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깨어지다

믿음이 깨어지다

[ 가정예배 ] 2023년 8월 25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성환 목사
2023년 08월 25일(금) 00:10

김성환 목사

▶본문 : 욥기 3장 1~10절

▶찬송 : 302장



욥기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완벽한 신앙인으로 등장하는 욥이 고난을 당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의인이 고난과 고난의 때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신지 묻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은 간단하게 대답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욥기는 42장이나 되는 긴 이야기가 된다.

앞선 2장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건강까지 잃었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믿음을 붙들고 있었던 욥이 3장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앞이 산문이었던 것과 달리 3장부터는 시로 쓰여 있는데, 욥기의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시로 쓰인 부분에 있다. 욥을 위로하기 위한 친구들이 왔지만, 눈에 보이는 욥의 처참한 모습에 울며, 차마 입을 열지 못한 채 일주일을 보낸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욥이 입을 열었고, 그의 입을 통하여 나온 말은 친구들과의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반복되는 이야기를 계속함으로 욥기의 내용은 길어진다. 욥이 친구들 앞에서 처음 한 말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비참한 현실 가운데 있는 자신을 볼 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 같은 것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와 같은 신음이 흘러나오는데, 3장 전체가 다 탄식이요, 후회이다. 욥이 끝까지 인내하지 못하고 저주와 탄식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실망감이 들 수도 있다. 아니면 욥도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3장의 모습이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사탄이 욥의 뼈와 살을 쳤다는 사실은 단순히 육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몸에 작은 가시 하나 박혀도 신경이 그곳에 집중되는데 하물며 뼈와 살을 쳐버렸으니, 욥이 무엇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의식이 있는 동안 밀어닥치는 아픔과 가려움에 그의 마음이 평온할 수 없는데, 믿음이 좋으니까 참고 이겨야 할까? 욥의 인생은 깨져버림으로 살 소망을 잃은 것이다. 앞을 바라볼 수 없으니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다. 가정법을 사용하며 무엇을 하였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하는데, 결국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말이 된다.

욥이 당하는 육체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은 하나님을 잃어버린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알고 있던 하나님이 아닌 것이다. 그동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난을 당해보니 하나님이 너무 낯설게 느껴진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깨져버린 것이다. 사탄이 말한 대로 욥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사라지니까 감히 하나님은 원망하지 못하지만, 차라리 죽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오늘 나는 어떤가? 내가 하나님을 규정하고 한계를 지어놓고 있지는 않는가? 욥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와 고정된 사고에 머물러 있으려는 욥 사이의 간극이 고난이 되었다. 이 고난을 통하여 욥은 광대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훗날 고백하는 대로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뵙게 된다. 오늘 고난 가운데 있다면 나를 향한 주님의 기대를 생각하기 바란다.



오늘의 기도

내가 만들어 놓은 좁은 틀 속에 하나님을 규정하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성환 목사/화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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