제'를 주제로 강의한 홍현철 원장(한국선교연구원)은 한국 선교사의 고령화 현상을 지적하며, 이로 인한 문제점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현재 한국 선교사의 평균연령은 53.1세로 60대 이상이 26.5%를 차지하고 있고 70세 이상의 선교사는 3.39%로 최근 그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고령화의 문제는 선교 경험과 지식의 축적, 신중함 등에 있어서는 유리한 점이 있으나 선교 전반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 문제와 이에 따른 은퇴 선교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대책조차 아직 갖추지 못한 단체가 많이 있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교회와 개별 선교단체의 차원에서 논의하기보다는 좀 더 연합적인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으며 파송교회들과 선교단체들 선교사 모두가 유기적으로 참여해 정책을 세워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홍 원장은 또한 "선교 현장의 불안정성과 국내에서 형성된 타문화권 선교의 기회로 인해 국내가 선교지로 변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은 단일한 문제로 끝나지 않고 다른 주제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교사와 단체와 파송교회 간의 연합적인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선교지에서 토착교회의 의제와 필요에 대한 관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원장은 "'우리'로부터 출발한 일방적 방향성과 선교 과업은 한국선교를 토착교회와의 상호적인 관계 또는 동반자적 관계로 이끌었다고 하기보다는 가부장적인 온정주의적 관계 형성에 좀더 많은 노력을 쏟게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한국 선교가 선교 현장과 토착교회들의 의제와 이슈, 그리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비전과 선교적 역량 목표가 출발점이 되는 한 우리의 선교적 영향력은 커질 수는 있으나 토착교회의 자신학화를 돕거나 상호적 동반자적 관계는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룩'과 '꿈'에 집중해야



한편, 첫날 저녁 메시지를 전한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바울이 옥에 갇히고 죽을 정도로 여러번 맞아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는 이유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자기에게 집중하는 사람은 에너지 낭비도 많고 잘 지친다. 잘 지치는 사람은 목표가 없거나 목표를 잘못 설정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위한 두 가지는 '거룩'과 '하나님께서 주시는 꿈'"이라며 "거룩을 추구하기로 결단했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해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시, 그곳에서'를 주제로 열린 제8차 NCOWE는 오는 16일까지 10가지 주제의 트랙별 세미나와 토론, 성경강해 및 선교사 간증 등이 진행되며, 대회 마지막 날에는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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