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주인

교회의 주인

[ 가정예배 ] 2023년 9월 30일 드리는 가정예배

송영민 목사
2023년 09월 30일(토) 00:10

송영민 목사

▶본문 : 마태복음 16장 18절

▶찬송 : 210장



필자의 딸이 대학 다닐 때 일이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아버지가 목사라고 얘기했더니 "야, 너 부자였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딸이 어이가 없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교회의 주인이 목사 아니냐, 그러니 부족한 게 없지 않으냐?"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교회를 바라보는 눈이 삐딱한 것도 이처럼 교회의 주인이 목사라는 생각에서 온 것이다. 언론매체에 나오는 몇몇 부유한 목사들의 모습, 교회 재정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물의를 일으키는 목사들의 모습이 결국 한국교회 목사들의 이미지가 돼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심지어 일부 교인들조차 설교하고, 심방하고, 늘 교회에 있는 목사가 교회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다.

반면 또 다른 어떤 이들은 교인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해서 목사를 청빙 하는 것도 교인이요, 사례비나 목회자의 생활을 책임지는 것도 교인이니 교인이 주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목사는 떠나도, 장로는 교회를 지키고 있으니 교회의 주인이 장로라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교인이, 또는 장로가 교회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교회의 주인은 목사도, 장로도, 교인도 아니다. 이 말은 교회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믿으며 교회를 다니는 것일 것이다. 잘 알다시피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아니 교회 자체가 예수님이다. 주님이 세우시고, 주님이 다스리시고, 주님이 말씀하시고 주님이 경영하시는 것이 교회이다. 사람은 그저 쓰임 받는 종에 지나지 않다.

성령의 감동을 받은 자들이 교회를 세우고, 눈물과 기도로 봉사하며 교회의 역사를 이루어왔지만, 그래 봐야 그들은 하나님의 종일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공로패, 감사패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화가 섬기는 종이 주인인 줄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주님이 부르실 때까지 어떤 상도 받지 말고 오히려 더 많이 섬기는 직책을 받아야 한다. 제일 먼저 오고, 제일 늦게 떠날 줄 아는 종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한 은퇴장로님은 일 년 내내 새벽기도와 모든 공적예배를 빠짐없이 드렸다. 성전을 지을 때는 십의 이조로 봉헌에 앞장서기도 했다. 은퇴할 때 남아 있던 교회의 빚을 개인 사비로 다 갚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창으로 내려갔다. 장로님은 젊은 날 상경해 달동네에 연탄을 배달하면서 가정을 돌봤다. 장로님은 헌금하려고 일하는 분이셨다고 할 정도였기에 장로님의 이런 헌신을 볼 때마다 교인들은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교회에서 주인처럼 행세할 수도 있었지만 장로님은 평생 종으로 교회를 섬기시는 모습만 보여준 존경과 사랑을 받아 마땅한 분이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종이다. 끝까지 겸손한 종으로 살아 주인 되신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사는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기도

동역자로 세우신 목사와 장로가 사랑으로 교제하게 하시고,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하는 신령한 동역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송영민 목사/세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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