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가 필요한 시대

온유가 필요한 시대

[ 가정예배 ] 2023년 9월 21일 드리는 가정예배

송영민 목사
2023년 09월 21일(목) 00:10

송영민 목사

▶본문 : 마태복음 5장 5절

▶찬송 : 465장



올여름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그것도 모자라서 연일 '묻지마 범죄'가 언론에 대서특필 되며 안전한 한국 사회가 구멍이 난 것처럼 불안하다. 그렇다 보니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밤낮없이 조심하자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도 그럴 것이 범죄자들의 행태가 도저히 정상적인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기 때문이다. 마치 귀신 들려 쇠사슬에 묶인 무덤가의 청년처럼 그 모습이 처참하다. 분을 참지 못하는 '마귀적 시대'가 되고 말았다.

온유의 반대말이 무엇일까? 아마도 분을 품는 분노가 아닐까 싶다. 사실 성내고 화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약함을 감추려는 비겁함에 기인할지도 모른다. 이번 여름 잇단 '묻지마 칼부림'의 원인도 대부분은 자신이 피해자요 약자라는 피해의식을 가진 자들의 소행이었다. 한 청년이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치다 지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나 좀 잡아가라는 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섬뜩하다 못해 슬프고 또 절망적이었다.

사실 성내는 사람은 약한 자다. 진짜 강한 사람은 온유한 사람이다.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대표적인 모습이 바로 온유인 것이다. 오랜 교회 생활을 통해 경험한 바로는 한국교회사는 온유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디나 성내는 사람이 많았다. 어디나 크게 떠드는 사람이 많았다. 긴장하게 하고 폭력적이고 불안하게 하는 자들이 많았다. 주일에 미소로 가득한 교회는 사실 많지 않았다.

온유는 평화와 직결된다. 온유한 사람, 미소를 품은 사람이 많은 곳에는 자연히 평화가 넘친다. 교회만 가면 긴장하게 되고, 예민해지고, 심지어 불안하다면 이건 분명히 심각한 것이다. 가끔 성도들에게 주일에 교회에 와서 특별한 일이 아니면 말을 줄여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 온유한 자의 말은 공동체를 행복하게 하지만 성내고 화내는 일이 습관이 된 사람, 물론 자신은 할 말을 한다 하겠지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늘 시끄럽게 하기 때문이었다. 피곤하고, 지친 영혼들이 주일에라도, 교회에서라도 상처받지 않고 조용히 말씀에만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히 교회에서 온유하고 평화로운 자를 찾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으면 한다. 당회가 시끄러우면 성도들이 불안해한다. 목사와 교사가 시끄러우면 성도들이 교회가 오고 싶지 않다. 교회의 항존직 직분을 가진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면 교회의 품위가 떨어진다.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하고 배웅하는 문화는 그래서 교회에 가장 필요한 온유 훈련, 경건 훈련이다.

모세가 땅 위에서 가장 온유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지도자가 온유했듯이 교회의 지도자도 모름지기 온유해야 한다. 정결한 맘으로 사명을 감당하며 온유한 모습으로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는 집사, 권사, 장로, 목사가 돼야겠다. 우리의 이 온유 훈련이 마귀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을 다시 살리는 주님의 도구가 될 것이다.



오늘의 기도

주님! 외로운 자들이 원망, 불평, 한숨, 탄식으로 살지 않게 하시고 위로자 되시는 성령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영민 목사/세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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